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제85호=고선주 기자) 여름을 앞두고 여름이 걱정이다. 강렬한 찜통더위를 아는 까닭이다. 오죽하면 살인적 더위로 표현될까. 그래서 마음에는 차분함보다는 짜증이 일기 일쑤다. 마음에 짜증이 가득하다보니 더 무덥게 느껴진다. 여름은 사전적으로 한 해의 네 철 가운데 둘째 철. 봄과 가을 사이이며, 낮이 길고 더운 계절로, 달로는 6~8월, 절기(節氣)로는 입하부터 입추 전까지를 이른다. 오늘날 여름은 사전을 뜯어 고쳐써야 할 만큼 무덥다. 그야말로 여름이 두렵기까지 하다. 아이스크림을 입에 달고, 냉동실에 머리를 집어넣어도 좀체 식지 않을 더위, 생각만 해도 끔찍해진다. 이렇게 여름이 사나워진데는 인간의 욕심이 빚은 참상일 것이다. 자연을 함부로 대했으니 자연 역시 인간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 사전에 살인적 무더위였지만 최선을 다해 살았노라고, 마음을 먼저 다스려 봤노라고 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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