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호 제81호=글·이산하 기자, 사진·최기남 기자)4차 산업혁명을 맞아 광의료, 광통신 등 광(光)을 이용한 산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조명 산업도 이 가운데 하나다. 과거 단순하고 일괄적인 모양을 띠었던 전구, 형광등의 모양과 색,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인테리어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LED(Light-Emitting Diode)의 개발로 보다 다양해진 색의 조명이 출시되며 조명 업계는 눈에 띄게 발전했다.
차별화된 우수 기술력으로 조명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지역 강소기업이 있다. 수도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일명 ‘전국구 기업’으로 입지를 다진 광주 첨단국가산단 내 남양조명공업㈜(대표 이옥범)이다.
남양조명공업은 광주의 대표 조명전문기업으로 이 대표를 필두로 35명의 직원이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영업 관리팀, 구매·자재팀, 생산 1~3팀, 부설연구소, 품질관리 팀, 경영관리팀, AS전담부서, 태양광 공사관리팀 등 8개 부서로 나뉘어 체계적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내에 설계, 가공, 조립, 검수 등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시장의 실내조명 트렌드에 맞춰 LED 설계, 아크릴가공, 인쇄, 프레임제작, 조립, 자동에이징 등의 종합적인 제조 기술을 모두 갖췄다.
이 중 부설연구소와 품질관리팀은 남양조명공업의 큰 자랑거리다.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곳으로, 품질 인증부터 제품 개발 등 신제품이 이곳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남양조명공업이 모든 기술력을 집약해 자체 개발한 ‘6 인치 다운라이트’는 업계에 우수 품질로 정평이 났다. 수명이 짧은 전해 콘덴서를 제거하고 드라이버 IC칩을 회로 에 구성해 경쟁 제품 대비 긴 수명과 고효율, 고휘도를 자랑해서다.
드라이버 IC칩을 이용한 설계를 통해 제품 크기를 최소화했고 제조와 포장, 물류 등의 요소에서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때문에 다수의 밝은 조명이 필요한 매장이나 욕실 등에 다용도로 활용되며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조명 업계에서 삼성으로 납품하는 곳은 남양조명공업을 포함해 5개 정도이며, 삼성의 OEM 제품을 생산하는 등 삼성 디지털프라자, 삼성 B2B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고급형 엣지조명’도 주력상품이다. 도광판의 정교한 설계로 광원의 손실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한 광 효율의 극대화로 넓은 공간을 보다 아늑한 공간으로 보이게끔 만든다. 정교한 설계와 배치로 소비자가 원하는 편안한 빛을 만들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한 ‘SMART LED LIGHTING’도 빼놓을 수 없다. IoT 기술을 도입한 만큼 소비자들이 손쉽게 조명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최근에는 적외선(IR) 리모컨,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가 가능한 LED 등기구와 LED 센서등기구를 개발해 탑재하기 위한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인증이 마무리 되면 밝기 조절과 On/Off 기능, 감성(무드등)기능, 예약설정, 취침 모드까지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특허와 디자인 특허 등 67건의 산업재산권에 대한 등록을 마쳤고, KS인증 7개, 고효율에너지기자재인 증 216개를 보유,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매출 103억원, 2017년 193억원, 지난해 215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연매출 22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남양조명공업이 지역 대표 조명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이 대표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1994년 ‘형제조명’이란 상호로 조명업에 뛰어든 그는 조명 유통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했다.
광주지역 주요 건설업체에 납품을 하던 그는 IMF 때 큰 위기를 맞았다. 거래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부도를 맞으면서 결국 형제조명도 부도에 내몰렸다. 하지만 기업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그는 우미 건설의 도움을 받아 재기에 성공, 2003년 운암동에 자리를 잡고 유통과 도소매 위주로 사업을 이어갔다.
이후 탄탄한 영업기반을 구축한 이 대표는 사업을 확장해 2009년 첨단국가산단에 공장을 구축, 유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조명 개발과 함께 국내 아파트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지역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남양조명공업이지만 이 대표에게는 깊은 고민이 있다. 아파트시장을 이끌고 있는 10대 기업으로의 납품이 녹록지 않아서다. 지역 기반의 대형 주택건설업체인 호반건설과 부영건설, 모아건설, 영무건설 등에 납품해 전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들 10대 기업의 납품실적이 없는 터라 진입장벽과 마주하고 있는 상태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건설시장은 1군 업체(1~100위)와 그 외로 분류되지만, 유독 조명 분야에서는 10대 건설사 납품기준이 연매출 200~300억원의 기본조건에 기존 납 품 실적까지 까다롭게 요구되고 있다.
사실상 신규 업체가 10대 기업에 납품할 수 없는 구조다. 여기에 인증비도 고민이다. 제품 하나가 아파트 공사 납품에 성공하면 매번 새롭게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지원기관에서 인증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 주고 있지만, 매번 인증을 새로이 받아야 하는 터라 중소기업의 인력과 자금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는 "KS 인증 등 비용 부담이 상당히 큰 편"이라며 "더구나 시간도 많이 걸려 품질 관련 직원이 현재 4명인데도 전부 인증일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 대표는 이러한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내년 10대 주택업체 납품에 재도전하는 등 국내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는 한편,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로 했다. 다양한 디자인 특허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제품들로 중국, 베트남 등 조명회사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자회사 ㈜케이알을 함평에 설립, 디자인과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대표 제품인 엣지조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직하등의 장점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국 단위나 지역에서 주관하는 조명박람회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우수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며, 코트라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연구인력과 디자인 전문가 보강으로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내조명 중심의 라인업에서 아웃도어 조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2020년부터는 조달과 관급영업 전담 영업부서를 신설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생산 부분에서는 첨단국가산단의 공장을 리모델링하며 생산 시스템을 대폭 확대했으며, 추가적인 생산설비 투자도 고려하는 등 인프라 구축도 진행한다. 아울러 이번에 수주한 태양광 전기공사건을 시작으로 조명 외 사업인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