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풍파 딛고 재도약 시동…관광명소로 거듭 장성 황룡시장 고귀한 기자 |
2017년 01월 04일(수) 15: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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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을 키운 것은 8할이 황룡강이다. 영산강의 첫째 지류인 황룡강 물줄기를 따라 황룡시장이 자리 잡았다. 황룡시장은 장성군민의 소박한 삶과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식 시설로 새단장해 관광명소로도 거듭나고 있다. 장이 열린 지난 19일 ‘옐로우 시티’ 조성사업과 발맞춰 재도약을 꿈꾸는 황룡시장을 찾고 역사와 배경을 들여다 봤다.
역사가 숨쉬는 삶의 터전
황룡시장은 깊은 역사를 지닌 삶의 터전으로 장성의 대표5일장이다. 4·9일마다 황룡면 월평리 일대에 들어선다. 18세기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 사람을 맞이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전통시장 특유의 삶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투박하지만 정성스럽게 진열된 과일과 방금 잡아 올린 듯 눈알을 반짝이는 생선이 정갈하게 놓여있다. 6904㎡ 부지에 자리잡은 419곳의 작은 점포 사이마다 이웃의 이야기가 박혀있다.
단감, 대봉, 오디, 딸기, 새송이 버섯 등은 장성이 자랑하는 9품으로 높은 품질을 보장한다. 맵고 달고 쓴 세 가지 맛이 나는 채소라 삼채라는 이름이 붙은 장성삼채는 황룡시장의 특산품이다. 인삼보다 60배 많은 천연식이유황을 포함하고 있어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룡시장은 종합시장인 만큼 다채로운 상품들이 거래된다. 한약방, 주조장, 식료품점, 청과물 가게, 건어물 상회, 미곡상, 사료상, 농기구 수리상, 포목의류 및 이불 가게, 전파상회, 종약 자재상, 지업사, 신발가게, 시계상, 식당과 정육점 등이 모여 있다. 사실상 장성군민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이 있다.
대표적인 먹을거리는 매콤하게 버무려진 꽃게장 백반을 비롯해 소머리국밥, 암뽕순대, 국수 등이다. 국수는 1972년부터 수작업으로 태양에 직접 말리는 전통방식을 고수해온 것이 특징이다.
황룡시장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한국의 풍파를 함께 겪었다.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 유입으로 상권이 커졌다가도 한국전쟁 발발 이후 좌우갈등이 표면화된 격전지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 산업화와 교통발달은 황룡시장에 위협이 됐다. 1973년 호남고속도로가 개통되자 대도시인 광주로 상권을 뺏기면서 위축됐다. 황룡시장의 단짝이었던 우시장 또한 힘을 잃었다.
새벽 4시에 개시해 오전 11시나 되어야 파장하던 우시장이 이 무렵에는 2시간만에 파장할 정도로 규모가 줄었다. 이후 우시장은 소뿐만 아니라 개와 고양이, 토끼, 닭 등을 파는 가축시장으로 변모했다.
장성은 물론 담양·정읍·고창·영광·함평·광주 등 인근 6개 시·군의 상인들과 주민들이 찾아올 만큼 컸던 장은 1990년대 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비자의 구매형태 변화와 대형마트 등에 밀려 장세가 약화되는 흐름이 지속됐다.
정비사업 활발… 재도약 꿈꾼다
상권이 말라가고 시설이 노후화되던 황룡시장에 2000년대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행정차원에서 적극적인 재생의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황룡시장은 모처럼만의 활기를 되찾고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2001년에는 노후한 시설을 일부 개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29개 동을 목조건물로 개량했다. 혼잡하던 시장 내부가 바둑판 모양으로 정돈됐다. 고가도로 밑으로 50대 규모의 주차시설을 마련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더했다
2004년에는 대대적인 개선사업을 완료했다. 개량형 목조기둥과 아스팔트 싱글지붕의 현대식 건물로 장옥 68동과 화장실 1동 등 모두 69동이 신축됐다. 4개월간 7억5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각 점포는 독립형 장옥으로 배치돼 상인들의 영업활동이 편리하도록 했으며, 비가림시설까지 설치해 이용 주민들의 불편도 해소했다.
지난해는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부각되는 교통·주차난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접근로 개선과 대형주차시설 완비가 동시 추진된다.
