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의 목적, 대중을 위해 존재한다”에 큰 감명 [문득여행]타이완의 경주 타이난과 치메이뮤지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5년 04월 02일(수) 1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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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지형이 고구마 같다. 중국 대륙을 향해 고구마가 놓여있는 듯하다. 내륙을 향해 놓여 있는 형국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북동과 남서로 길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북동의 끝자락에 타이베이가 있다면, 남서의 끝자락에 가오슝이 있다. 타이베이를 대만의 수도 서울로, 가오슝을 우리의 부산으로 비유해 부른다. 타이난은 어떻게 불릴까. 타이난은 우리의 경주와 유사하다. 그래서 타이난을 고도라 부른다. 타이베이로 천도하기 전까지 220년 동안 대만의 수도였던 곳이 타이난이다. 타이난을 방문했을 때가 지난 2월 15일이었다. 부산 김해공항에서 가오슝 공항으로 먼저 이동했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무안공항을 이용하지만 제주항공 사고 여파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인천공항 아니면 김해공항으로 이동해야 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인천공항으로 가려면 대만과 반대방향으로 400여㎞를 갔다가 400여㎞를 이동해야 해서 결국 800㎞를 쓸데없이 하늘길 위에 버려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고 같은 위도상에 있는 김해공항을 선택한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같은 것 같지만 김해공항은 아래쪽으로 기수를 잡으면 비행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데다 피로도 역시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었다.
2월이면 대만은 겨울에 해당하는 시기여서 아주 무더운 여름철과 대비된다. 그런데 대만의 겨울이라 해봐야 14∼20도 정도로 선선한 날씨라고 보면 된다. 대만인은 패딩을 입고 난리가 난 날씨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선선한 봄과 가을에 해당해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남방계 폭염 및 무더위와 비성수기 경비 절감을 꾀하는 실용적 여행객이라면 대만의 겨울철에 방문할 것을 강추한다. 한국인들이 가오슝을 둘러보고 타이난을 방문하면 교통이 불편하다는 감을 얼마 되지 않아 느끼게 된다. 타이난은 대만의 옛 수도로 도시개발 같은 것이 제약이 따르는 모양이었다. 일단 기차는 오가지만 지하철이 부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타이난에 산재한 문화유적이나 근대산업유산 등을 보존한다는 명목 아래 지하철 개발을 하지 않았기에 이동을 위해서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택시와 버스를 위한 기간망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초보 방문객들에게 지하철처럼 편한 것은 없다. 지하철은 티켓이 저렴하고 길이 막혀 당황을 할 필요가 없다. 방문했던 날 역시 타이난 역에서 내렸지만 그 인근을 헤매었다. 별 정보 없이 지하철이 있는 것으로 알고 그 인근 지하철역을 찾았던 것이다. 헤매다 돌아온 곳이 처음 출발했던 역사였다. 1박을 하고 치메이뮤지엄(ChiMei Museum)을 둘러보고 가오슝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었다. 치메이뮤지엄은 광주에서 출발할 때부터 타이난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타이난이 대만의 고도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제쳐 두고 방문하고 싶은 곳이 치메이뮤지엄이어서 이곳을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을까 하다가 빚어진 일이었다. 대만은 아직 신용카드보다 현금이 대세여서 사전 정보에 따라 충분하게 현금을 환전해온 게 치메이뮤지엄으로 이동하며 우버 택시 비용을 지불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대만 여행에서는 반드시 어떤 가게나 식당, 카페를 방문했을 시 반드시 카드 또는 현금 중 어느 것으로 결제하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아무튼 대만은 현금이 대세라는 점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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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치메이뮤지엄을 방문하고자 했던 데는 대만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이해하고픈 마음이 커서다. 