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이 잠든 섬 빛으로 길을 비추다 [전남의 보물섬] <5> 여수 연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6년 01월 02일(금) 1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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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개가 나는 섬, 연도의 이름 유래
여수 금오열도의 최남단, 바다 끝자락에 떠 있는 섬. 중앙의 시루봉이 마치 솔개가 날개를 활짝 편 듯하다 해 ‘소리섬’ 혹은 ‘소리도’라 불렸다. 이후 한자로 ‘솔개 연(鳶)’ 자를 써서 연도(鳶島)라 표기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정겹게 ‘소리섬’이라 부른다.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국동항)에서 출발한 정기여객선이 하루 두 차례 운항하며, 약 1시간 40분~2시간이면 도착한다. 이 항로는 여수~금오도~안도~연도로 이어지는 금오열도의 주요 생활선이자 관광길이다. 섬의 면적은 6.93㎢, 해안선은 약 35.6㎞에 달하며, 400여명의 주민이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다.
섬 중앙의 필봉산 증봉(231m)을 중심으로 완만한 구릉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주민들은 이 땅에서 쌀과 콩, 고구마를 재배하고, 바다에서는 계절마다 다른 어종을 잡는다. 봄에는 도다리, 여름에는 문어, 가을에는 삼치와 갈치, 겨울에는 도미와 광어가 주어지는 풍요로운 어장이다. 특히 돌김과 돌미역, 천초 등 해조류는 품질이 뛰어나 연도의 대표 특산물로 손꼽힌다.
기암괴석과 동굴이 만든 천혜의 절경
연도의 해안은 대부분 단단한 암석으로 이뤄져 있으며, 특히 남쪽 해안에는 깎아지른 듯한 해식애가 장관을 이룬다. 북동쪽의 역포만을 비롯해 중앙부와 남쪽에는 크고 작은 만이 형성돼 있고, 모경말·배미말·대룡단 등으로 불리는 해식애의 돌출부가 곳곳에 이어진다. 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바람과 파도가 수백 년 동안 빚어낸 동굴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솔팽이굴을 비롯해 해상굴, 만장굴, 이심난굴, 용문굴, 십자굴, 정월래굴, 쌍굴 등 이름조차 신비로운 동굴들은 탐험객과 사진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섬 주변에는 작도(까치섬), 알마도(안마도), 삿갓여, 검등여, 소룡여. 대룡여, 거북여, 고래여 등 크고 작은 무인도들이 흩어져 있다. 이들은 파도와 햇살을 받아 저마다의 형태로 빛나며, 연도의 풍경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연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다. 오염원이 거의 없는 청정한 바다에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감성돔·볼락·도다리 등이 사시사철 낚이는 여수권 대표 바다낚시 명소로 꼽힌다. 낚시꾼들은 “연도 바다는 늘 살아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연도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바다낚시의 성지이자, 천혜의 절경이 살아 숨 쉬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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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보물이 전해지는 섬, 연도의 전설
연도에는 오래전부터 신비로운 ‘보물 이야기’가 세 가지 전해 내려온다.
첫 번째는 소리도 등대 부근 솔팽이굴의 황금 전설이다.
1627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상선이 일본에서 황금을 싣고 인도네시아 식민지로 가던 중 해적선에 쫓기자 솔팽이굴에 급하게 황금을 숨겨 놓고 본국으로 돌아가 황금의 위치를 성경책에 지도로 그려뒀다고 전한다. 350년의 세월이 흐른 1972년 네덜란드계 미군이 한국 근무를 하게 됐다. 어느 날 그 미군이 카투사였던 연도 출신 손연수씨에게 지도를 꺼내놓고 황금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 손씨는 그 섬이 자신의 고향인 연도라 생각하고 제대 후 동굴을 탐사했으나 끝내 황금은 찾지 못했다.
두 번째는 호족 박영규의 보물 설화다. 고려 건국의 공신으로 알려진 박영규가 당시 해상무역을 장악하고 소리도에 근거지를 뒀는데, 그가 막대한 금을 숨겨뒀다는 전설이 지금도 전해진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금광 전설이다. 해방 직전, 일본인이 인근 금광에서 캐낸 금을 본국으로 실어가려다 해방을 맞으며 돌아가지 못하고, 연도 어딘가의 동굴 속에 숨겼다는 것이다.
이렇듯 연도에는 세 가지의 보물 전설이 전해지고, 그 외에도 바다와 마을, 사람들의 삶이 녹아든 수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주민들은 이를 ‘연도 열두 가지 이야기’로 엮어 전하며,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설화집처럼 살아 숨 쉰다.
바다와 바람, 그리고 세월이 깃든 이야기들이 지금도 연도의 해안 곳곳을 감싸며, 섬을 찾는 이들에게 신비와 낭만을 동시에 선사한다.
바다를 지킨 불빛, 소리도 등대의 100년
1910년 10월 4일 남해의 밤바다에 처음 불을 밝힌 소리도 등대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쉼 없이 바다를 지켜왔다. 먼바다에서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선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불빛이자, 여수와 광양항으로 드나드는 선박뿐 아니라 서해안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항로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등탑은 육각형 콘트리트 구조물로 등대 내부는 나선형의 철재 계단이 설치돼 있는데, 지금까지도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등답 높이는 9.2m에 불과하지만, 평균 해수면으로부터 82m의 고지대에 자리해 있어 약 40㎞ 밖에서도 불빛이 보인다. 이 작은 등대가 남해의 수많은 선박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폭풍과 안개 속에서도 안전한 귀항을 도와왔다.
한 세기를 넘긴 지금도 소리도 등대는 남해의 바다를 묵묵히 비추며, 연도 주민들에게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첫 불빛’으로, 항해자들에게는 ‘남해의 수호등’으로 기억되고 있다.

2026.10.10 (토) 2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