장성군은 황룡시장 접근로 개선사업비 명목으로 특별교부세 5억원을 확보했다. 황룡전통시장 접근로 개선사업은 황룡시장과 장성읍 주공아파트를 연결하는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이다. 기존의 협소한 접근로를 올해 말까지 4차선으로 넓히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총 사업비 35억원이 투입되는 이 도로가 개통되면 이동거리를 크게 단축시켜 주민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소기업청이 추진하는 ‘2016년도 주차환경개선사업’ 대상지로 황룡시장이 선정돼 현대식 주차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장성군은 국비 18억 등 총 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올해까지 50면 규모의 주차장을 완비할 계획이다.
시장주변에 현대식 시설을 갖춘 주차장이 마련되면 방문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변의 황룡강을 찾는 관광객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도 활용될 수 있다.
황룡시장의 한 상인은 "장날이 되면 좁은 도로가 차와 사람으로 얽혀 자칫 위험한 상황도 종종 벌이지곤 했다"며 "진입로가 개선되고 주차장이 생기면 이용이 더욱 편해지고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기적 발전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시장의 특색을 만들 콘텐츠와 비전을 제시할 목적이다.
지난해 6월 장성군은 ‘전통시장 활성화방안 연구용역 보고회’를 열어 우수시장 사례분석과 장성 관내의 시장여건 분석 등을 통해 황룡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용역을 진행한 한국행정정책연구원 강인규 팀장은 "전통시장 상인과 방문객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혁신적인 시장 디자인을 통한 지역의 랜드마크화, 시장만의 대표 아이템, 먹거리, 컬러 등을 통한 시장의 대표 이미지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보고회에서 제시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활기를 잃은 시장의 옛 가치를 살리고 침체된 지역경제의 돌파구로 삼을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옐로우시티’라는 전국 지자체 최초 컬러 마케팅을 도입한 장성은 특색있는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과 연계 개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는 수십만명이 다녀간 장성가을노란꽃잔치를 황룡시장 인근에서 열어 관광객들의 자연스러운 시장 유입을 유도한 바 있다.
과거 교통의 변화는 시장이 쇠퇴하게 된 원인이었지만 최근에 들어서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2008년 담양-장성-고창을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황룡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장성군이 관광객 유인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며 생겨난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유 군수는 "종합적이고 전문적으로 접근해 우리 시장 여건에 맞는 활성화 해법을 찾아야한다"며 "내년에도 좋은 정책을 추진해 지역경제의 활력이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외부 시설 정비를 넘어 시장의 관광 자원화를 노리고 자생력을 갖추겠다는 행정기관의 포부가 드러난 만큼 황룡시장의 재도약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역사가 숨쉬는 삶의 터전
황룡시장은 깊은 역사를 지닌 삶의 터전으로 장성의 대표5일장이다. 4·9일마다 황룡면 월평리 일대에 들어선다. 18세기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 사람을 맞이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전통시장 특유의 삶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투박하지만 정성스럽게 진열된 과일과 방금 잡아 올린 듯 눈알을 반짝이는 생선이 정갈하게 놓여있다. 6904㎡ 부지에 자리잡은 419곳의 작은 점포 사이마다 이웃의 이야기가 박혀있다.
단감, 대봉, 오디, 딸기, 새송이 버섯 등은 장성이 자랑하는 9품으로 높은 품질을 보장한다. 맵고 달고 쓴 세 가지 맛이 나는 채소라 삼채라는 이름이 붙은 장성삼채는 황룡시장의 특산품이다. 인삼보다 60배 많은 천연식이유황을 포함하고 있어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룡시장은 종합시장인 만큼 다채로운 상품들이 거래된다. 한약방, 주조장, 식료품점, 청과물 가게, 건어물 상회, 미곡상, 사료상, 농기구 수리상, 포목의류 및 이불 가게, 전파상회, 종약 자재상, 지업사, 신발가게, 시계상, 식당과 정육점 등이 모여 있다. 사실상 장성군민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이 있다.
대표적인 먹을거리는 매콤하게 버무려진 꽃게장 백반을 비롯해 소머리국밥, 암뽕순대, 국수 등이다. 국수는 1972년부터 수작업으로 태양에 직접 말리는 전통방식을 고수해온 것이 특징이다.
황룡시장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한국의 풍파를 함께 겪었다.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 유입으로 상권이 커졌다가도 한국전쟁 발발 이후 좌우갈등이 표면화된 격전지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 산업화와 교통발달은 황룡시장에 위협이 됐다. 1973년 호남고속도로가 개통되자 대도시인 광주로 상권을 뺏기면서 위축됐다. 황룡시장의 단짝이었던 우시장 또한 힘을 잃었다.
