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살’이 들어찰 수 있겠다는 희망 가질 수 있게 됐다 [문득 여행] 부안 곰소에서 솔섬 가는 길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0년 02월 03일(월) 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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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호 제81호=고선주 기자)전북 부안하면 송수권 시인이 떠오른다. 한때 격포에 머물며 이 일대의 시편들을 여럿 발표했고, 풍류 맛기행을 통해 남도를 포함한 전라도의 맛을 널리 알렸기 때문이다. 그는 전남 고흥 출생이다. 천상 그는 바다를 떠날 수 없었다. 운명과도 같았을 것이다. 시인의 자취가 서려있는 듯해 이곳을 찾을 때마다 타지라고 하는 낯섦보다는 필자의 삶에서 한번은 인연이 닿았던 곳 같은 착각이 든다.
필자는 영광 백수해안도로와 이곳 부안 일대 해안가를 굉장히 좋아한다.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고향 땅 지척이어서 뭔가 일상이 막힐 때마다 슬쩍 들렀던 곳이다. 부안은 거리가 조금 더 멀다 뿐이지, 백수해안도로에 비해 뒤질 바가 없다. 송수권 시인의 생전 자취가 묻어있다는, 안도감도 있었지만 유려한 절경과 각박한 직장생활에 지쳐 있을 무렵 가성비높게 쉬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안의 해안은 늘 마음의 고향과도 비견된다.
송수권 시인은 작고했지만 생전 필자와도 교류하며 지냈을 만큼 가까이에 있던 분이었다. 그래서 간만에 찾은 부안의 대표명사로 송수권 시인이 떠오른 것이 아니었나 싶다. 여기에서 언급한 시는 송수권 시인의 시 ‘곰소의 갈 매기’ 전문이다. ‘곰소의 갈매기’를 보면 시인이 바라보는 곰소의 단면을 직감할 수 있다. 필자가 찾아간 곳이 곰소였기에 이 시를 소개한 것이다.
곰소에서부터 노을 명소인 솔섬까지를 지난 1월11일 오후 찾았다. 앞서 격포와 채석강 등을 이미 다룬 바 있다. 이번 여정은 부안 격포와 채석강 후속편 혹은 2부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워낙 격포와 채석강이 유명해 곰소에서 솔섬 구간까지를 떼내어 다룬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막상 곰소에 도착해서는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곰소는 낙지, 어리 굴, 꼴뚜기, 창난, 오징어, 명란젓 등 셀 수없을 만큼 다양한 ‘젓갈의 본향’으로 명명해도 지나치지 않는 곳이다.
부안군 진서면 소재지가 있는 곰소는 곰(熊)처럼 생긴 두개의 섬과 그 섬 앞바다에 깊은 소(沼)가 있어 생긴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때 만들어진 항구라고 한다. 줄포가 토사로 인해 수심이 낮아져 그 대안으로 일제가 제방을 축조해 만든 곳이 곰소항이라는 설명이다. 곰소염전과 수산물판매센터는 물론이고 곰소젓갈특산단지, 나룻산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곰소항으로 이동하다 보면 길 양옆으로 모두 젓갈 가게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왠지 이곳에 가면 젓갈을 구입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결국 광주로 돌아오는 길에 젓갈 쇼핑을 했음을 고백한다. 곰소는 젓갈거리가 하나의 장관을 이룬다. 영광 법성포 거리에 온통 굴비가게가 차고 넘치는 것과 유사하다. 모두 젓갈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거리 중간 쯤에는 2020년 어촌뉴딜 300사업에 선정돼 ‘곰소항 108억 확정’이라는 플래카드가 오가는 차량들과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이곳에서 젓갈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전라도가 얼마나 젓갈의 역사가 깊은지를 알 수 있을 터다. 간간하며 짭조름한 맛이 밥 한공기를 눈 깜짝할 사이 비워내고도 남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직 1월 바닷가 바람은 차가운데 항구 주변으로 낚시꾼들이 즐비하다. 침묵 속에 바다만 응시한다. 이심전심이 아닐까. 저마다 월척에 대한 꿈이 무르익는다. 낚시는 삶을 낚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수많은 세파에 흔들리며 위태롭게 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낚을 삶이 남아있기는 한가’ 묻고 싶었다. 곰소는 물살이 잔잔한 바다를 늘 상대한다. 잔잔한 바다를 배경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삶이 짜디 짜게 다가온다.
