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감성·추억의 손맛·푸짐한 인심 맛보세요 [새로 뜨는 구도심 명소] 전남대 후문·조선대 인근 등 대학로 김주연 기자 |
| 2016년 12월 06일(화) 1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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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이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오랜 상권인 광주시 동구 충장로, 금남로, 구시청 일대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가 점령했고 상무지구와 첨단지구 등으로 상권이 분산되면서 전남대 후문, 조선대 인근 등 대학로를 찾는 발길도 한산해졌다.
하지만 최근 구도심 상권이 반격을 예고하고 나섰다. 독특한 콘셉트로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거나 업체끼리 힘을 모으는 등 저마다의 노하우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분주한 이들을 만났다.
전남대 후문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충장로 못지않게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활기를 잃었다. 준주거지역이라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놀이 문화인 ‘클럽’ 등을 만들 수도 없었다.
조선대 인근 상권은 충장로 일대로 손님을 뺏기고 최근에는 인근 무등산 지산동 카페거리, 동명동 등이 유명세를 타며 한산해졌다.
하지만 상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남대 후문은 전남대후문대학로상가번영회(회장 문행우)를 세우고 일대 거리를 ‘차없는 거리’로 지정해 도로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등 끊임없이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온 데 이어 주택개조 카페나 방탈출 카페 등이 생기면서 최근에는 전대 후문을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다.
조선대 인근에도 조선대학 재학·졸업생이나 인근 원룸촌 거주민 등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곳들이 있다. 최근 상인회를 조성하기 위한 논의도 한창이다.
흔한 치킨점은 가라, 분위기까지 챙긴 ‘파리에 다녀온 치킨’
‘파리에 다녀온 치킨(대표 김대완·28)’은 전대 후문에서 ‘감성치킨집’으로 손꼽힌다. 2층 주택을 흰색 톤으로 말끔히 재단장하고 흰색, 파랑, 빨강 등 원색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 마치 카페 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프랑스 국기를 닮은 패키지 디자인도 감성을 자극한다.
오리지널 치킨인 ‘앙뜨’ 시리즈와 스페셜 치킨 ‘에펠닭’ 시리즈 등 메뉴명이 프랑스를 연상케 한다. 가장 맛있는 조합은 스노우 에펠닭에 로제 소스 등을 추가하거나 양념에 크림을 더한 것.
전남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대완 대표는 지난 1월 ‘색다른 치킨집을 해보자’는 모토로 북구 월곡시장 뒤편에 ‘파리에 다녀온 치킨’ 본점을 열어 하루에 닭 200마리 이상을 팔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이후 연이어 프랜차이즈 제안이 들어오자 5월 본격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광주·전남 지역에 8개점이 문을 열었으며 푸드트럭 형태의 신창동 지점, 신안 비금도점 등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연내 20곳이 목표다.
김 대표는 "‘찾아가고 싶은 맛집’을 만들고 싶다"며 "신메뉴도 지속 개발, 곧 토마토 커리를 활용한 치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한복판서 스페인 전통 음식을 먹다, ‘서커스’
전남대 후문 서커스(대표 정원호·37·여)는 지난해 12월 오픈한 스페인 전통 음식점이다. 스페인 여행 당시 음식에 꽂힌 정원호 대표 부부가 직접 현지에서 음식 컨설팅을 받아 문을 열었다. 거대한 삐에로 모습을 벽에 그려 넣는 등 인테리어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테이블 수는 30여개로, 사람이 많을 때면 회전율이 최소 15번 이상이다.
감자 베이컨 판초, 스페니쉬 토마토 오믈렛, 감바스 알 아히요, 스페니쉬 해물 빠에야 등 스페인 음식뿐 아니라 피자, 샐러드, 파스타, 그릴 등을 선보인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해물 빠에야와 감바스 알 아히요. 특히 새우와 마늘을 올리브유에 구운 감바스 알 아히요는 빵을 찍어 먹으면 제맛이라는 평가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마마프루타’ 칵테일도 인기다. 스페인의 착즙주스 ‘마마프루타’를 유통, 직수입해 이를 활용했다. 바이젠, 페일에일, 골든에일, 브라운에일, 골든라거 등 수제맥주 5종도 판매한다.
정 대표는 "홍대, 이태원 등에서 유행하는 라운지 펍 형태로 매장을 꾸렸다"며 "오는 12월 신메뉴와 함께 매장을 대폭 새단장해 젊은이들이 마음껏 청춘을 즐기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대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다, ‘전대별식’
‘전대별식’은 식당 겸 이자카야로, 지난해 문을 열어 최근 전대에서 ‘일식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평일에도 식사 시간엔 20~30분 웨이팅이 기본일 정도다. 가츠동이나 연어구이 덮밥, 초밥, 연어 등을 판매한다. 인기 메뉴는 연어사시미(2만원)와 가츠동(7500원), 그리고 통연어덮밥, 연어불초밥 등이다.