새벽 4시에 개시해 오전 11시나 되어야 파장하던 우시장이 이 무렵에는 2시간만에 파장할 정도로 규모가 줄었다. 이후 우시장은 소뿐만 아니라 개와 고양이, 토끼, 닭 등을 파는 가축시장으로 변모했다.
장성은 물론 담양·정읍·고창·영광·함평·광주 등 인근 6개 시·군의 상인들과 주민들이 찾아올 만큼 컸던 장은 1990년대 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비자의 구매형태 변화와 대형마트 등에 밀려 장세가 약화되는 흐름이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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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활발… 재도약 꿈꾼다
상권이 말라가고 시설이 노후화되던 황룡시장에 2000년대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행정차원에서 적극적인 재생의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황룡시장은 모처럼만의 활기를 되찾고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2001년에는 노후한 시설을 일부 개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29개 동을 목조건물로 개량했다. 혼잡하던 시장 내부가 바둑판 모양으로 정돈됐다. 고가도로 밑으로 50대 규모의 주차시설을 마련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더했다
2004년에는 대대적인 개선사업을 완료했다. 개량형 목조기둥과 아스팔트 싱글지붕의 현대식 건물로 장옥 68동과 화장실 1동 등 모두 69동이 신축됐다. 4개월간 7억5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각 점포는 독립형 장옥으로 배치돼 상인들의 영업활동이 편리하도록 했으며, 비가림시설까지 설치해 이용 주민들의 불편도 해소했다.
지난해는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부각되는 교통·주차난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접근로 개선과 대형주차시설 완비가 동시 추진된다.
장성군은 황룡시장 접근로 개선사업비 명목으로 특별교부세 5억원을 확보했다. 황룡전통시장 접근로 개선사업은 황룡시장과 장성읍 주공아파트를 연결하는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이다. 기존의 협소한 접근로를 올해 말까지 4차선으로 넓히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총 사업비 35억원이 투입되는 이 도로가 개통되면 이동거리를 크게 단축시켜 주민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소기업청이 추진하는 ‘2016년도 주차환경개선사업’ 대상지로 황룡시장이 선정돼 현대식 주차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장성군은 국비 18억 등 총 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올해까지 50면 규모의 주차장을 완비할 계획이다.
시장주변에 현대식 시설을 갖춘 주차장이 마련되면 방문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변의 황룡강을 찾는 관광객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도 활용될 수 있다.
황룡시장의 한 상인은 "장날이 되면 좁은 도로가 차와 사람으로 얽혀 자칫 위험한 상황도 종종 벌이지곤 했다"며 "진입로가 개선되고 주차장이 생기면 이용이 더욱 편해지고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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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발전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시장의 특색을 만들 콘텐츠와 비전을 제시할 목적이다.
지난해 6월 장성군은 ‘전통시장 활성화방안 연구용역 보고회’를 열어 우수시장 사례분석과 장성 관내의 시장여건 분석 등을 통해 황룡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용역을 진행한 한국행정정책연구원 강인규 팀장은 "전통시장 상인과 방문객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혁신적인 시장 디자인을 통한 지역의 랜드마크화, 시장만의 대표 아이템, 먹거리, 컬러 등을 통한 시장의 대표 이미지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보고회에서 제시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활기를 잃은 시장의 옛 가치를 살리고 침체된 지역경제의 돌파구로 삼을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옐로우시티’라는 전국 지자체 최초 컬러 마케팅을 도입한 장성은 특색있는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과 연계 개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는 수십만명이 다녀간 장성가을노란꽃잔치를 황룡시장 인근에서 열어 관광객들의 자연스러운 시장 유입을 유도한 바 있다.
과거 교통의 변화는 시장이 쇠퇴하게 된 원인이었지만 최근에 들어서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2008년 담양-장성-고창을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황룡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장성군이 관광객 유인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며 생겨난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유 군수는 "종합적이고 전문적으로 접근해 우리 시장 여건에 맞는 활성화 해법을 찾아야한다"며 "내년에도 좋은 정책을 추진해 지역경제의 활력이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외부 시설 정비를 넘어 시장의 관광 자원화를 노리고 자생력을 갖추겠다는 행정기관의 포부가 드러난 만큼 황룡시장의 재도약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