나룻산공원 전망대에 올라가 곰소항을 내려다보는 게 운치가 있고, 자리만 잘 잡으면 탁월한 뷰포인트와 마주할 수 있다. 정중앙의 조명탑이 설치돼 있는데 불이 켜지면 운치를 더한다는 후문이다. 그곳에서 젓갈단지 돔형 지붕의 색감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대다수 파란색 돔 형식의 지붕과 두곳의 붉은 색돔지붕의 색감이 잘 어울려 묘한 조화를 이룬데다 색감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마치 컬러풀한 색감이 살아 꿈틀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곰소항을 둘러보면서 잠시 번잡한 도심 생활을 잊을 수 있었다. 나름 힐링이 됐다. 짙은 바다내음을 안고 곰소항을 떠나 진서면 운호리 왕포로 향했다. 왕포는 ‘용왕님도 쉬어가는 마을’로 칭해지는 곳이다. 예전 칠산 어장의 배들이 모였던 포구로, 고기잡이로는 으뜸이라 해서 왕포로 명명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다. 거대한 마동방조제와 대면할 수 있고, 담벼락 벽화도 덤으로 접할 수 있다. 예쁜 색감의 지붕이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이 일대 해안가에 자리잡은 자연촌락으로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전통적 느낌 때문에 바다 운치보다는 일상적 삶의 공간으로 다가 온다. 세련됐다기보다는 투박함 속 아름다운 풍경인 셈이다. 왕포마을을 들른 것은 행운이다. 부안 해안도로를 타고 둘러볼 때마다 왕포마을은 늘 지나쳤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왕포마을을 나와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을 지나 모항을 향했다. 모항은 해나루가족호텔과 모항해수욕장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다. 수년전 해나루가족호텔에서 머물며 모항해수욕장에서 한가한 시간을 구가한 적이 있어서다. 그래서 필자는 모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호텔과 해수욕장으로 박혀져 있다. 모항에 대한 기억은 여기로부터 출발한다. 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에서 모항은 한눈에 들어온다. 전경을 놓칠새라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터치한다.
모항은 묵어봤던 곳이라 과거의 기억을 호출하는 선에서 정리하고 마지막 여정이자 진짜 가보고 싶었던 일몰의 명소 솔섬으로 향했다. 전북학생해양수련원 앞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떠있는 섬이 솔섬이다. 솔섬은 일몰의 명소다. 솔섬은 수락마을 중앙에 위치한 용머리재 앞바다에 자리 하고 있어 ‘바다에 뛰어노는 숭어’라고 지칭한다. 사진작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섬의 소나무에 걸린 석양을 앵글로 잡는다. 이것은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져 있다. 그런데 하필 방문한 날 구름 속으로 태양이 들어가버렸다. 끝까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채 어둠이 내려앉았다. 일몰을 보지 못해서인지 추위가 더 매서웠다. 방문한 날도 사진 작가 여럿이 방문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일몰이 어렵다는 판단을 해서인지 금방 철수를 했다. 필자는 아쉬움에 더 기다려봤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곰소에서 솔섬 구간의 여정에서 느낀 점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다. 바쁘다는 핑계는 부드러운 일상의 감성들을 망치곤 했다. 이런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다. 조만간 짬을 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분주한 일상으로 인해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다보니 가슴은 늘 상처투성이 었다. 하지만 ‘새살’이 들어찰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필자는 영광 백수해안도로와 이곳 부안 일대 해안가를 굉장히 좋아한다.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고향 땅 지척이어서 뭔가 일상이 막힐 때마다 슬쩍 들렀던 곳이다. 부안은 거리가 조금 더 멀다 뿐이지, 백수해안도로에 비해 뒤질 바가 없다. 송수권 시인의 생전 자취가 묻어있다는, 안도감도 있었지만 유려한 절경과 각박한 직장생활에 지쳐 있을 무렵 가성비높게 쉬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안의 해안은 늘 마음의 고향과도 비견된다.
송수권 시인은 작고했지만 생전 필자와도 교류하며 지냈을 만큼 가까이에 있던 분이었다. 그래서 간만에 찾은 부안의 대표명사로 송수권 시인이 떠오른 것이 아니었나 싶다. 여기에서 언급한 시는 송수권 시인의 시 ‘곰소의 갈 매기’ 전문이다. ‘곰소의 갈매기’를 보면 시인이 바라보는 곰소의 단면을 직감할 수 있다. 필자가 찾아간 곳이 곰소였기에 이 시를 소개한 것이다.
곰소에서부터 노을 명소인 솔섬까지를 지난 1월11일 오후 찾았다. 앞서 격포와 채석강 등을 이미 다룬 바 있다. 이번 여정은 부안 격포와 채석강 후속편 혹은 2부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워낙 격포와 채석강이 유명해 곰소에서 솔섬 구간까지를 떼내어 다룬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막상 곰소에 도착해서는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곰소는 낙지, 어리 굴, 꼴뚜기, 창난, 오징어, 명란젓 등 셀 수없을 만큼 다양한 ‘젓갈의 본향’으로 명명해도 지나치지 않는 곳이다.