전남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김 모씨(24)는 "군에 가기 전에는 전남대 상대 쪽으로 점심을 먹으러 자주 갔지만 군을 전역하고 난 다음에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의 후문을 주로 오게 된다"며 "학교 주변에 일식집이 많지 않은데, 전대별식은 저렴하고 맛도 좋아 후배들에게 밥을 사줄 때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 사는 정혜지씨(여·27)는 "연어는 일본식 주점이나 패밀리레스토랑 등에만 있어서 접하기 힘들었는데 전대별식은 저렴하게 연어를 먹을 수 있고 분위기도 카페 같아 주변 여자 친구들을 데리고 오기 딱 좋다"고 전했다.
백종원이 선택했다, 짬짜면 맛집 ‘백두산’
조선대 정문 인근에는 독특한 ‘짬짜면’을 파는 곳이 있다. 입소문을 타 조대생들의 ‘중식 배달 맛집’으로 꼽힌 데 이어 최근 맛집 소개 프로그램인 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백두산’이다.
보통 짬짜면은 한 그릇을 두 군데로 나눠 각각 짬뽕과 짜장면을 담아 제공한다. 다른 곳과 달리 백두산의 짬짜면은 한 그릇에 짬뽕과 짜장면이 함께 들어있고 떡사리도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짬뽕은 국물 없이 ‘짜장’ 같은 모습이다. 둘을 비벼 먹으면 매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또다시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조선대 공대를 졸업한 A씨(32)는 "대학 시절 선후배, 교수님들과 함께 자주 왔다"며 "보통 해장을 하려고 짬뽕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백두산 짬짜면에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 게 최고"라며 입맛을 다셨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영암빈대떡’
빗소리와 불판 위 기름 소리는 비슷하다. 비가 오면 유난히 빈대떡, 파전 등이 떠오르는 이유다. 달달한 막걸리에 빈대떡 한 장,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르다. 조선대 인근에 비 오는 날이면 청년층은 물론 중년 회사원들로 가득 차는 곳이 있다. 광장시장하면 떠오르는 순희네빈대떡처럼 광주의 빈대떡 맛집으로 꼽히는 ‘영암빈대떡’이다.
영암빈대떡은 2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광주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벽에 한가득 그려진 낙서가 이를 증명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해물파전(1만원)으로, 밀가루보다 부추와 해물의 양이 많다. 병어회, 병어조림, 홍어찜, 삼합 등 5개 메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만원 내외로, 대학가답게 안주가 무척 저렴하다.
금요일이나 주말 밤에 가게 되면 20여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내와 영암빈대떡을 찾은 직장인 김성호씨(39)는 "친구들과 자주 오기도 하고, 회사 회식을 이곳에서 주로 마무리한다"며 "거의 모든 메뉴를 다 먹어봤는데 푸짐한 양의 해물파전이 가장 맛있다"고 꼽았다.
아내 이미희씨(35·여)는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고 남편도 강력 추천해 와보게 됐다"며 "해물파전과 주전자에 담긴 막걸리가 옛날 대학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하나만 시켜도 둘이 배부른 ‘데얼이즈(there is)’
대학가 인근 밥집의 매력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이다. 조대 인근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데얼이즈(there is)’에 손님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조선대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도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해 들른다는 이곳은 산더미 같은 볶음밥과 ‘단짠’의 정석 잡채밥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매력 요소로 꼽히는 건 다방을 개조, 영화에서나 본듯한 인테리어다. 마치 1990년대로 시간 여행을 온 느낌이다.
조선대를 졸업했다는 김민지씨(북구 신안동·32)는 "단골이었는데 졸업 후 당시 동기와 오랜만에 학교 근처에 와 ‘설마’하며 와봤다"며 "양도, 맛도 예전 그대로라 옛날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조선대 1학년 송예지씨(19)는 "친구들 사이에서 학교 주변 밥집들 중 가장 양이 많은 곳으로 통한다"며 "보통 셋이 와 메뉴 두 개를 시키면 적당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학로 인근에는 저렴하면서 맛 좋고 특색있는 소문난 맛집들이 많다.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재학생은 물론 ‘옛 추억’을 곱씹고 청춘을 즐기려는 이들이 계속해서 대학로를 찾는 이유다.