치메이뮤지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슈테델미술관(Stadel Museum)과 유사하다. 슈테델미술관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최대 규모 미술관이자, 도시의 클래스에 걸맞은 방대한 콜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유명 미술관이다. 슈테델은 19세기 초 프랑크푸르트의 금융 사업가였다. 그가 소유한 회화를 토대로 재단을 설립해 미술관을 열었고, 3000점 이상의 회화를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순 프랑크푸르트에 머물 당시 슈테델미술관을 둘러봤었다. 방문했을 당시 입이 떡 하니 벌어졌던 기억이 이곳 치메이뮤지엄에서 오버랩됐다. 이곳 치메이뮤지엄 역시 한 사업가가 대성공을 일군 뒤 문화예술에 관심이 높아 건립했다고 하나 완전 닮은 꼴 뮤지엄이라고 할 수 있다. 치메이뮤지엄에서 치메이는 그룹 명칭이다. 치메이그룹을 일군 이는 그룹창립자인 쉬원룽이다. 쉬원룽은 유년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80년에 걸쳐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쉬원룽은 어렸을 때부터 타이난 주립교육박물관을 자주 찾았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 감명을 받은 그는 장래에 대중들이 집처럼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박물관을 건립할 꿈을 품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 플라스틱 재료 사업이 잘 풀리자 각종 작품들 수집에 나섰다. 이후 재단을 설립하고 치메이실업의 지원을 받아 1992년 치메이 실업 런더 공장 부지 안에 치메이 박물관을 창립하게 된다. 그 후 20년간 무료로 개방했다. 치메이의 소장품을 온전하게 전시하기 위해 10여년의 노력 끝에 지금의 장소를 찾아냈다. 그리고 나서 서양 건축 양식을 차용해 현재의 박물관을 건립할 수 있었다.
슈테델미술관이 전시장 내부에 진심이었다면 치메이뮤지엄은 전시장 내외부 모두 하나도 소홀함 없도록 진심으로 가꿔놓았다는 점이다. 전시장 입구부터 방문객들의 눈길을 확 붙잡는 조경시설과 각종 조형물 등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꽃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고, 호수를 곁들여 다리를 놓고 데크길까지 구축해 최적의 산책코스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타이난 외곽에 자리했음에도 타이난뿐만 아니라 대만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다. 특히 전시의 질이 전혀 떨어지지 않아 놀랄 수 밖에 없다. 로댕전시관은 로댕이라는 예술가 이름 그 자체로 미술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이곳 전시관은 13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로댕과 그 스승, 동료 및 조수들의 작품을 모아 로댕의 예술 자체를 집적시켜 놓았다.
전시공간은 동물관과 병기관, 악기관, 예술관, 앞서 언급한 로댕전시관, 악기관, 조각 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이곳 각 전시실에 치메이 전체 소장품 1만2000여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4000여점이 전시돼 관람객들에 선보이고 있다. 동물관에는 전 세계 5대주의 동물표본과 화석 소장품이, 병기관에는 세계 각지의 고대 병기가, 악기관에는 전세계 바이올린 제작 장인들의 전통과 지역을 기준으로 엄선된 최고의 작품들이, 예술관에는 13세기부터 20세기의 그림들이, 악기관에는 세계민속악기와 관현악단 체험, 기계음악가 등 전시 구역이 분리돼 진화한 악기들을, 조각 전시홀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서부터 2세기에 이르는 조각 작품들이 각각 전시 중에 있다. 전시 공간의 디테일한 구성과 그 가치 및 규모에 둘러 보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창립자인 쉬원룽은 "내 박물관의 유일한 목적은 대중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좋은 문물은 혼자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소장품은 개인적인 취향만을 반영해서는 안되며 대중의 취향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그의 뮤지엄에 대한 지향점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한 도시에 치메이뮤지엄 한 곳이 있다는 것은 그 도시에 복일 수 밖에 없다. 치메이뮤지엄은 타이난이 옛 수도였으니까 망정이지, 만약 공업도시에 자리했다면 그 도시의 최고 명물이자 랜드마크가 됐을 것은 자명하다. 광주에는 치메이뮤지엄 같은 곳이 없을까 아쉬운 생각이 방문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치메이뮤지엄은 더더욱 타이난의 현대를 전통으로 더욱 고급지고 우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찾아보고 싶은 곳이다.

2026.10.10 (토) 19: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