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은 청춘발산협동조합 대표

광주광역시 서구 양3동에 위치한 청춘발산마을에 들어온 지 올해로 8년째이다. 2015년도 처음 발산마을을 만났을 때는 낮은 담장을 마주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영 불편하고 어색했다. 아파트에서 살던 내가 골목에 적응하기까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골목 생활에 적응하고 보니 그동안 안보이던 마을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일이 바빠서 청춘빌리지 앞 길가를 몇 일 쓸지 않았는데도 길가가 깨끗하기고 했고 한여름 잡초를 뽑지 않았는데도 화단에 잔디와 꽃이 예쁘게 관리되고 있기도 했다. 알고보니 아침 일찍 우리가 출근하기 전 마을 어르신들이 우리집 앞 골목까지 함께 관리해 주시고 계셨다. 감사한 마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도와드리고 싶어졌고 어르신들이 마을에서 하시는 일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즈음 마을에 일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패기있게 골목이웃회를 자체적으로 시작하기로 하고 골목 이웃들에게 시간되면 참여해 달라고 알렸다.

광주 최초 병뚜껑 수거장 발산마을 ‘플라스틱 정류장’ 2g 병뚜껑이 만들어 낸 친환경 상생 활동 청춘발산마을은 2015년도부터 3년간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으로 마을에 입주한 청년들이 2018년도에 청춘발산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스스로 이웃과 상생하며 마을을 발전시켜 왔다. 그로 인해 발산마을은 2018년도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도시재생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광주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의 이면은 단기적인 성과로 끝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청춘발산마을은 마을 내 청년이웃들이 만든 청춘발산협동조합을 통해 꾸준한 성공사례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골목이웃회, 행복보행도움박스 등 광주 이웃공동체 문화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청춘발산협동조합은 이웃과 청년들이 마을에서 상생하기 위해 ‘여성가족친화마을만들기사업’, ‘마을교육공동체사업’, ‘이웃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무궁무진한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사례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 중 마을 내 쓰레기 고민으로 시작된 ‘플라스틱 정류장’은 광주 최초 병뚜껑 수거장을 만들며 이젠 마을을 넘어 광주광역시의 친환경 사회공헌을 목표로 한다. ‘플라스틱 정류장’은 2016년부터 발산마을 내 ‘샘몰경로당’ 어르신들이 아침마다 마을을 청소하며 고철과 공병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행복장학금을 기부하던 어르신들의 지혜를 닮았다. HDPE소재로 만들어진 병뚜껑은 강도가 우수하고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이다.

그러나 크기가 작은 병뚜껑은 기계로 선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분리수거 방침으로 일반쓰레기와 함께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청춘발산협동조합의 ‘플라스틱 정류장’은 이런 병뚜껑을 수거, 분쇄, 사출, 판매까지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자발적으로 해왔던 마을 분리수거 활동을 전 주민으로 확대하는 활동을 넘어 광주광역시의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추후에는 마을 이웃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노인일자리 창출까지 전망하고 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