전남대 후문에서 8년째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해온 A씨는 "10~20대 젊은이들은 조금 줄었지만 대신 30대 고객이 많아진 것 같다"며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아직 꽤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 B씨는 "우리 지역 두 대학로 모두 준거주지역에 포함돼 음악을 크게 틀거나 춤을 추는 등 청춘들이 마음껏 즐길 수 없다는 게 한계"라며 "규제 완화로 서울의 홍대, 건대 인근처럼 상권이 활성화돼 예전의 모습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구도심 상권이 반격을 예고하고 나섰다. 독특한 콘셉트로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거나 업체끼리 힘을 모으는 등 저마다의 노하우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분주한 이들을 만났다.
전남대 후문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충장로 못지않게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활기를 잃었다. 준주거지역이라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놀이 문화인 ‘클럽’ 등을 만들 수도 없었다.
조선대 인근 상권은 충장로 일대로 손님을 뺏기고 최근에는 인근 무등산 지산동 카페거리, 동명동 등이 유명세를 타며 한산해졌다.
하지만 상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남대 후문은 전남대후문대학로상가번영회(회장 문행우)를 세우고 일대 거리를 ‘차없는 거리’로 지정해 도로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등 끊임없이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온 데 이어 주택개조 카페나 방탈출 카페 등이 생기면서 최근에는 전대 후문을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다.
조선대 인근에도 조선대학 재학·졸업생이나 인근 원룸촌 거주민 등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곳들이 있다. 최근 상인회를 조성하기 위한 논의도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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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치킨점은 가라, 분위기까지 챙긴 ‘파리에 다녀온 치킨’
‘파리에 다녀온 치킨(대표 김대완·28)’은 전대 후문에서 ‘감성치킨집’으로 손꼽힌다. 2층 주택을 흰색 톤으로 말끔히 재단장하고 흰색, 파랑, 빨강 등 원색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 마치 카페 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프랑스 국기를 닮은 패키지 디자인도 감성을 자극한다.
오리지널 치킨인 ‘앙뜨’ 시리즈와 스페셜 치킨 ‘에펠닭’ 시리즈 등 메뉴명이 프랑스를 연상케 한다. 가장 맛있는 조합은 스노우 에펠닭에 로제 소스 등을 추가하거나 양념에 크림을 더한 것.
전남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대완 대표는 지난 1월 ‘색다른 치킨집을 해보자’는 모토로 북구 월곡시장 뒤편에 ‘파리에 다녀온 치킨’ 본점을 열어 하루에 닭 200마리 이상을 팔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이후 연이어 프랜차이즈 제안이 들어오자 5월 본격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광주·전남 지역에 8개점이 문을 열었으며 푸드트럭 형태의 신창동 지점, 신안 비금도점 등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연내 20곳이 목표다.
김 대표는 "‘찾아가고 싶은 맛집’을 만들고 싶다"며 "신메뉴도 지속 개발, 곧 토마토 커리를 활용한 치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한복판서 스페인 전통 음식을 먹다, ‘서커스’
전남대 후문 서커스(대표 정원호·37·여)는 지난해 12월 오픈한 스페인 전통 음식점이다. 스페인 여행 당시 음식에 꽂힌 정원호 대표 부부가 직접 현지에서 음식 컨설팅을 받아 문을 열었다. 거대한 삐에로 모습을 벽에 그려 넣는 등 인테리어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테이블 수는 30여개로, 사람이 많을 때면 회전율이 최소 15번 이상이다.
감자 베이컨 판초, 스페니쉬 토마토 오믈렛, 감바스 알 아히요, 스페니쉬 해물 빠에야 등 스페인 음식뿐 아니라 피자, 샐러드, 파스타, 그릴 등을 선보인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해물 빠에야와 감바스 알 아히요. 특히 새우와 마늘을 올리브유에 구운 감바스 알 아히요는 빵을 찍어 먹으면 제맛이라는 평가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마마프루타’ 칵테일도 인기다. 스페인의 착즙주스 ‘마마프루타’를 유통, 직수입해 이를 활용했다. 바이젠, 페일에일, 골든에일, 브라운에일, 골든라거 등 수제맥주 5종도 판매한다.
정 대표는 "홍대, 이태원 등에서 유행하는 라운지 펍 형태로 매장을 꾸렸다"며 "오는 12월 신메뉴와 함께 매장을 대폭 새단장해 젊은이들이 마음껏 청춘을 즐기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대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다, ‘전대별식’
‘전대별식’은 식당 겸 이자카야로, 지난해 문을 열어 최근 전대에서 ‘일식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평일에도 식사 시간엔 20~30분 웨이팅이 기본일 정도다. 가츠동이나 연어구이 덮밥, 초밥, 연어 등을 판매한다. 인기 메뉴는 연어사시미(2만원)와 가츠동(7500원), 그리고 통연어덮밥, 연어불초밥 등이다.
