200만 전남도민 30년 숙원 해결 청신호 켜졌다

[이달의 이슈] ‘전남권 의과대학 설립 확정’ 의미와 과제
전남도, 의대 없어 의료 여건 열악…17개 지자체 중 유일
동부권·서부권 유치 경쟁 ‘과열’…정원 100명 확보 관건
도민건강 높이는 획기적 전환점 기대 공조 목소리 잇따라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0년 08월 30일(일) 18:04
(2020년 9월호 제88호=박정렬 기자)200만 전남도민의 오랜 숙원인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설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회에 의거, 공공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정원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방안’을 통해 전남도의 의대 신설을 사실상 확정했다.
당정은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을 적극 검토·추진할 계획이다"며 "지자체 및 해당 대학의 의지와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의대 정원 증원과는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라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도에 의대 설립의 길이 열린 셈이다.
전남도는 정부의 결정을 계기로 100명 정원 규모의 의과대학을 성공적으로 설립해 도민의 건강권과 행복권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현재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이 의대 유치에 경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의대 정원 규모가 어느 정도 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연말까지 의과대학 정원을 확정할 계획이다. 의대 설립 비용 1000억원은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반면 병원설립은 30% 국비, 70%는 지방비로 부담한다.
이어 교육부는 대학들로부터 의대 설립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통해 최종 의대 설립 대학을 결정하게 된다.
당정은 발표한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 추진 방안에서 현재 한해 3058명인 의대 학부 입학 정원을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한시적으로 매년 400명씩 4000명을 증원한다.
신입 증원된 이 중 3000명은 지역 의사로 선발해 면허 취득후 10년간 지방에서 중증 필수 의료 분야에 의무 종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액 장학금을 받지만, 의무를 따르지 않으면 장학금을 환수하고 면허도 취소한다. 나머지 1000명은 역학조사관, 중증 외상 등 특수 전문 분야 인력으로 양성하기로 했다.

의대 설립 필요성
코로나19 등 감염병과 응급·중증질환 등 필수 의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역 공공의료 기반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남의 경우 감염병의 컨트롤타워인 상급병원이 부재해 환자 발생 시 광주 상급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등 지역 공공의로 강화는 시대적 사명이라 할 수 있다.
또 지난 2007년부터 동결된 의대 정원으로 인한 의료인력 부족과 국민 의료비 부담 가중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국가의료인력의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대도시로 의료자원이 집중돼 도시와 농어촌 간 의료수준 격차 확대로 지역 의사 확충이 절실하다. 전남은 도서·산간지역 등 의료 취약지가 전국에서 최다이며, 이에 따른 의료인력과 의료 인프라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최고의 노인·장애인 비율, 만성질환자 등 의료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상급병원이 없어 타시·도 의존도가 높아, 매년 타시·도 상급병원 이용을 위해 78만여명(1조3000억원)이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생물·의약산업 인프라와 우수한 치유·관광자원 활용을 위해 의과학자가 필요하다. 화순백신산업특구, 국가면역치료플랫폼 등 첨단 의료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치유자원과 해양·레저 관광자원이 풍부한 웰니스 의료관광의 메카로 육성하고자 하는 전남도의 정책 추진 방향에 맞추기 위해서는 의대 설립이 전제돼야 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7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방침에 따른 전남지역 의대 신설 추진 의사를 밝혔다

