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유적은 늪과 못터, 토기가마터, 배수시설, 독무덤 등이 발견됨으로써 영산강 유역 초기 철기시대의 농경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문화재이다.

독무덤은 53기가 발견됐고, 그 안에서 토기와 철기류 유물이 출토됐다. 이 지역 독무덤은 영산강 유역 삼국시대 독무덤 계보가 선사시대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늪과 못터에서 토기, 목제, 석기 등의 유물이 나왔는데 특히 빗, 괭이, 나무 뚜껑과 같은 목제유물들은 당시 생활모습을 알려 준다. 이와 함께 불탄 쌀, 볍씨, 살구씨와 같이 농경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것들도 발견됐고, 터에서는 토기 제작기술의 발전된 모습을 확인시켰다.

움집터에서는 바닥 가운데에 타원형 화덕을 설치했다.

1992년 국도의 직선화공사로 인해 유적이 있는 구릉의 일부가 잘려 나가게 되자, 국립광주박물관이 독널무덤군의 동남부쪽 구릉과 곡간에 대해 시굴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저습지 유적의 일부를 확인하게 됐다.

이후 국립광주박물관이 1995∼1997년까지 3차례에 걸친 저습지 유적 조사를 통해 공방지로 추정되는 나무기둥열과 함께 수많은 목제유물, 볏짚과 왕겨 등의 도작관계자료, 당시의 환경을 알려주는 많은 자연유물을 발굴했다.

이렇게 신창동 유적에서는 당시의 생활문화를 해명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가 다량으로 출토됨으로써 당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농경문화의 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하지만 발굴된 유물들은 모두 국립광주박물관 등으로 옮겨져 국가지정 사적지 제375호인 신창동 유적 현장에서는 아무 것도 구경할 수가 없다.

노란 금계국으로 가득 찬 신창동 유적지에는 당시 이 곳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소개해 놓은 안내판만 달랑 하나 세워져 있을 뿐 유물은 물론이고 과거 발굴 당시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어 이곳이 사적지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광주시는 지난 2016년 이곳 8000여평의 부지에 상설 전시장, 세미나실, 수장고, 체험시설 등을 갖춘 800평 규모의 선사시대 유물전시관 건립사업 계획을 발표했으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후속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시관을 건립한다면 유적지 보존은 물론이고 선사문화 향유 기회제공과 관광객 유치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신창동 유적은 광주가 선사시대의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매우 의미 있는 문화재이다. 광주시는 철저한 사업 준비로 국비 확보 등을 차질 없이 추진, 반드시 신창동유적지를 역사 교육의 장과 관광 명소로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