전남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김 모씨(24)는 "군에 가기 전에는 전남대 상대 쪽으로 점심을 먹으러 자주 갔지만 군을 전역하고 난 다음에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의 후문을 주로 오게 된다"며 "학교 주변에 일식집이 많지 않은데, 전대별식은 저렴하고 맛도 좋아 후배들에게 밥을 사줄 때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 사는 정혜지씨(여·27)는 "연어는 일본식 주점이나 패밀리레스토랑 등에만 있어서 접하기 힘들었는데 전대별식은 저렴하게 연어를 먹을 수 있고 분위기도 카페 같아 주변 여자 친구들을 데리고 오기 딱 좋다"고 전했다.
백종원이 선택했다, 짬짜면 맛집 ‘백두산’
조선대 정문 인근에는 독특한 ‘짬짜면’을 파는 곳이 있다. 입소문을 타 조대생들의 ‘중식 배달 맛집’으로 꼽힌 데 이어 최근 맛집 소개 프로그램인 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백두산’이다.
보통 짬짜면은 한 그릇을 두 군데로 나눠 각각 짬뽕과 짜장면을 담아 제공한다. 다른 곳과 달리 백두산의 짬짜면은 한 그릇에 짬뽕과 짜장면이 함께 들어있고 떡사리도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짬뽕은 국물 없이 ‘짜장’ 같은 모습이다. 둘을 비벼 먹으면 매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또다시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조선대 공대를 졸업한 A씨(32)는 "대학 시절 선후배, 교수님들과 함께 자주 왔다"며 "보통 해장을 하려고 짬뽕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백두산 짬짜면에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 게 최고"라며 입맛을 다셨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영암빈대떡’
빗소리와 불판 위 기름 소리는 비슷하다. 비가 오면 유난히 빈대떡, 파전 등이 떠오르는 이유다. 달달한 막걸리에 빈대떡 한 장,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르다. 조선대 인근에 비 오는 날이면 청년층은 물론 중년 회사원들로 가득 차는 곳이 있다. 광장시장하면 떠오르는 순희네빈대떡처럼 광주의 빈대떡 맛집으로 꼽히는 ‘영암빈대떡’이다.
영암빈대떡은 2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광주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벽에 한가득 그려진 낙서가 이를 증명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해물파전(1만원)으로, 밀가루보다 부추와 해물의 양이 많다. 병어회, 병어조림, 홍어찜, 삼합 등 5개 메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만원 내외로, 대학가답게 안주가 무척 저렴하다.
금요일이나 주말 밤에 가게 되면 20여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내와 영암빈대떡을 찾은 직장인 김성호씨(39)는 "친구들과 자주 오기도 하고, 회사 회식을 이곳에서 주로 마무리한다"며 "거의 모든 메뉴를 다 먹어봤는데 푸짐한 양의 해물파전이 가장 맛있다"고 꼽았다.
아내 이미희씨(35·여)는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고 남편도 강력 추천해 와보게 됐다"며 "해물파전과 주전자에 담긴 막걸리가 옛날 대학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하나만 시켜도 둘이 배부른 ‘데얼이즈(there is)’
대학가 인근 밥집의 매력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이다. 조대 인근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데얼이즈(there is)’에 손님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조선대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도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해 들른다는 이곳은 산더미 같은 볶음밥과 ‘단짠’의 정석 잡채밥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매력 요소로 꼽히는 건 다방을 개조, 영화에서나 본듯한 인테리어다. 마치 1990년대로 시간 여행을 온 느낌이다.
조선대를 졸업했다는 김민지씨(북구 신안동·32)는 "단골이었는데 졸업 후 당시 동기와 오랜만에 학교 근처에 와 ‘설마’하며 와봤다"며 "양도, 맛도 예전 그대로라 옛날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조선대 1학년 송예지씨(19)는 "친구들 사이에서 학교 주변 밥집들 중 가장 양이 많은 곳으로 통한다"며 "보통 셋이 와 메뉴 두 개를 시키면 적당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학로 인근에는 저렴하면서 맛 좋고 특색있는 소문난 맛집들이 많다.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재학생은 물론 ‘옛 추억’을 곱씹고 청춘을 즐기려는 이들이 계속해서 대학로를 찾는 이유다.
전남대 후문에서 8년째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해온 A씨는 "10~20대 젊은이들은 조금 줄었지만 대신 30대 고객이 많아진 것 같다"며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아직 꽤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 B씨는 "우리 지역 두 대학로 모두 준거주지역에 포함돼 음악을 크게 틀거나 춤을 추는 등 청춘들이 마음껏 즐길 수 없다는 게 한계"라며 "규제 완화로 서울의 홍대, 건대 인근처럼 상권이 활성화돼 예전의 모습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