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간호사의 절망감 희망으로 바꾸겠다"

[화제의 인물] 간호사 전용 앱 ‘널스노트’ 개발자 오성훈 대표
현장 경험 바탕…이론-실무 담긴 어플리케이션 개발
서울대 병원 등 ‘빅 5병원’·현직 간호사들에 큰 인기
적응력 향상 등 지침서 역할…"더 나은 근무 환경 제공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0년 06월 03일(수) 20:54
(2020년 5월 제 84호=글·고귀한 기자)간호사 전용 어플리케이션 ‘널스노트’(Nurse note)가 출시 후 연일 화제다. ‘널스노트’는 병원 부서별로 업무 내용이나 교육 자료, 실무지침서와 같은 내용들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편리한 플랫폼이다. 기존에도 신규 간호사를 위한 지침서 등이 존재했지만, 이것들은 자료가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업데이트가 돼 있지 않고 수백 쪽에 달하는 종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매우 낮다는 게 단점으로 지목돼 왔다. 널스노트는 이러한 점이 획기적으로 보완·개발 됐다.
널스노트는 부서 동료들끼리 업무를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자료로서도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부서 내 앨범을 비롯해 공지사항, 근무표, 지참약 조회 등 병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병동 내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획기적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되기까지 그 중심엔 널스노트 오성훈 대표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현실의 벽은 높고도 견고했다. 현장에 투입된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감당해야 일들은 너무나 많았다. 몸이 힘든 것은 둘째치더라도 바쁜 업무 탓에 제대로된 교육을 받기도 어려웠다.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환자의 건강과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를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오 대표는 그 무렵부터 병원에서의 일상과 감정을 만화로 그려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올라온 만화에 공감하는 이들은 예상보다 많았다. 댓글이나 다이렉트 메시지로 상황을 공감하는 간호사들의 사연 제보와 응원도 이어졌다. 그들의 반응을 보며 "아, 간호사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러다 지난 2018년, 스물일곱 살의 오 대표는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간호사직을 내려놨다.
이른바 ‘태움’이라 불리는 병원내 군기 잡기 등 시스템의 영향이 컸다. 누군가는 간호사들 사이에서 서열에 따라 행해지는 이 괴롭힘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오 대표는 이 태움의 원인 중 하나가 시스템적인 문제에서 기반했다고 봤다. 간호사 한 명당 보아야 할 환자 수가 많고, 제대로 교육을 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태움과 같은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때부터 당장 인력 충원이 어렵다면, 간호사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교육을 받고 업무에 적응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매주 60만명에서 150만명까지 도달되는 인스타그램 웹툰 작가로 활동하면서 사연도 받고, 소통한다면서 간호계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오성훈 대표. 전국 간호학 강연회(서울·부 산·광주·대전·대구 등 간호학 멘토링 강연회 총 2000명 이상 진행)를 다니면서 오프라인에서도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경청,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더욱 뚜렷해졌다.

평소 간호사들이 부정적이고 힘든 인식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오 대표는 지난해 8월 ‘Nurways With You, 우리와 함께하는 간호사를 존중해주세요’라는 주제로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당시 간호사들과 약속한 내용이 간호사 인식개선을 위한 콘텐츠 제작, 실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간호사 업무능력 향상 및 적응을 돕는 스마트 노트 개발, 희귀 난치성 질환 환아를 위해 지지서명 1명당 1000원을 기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간호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죠. 간호사 어플을 꼭 만들어서, 많은 분들이 도움되게 해주세요!!’, ‘이런 활동과 간호사를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 니다!’, ‘누군가가 간호사를 위해 이런 활동을 하는 거 자체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어플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실제 간호사를 위한 활동을 본 구독자들의 댓글) 그렇게 약속하고 3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결과를 돌아보니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에 약 1000명 이상이 응원 인증샷 촬영이 이뤄졌고, SNS 도달률이 100만 회 이상, 유튜브 크리에이터, 아나운서, 인플루언서들도 참여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지난해 11월11일 실제 간호사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완료돼 테스트 버전을 출시했다. 현재의 ‘널스노트’다.
오 대표는 "신규 간호사는 모르는 게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걸 교육자(사수)에게 물어보면 혼이 난다. ‘알려줬는데 왜 모르느냐’는 거다"면서 "혼이 나면 압박감이 심해진다. 그게 변질이 되면 태움이 된다. 그걸 예방하기 위해 ‘전자 지침서’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 대표는 "실제 간호사로 일하면서 짧은 교육 기간과 체계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종의 ‘전자 지침서’인 ‘널스노트’ 앱이 간호사들에게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널스노트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중소기업벤처부, 광주테크노파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기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널스노트는 출시 직후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빅 5병원’ 비롯한 수 천명 이상의 현직 간호사 및 간호학과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다. 의학 분야 어플리케이션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오대표는 새로운 ‘간호사 응원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오대표는 청도대남병원, 안동의료원 코로나19 의료 지원 활동 이후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릴레이 응원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nurways with you’, ‘코로나 최전선에 서 우리와 항상 함께하는 간호사를 응원해주세요’ 등 간호사 응원 문구를 적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고 다음 대상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대표가 처음 시작한 릴레이 응원 캠페인은 3월 한달 간 1450명이 참여했다. 캠페인 종료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간호사, 간호학과 재학생 등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오대표는 캠페인 게시물 1개당 500원씩 대구·경북 지역의 도움이 필요한 곳을 후원하기로 했고, 간호사를 위한 쇼핑몰 ‘너스키니’ 등의 도움으로 200만원 상당의 후원금이 마련됐다. 이에 널스노트와 너스키니는 지난 4월14일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해 핸드크림, 피로회복제, 간식 등 응원 물품을 전달했다. 1450명의 응원 메시지를 모자이크 방식으로 이미지화한 액자도 전달했다.
오대표는 "‘어떻게 하면 간호사분들을 위로를 해드릴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간호사 응원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의료지원 현장에서는 많은 의료진분들이 아직도 땀 흘려가며 생명을 담보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그날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힘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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