30년 숙원 푼 전남도민 "대환영"
전남도는 지난 1990년 정부에 처음 의과대학 신설을 건의한 지 30년만에 숙원을 풀게 됐다. 민선 7기 들어서는 올해 핵심사업 중 하나로 의대 유치를 설정,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사회와 공조를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주효했다.
1990년 당시 목포상공회의소가 정부에 목포대 의과대 신설을 건의했고, 이후 순천대를 중심으로 전남 동부권 유치도 추진됐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대한의사협회 반대로 지난 2007년 이후 의사 정원이 동결된 것도 크게 작용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의대 정원 확대계획 정부 발표’에 따른 입장문에서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도에 의과대학 설립이 사실상 확정돼 200만 도민과 함께 크게 환영한다"며 "전남의 동부권과 서부권에 각각 대학병원과 강의 캠퍼스를 설치해 양 지역 의대 신설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정부에 이를 강력히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전남지역은 의료 취약지가 많고 의료 수요는 매우 높지만 의대가 없어 상급 의료서비스 이용에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도민들께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통해 도민건강을 높이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뿐만 아니라 새마을회 이통장연합회, 전남약사회지지성명, 외식업중앙회 전남지회, 전남농업인단체, 대한 노인회 전남연합회, 여성단체 등 지역사회 전체가 환영의 목소리를 내며 30년 숙원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김원이(목포) 의원은 "정부의 전남 의대 신설 확정으로 희망의 싹이 하나 텄다"며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이 싹이 목포대 의대라는 큰 나무로 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시민들 앞에서 약속드린 전남권 의과대학 유치 및 대학병원 설립에 한발 더 다가가게 돼 기쁘고 뿌듯하다"며 "다만 이번 발표에 의과대학을 전남도에 신설하는 것으로 정확히 명시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남도의회도 "전남 의대유치 확정에 적극 환영하고 전남교육과 전남 발전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의대진학을 위해 전남의 우수한 인재들이 타 지역으로 진학해 인재유출이 안타까웠지만, 이제라도 전남의 아이들이 전남에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서 다행이다"며 "지역의료격차 해소와 의료인프라 확충 등 많은 부분에서 전남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그동안 도내 의과대학이 없어 매년 타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치료받은 인원만 80만명으로 의료비 유도 1조3000억원에 달해 이용에 따른 어려움을 겪어와 의대 설립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전남권 의대 설립 과제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정원이 40명인 대학은 의전원을 포함해 10개 대학에 달하고 50명 미만 대학도 7개에 달해 전체 의대의 절반 가까이가 정원 50명 미만이다. 건국대, 가천대, 대구가톨릭대, 을지대, 울산대, 성균관대, 아주대, 차의과대, 단국대, 제주대 등이 모두 의대 정원이 40명이다.
이는 40명 이상 50명 미만의 정원으로도 의과대학 운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의대 정원이 100명 이상인 대학은 서울대(135명), 경희대(110명), 고려대(106명), 연세대(110명), 한양대(110명), 부산대(125명), 충남대(110명), 전남대(125명), 조선대(125명), 전북대(143명), 경북대(110명) 등 11곳 뿐이다.
현재 전남에서는 의대 설립을 놓고 동부권과 서부권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양 지역 모두 의대와 대학병원을 각각 설립하는 방안이 성사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남도는 보건복지부에 의대 정원 100명을 요구하고 있다. 100명 이상의 정원이 확보돼야 목포와 순천 두 곳에 의대 설치가 가능하지만 정원이 80명 미만이 될 경우 양 지역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의대 정원이 80명 이하로 낮아질 경우 지역 특성을 고려한 본원과 분원으로 동·서 균형을 맞춘다는 계획안도 제시되고 있지만, 동부권이나 서부권 어느 한쪽에 의대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돼 양 지역 간 치열한 유치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 뿐 아니라 지역 정치권은 지역 간 유치 경쟁에 앞서 도민의 건강권과 행복권을 지킬 수 있도록 의대 정원 100명 확보를 위해 공조를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근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파업에 나선 대한의사협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 국민의 건강권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과대학 설립 절차
의대 설립은 교육부 ‘대학설립운영규정(대통령령)’에 따라 이뤄진다.
복지부가 의대 총 정원 규모를 확정해 교육부에 통지하면 희망대학이 의대 정원 조정계획 및 의대 신설 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후 교육부는 대학(의대) 설립 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학별 정원조정 또는 의대 신설인가 과정을 거쳐 확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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