부안군 진서면 소재지가 있는 곰소는 곰(熊)처럼 생긴 두개의 섬과 그 섬 앞바다에 깊은 소(沼)가 있어 생긴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때 만들어진 항구라고 한다. 줄포가 토사로 인해 수심이 낮아져 그 대안으로 일제가 제방을 축조해 만든 곳이 곰소항이라는 설명이다. 곰소염전과 수산물판매센터는 물론이고 곰소젓갈특산단지, 나룻산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곰소항으로 이동하다 보면 길 양옆으로 모두 젓갈 가게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왠지 이곳에 가면 젓갈을 구입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결국 광주로 돌아오는 길에 젓갈 쇼핑을 했음을 고백한다. 곰소는 젓갈거리가 하나의 장관을 이룬다. 영광 법성포 거리에 온통 굴비가게가 차고 넘치는 것과 유사하다. 모두 젓갈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거리 중간 쯤에는 2020년 어촌뉴딜 300사업에 선정돼 ‘곰소항 108억 확정’이라는 플래카드가 오가는 차량들과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이곳에서 젓갈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전라도가 얼마나 젓갈의 역사가 깊은지를 알 수 있을 터다. 간간하며 짭조름한 맛이 밥 한공기를 눈 깜짝할 사이 비워내고도 남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직 1월 바닷가 바람은 차가운데 항구 주변으로 낚시꾼들이 즐비하다. 침묵 속에 바다만 응시한다. 이심전심이 아닐까. 저마다 월척에 대한 꿈이 무르익는다. 낚시는 삶을 낚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수많은 세파에 흔들리며 위태롭게 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낚을 삶이 남아있기는 한가’ 묻고 싶었다. 곰소는 물살이 잔잔한 바다를 늘 상대한다. 잔잔한 바다를 배경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삶이 짜디 짜게 다가온다.
나룻산공원 전망대에 올라가 곰소항을 내려다보는 게 운치가 있고, 자리만 잘 잡으면 탁월한 뷰포인트와 마주할 수 있다. 정중앙의 조명탑이 설치돼 있는데 불이 켜지면 운치를 더한다는 후문이다. 그곳에서 젓갈단지 돔형 지붕의 색감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대다수 파란색 돔 형식의 지붕과 두곳의 붉은 색돔지붕의 색감이 잘 어울려 묘한 조화를 이룬데다 색감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마치 컬러풀한 색감이 살아 꿈틀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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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항을 둘러보면서 잠시 번잡한 도심 생활을 잊을 수 있었다. 나름 힐링이 됐다. 짙은 바다내음을 안고 곰소항을 떠나 진서면 운호리 왕포로 향했다. 왕포는 ‘용왕님도 쉬어가는 마을’로 칭해지는 곳이다. 예전 칠산 어장의 배들이 모였던 포구로, 고기잡이로는 으뜸이라 해서 왕포로 명명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다. 거대한 마동방조제와 대면할 수 있고, 담벼락 벽화도 덤으로 접할 수 있다. 예쁜 색감의 지붕이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이 일대 해안가에 자리잡은 자연촌락으로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전통적 느낌 때문에 바다 운치보다는 일상적 삶의 공간으로 다가 온다. 세련됐다기보다는 투박함 속 아름다운 풍경인 셈이다. 왕포마을을 들른 것은 행운이다. 부안 해안도로를 타고 둘러볼 때마다 왕포마을은 늘 지나쳤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왕포마을을 나와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을 지나 모항을 향했다. 모항은 해나루가족호텔과 모항해수욕장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다. 수년전 해나루가족호텔에서 머물며 모항해수욕장에서 한가한 시간을 구가한 적이 있어서다. 그래서 필자는 모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호텔과 해수욕장으로 박혀져 있다. 모항에 대한 기억은 여기로부터 출발한다. 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에서 모항은 한눈에 들어온다. 전경을 놓칠새라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터치한다.
모항은 묵어봤던 곳이라 과거의 기억을 호출하는 선에서 정리하고 마지막 여정이자 진짜 가보고 싶었던 일몰의 명소 솔섬으로 향했다. 전북학생해양수련원 앞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떠있는 섬이 솔섬이다. 솔섬은 일몰의 명소다. 솔섬은 수락마을 중앙에 위치한 용머리재 앞바다에 자리 하고 있어 ‘바다에 뛰어노는 숭어’라고 지칭한다. 사진작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섬의 소나무에 걸린 석양을 앵글로 잡는다. 이것은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져 있다. 그런데 하필 방문한 날 구름 속으로 태양이 들어가버렸다. 끝까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채 어둠이 내려앉았다. 일몰을 보지 못해서인지 추위가 더 매서웠다. 방문한 날도 사진 작가 여럿이 방문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일몰이 어렵다는 판단을 해서인지 금방 철수를 했다. 필자는 아쉬움에 더 기다려봤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곰소에서 솔섬 구간의 여정에서 느낀 점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다. 바쁘다는 핑계는 부드러운 일상의 감성들을 망치곤 했다. 이런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다. 조만간 짬을 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분주한 일상으로 인해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다보니 가슴은 늘 상처투성이 었다. 하지만 ‘새살’이 들어찰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