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포근한 곡 선사…‘코로나 블루’ 겪는 이들에 위로를

[예술기획] 광주간판예술단체를 찾아서 <40>국악그룹 나뷔
여성 7인조 어쿠스틱 실내악 2016년 결성 4년째 화음
전통·현대 음악 조화…송가인 절친 서진실 중심 결성
‘나비따라’ 등 직접 작곡·편곡 선봬…올 음원 발표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0년 07월 05일(일) 17:55
(2020년 7월호 제86호=정채경 기자) ‘싱그런 바람을 타고 춤을 추며 오너라/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따스한 노란빛 품에 안고/온 세상이 춤추도록…’
한국 고유의 음악을 바탕으로 새로운 물결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다. 여성 7인조 국악실내악그룹 ‘나뷔’는 어쿠스틱 실내악을 콘셉트로 내세워 기존 국악 실내악의 틀을 넘어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정하게 땋아 늘어뜨린 머리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서 선보이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대는 이들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기도 했다.
그룹명에는 번데기 허물을 벗고 나오는 나비처럼 더 깊은 예술세계로의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이 담겼다. 늘 변화를 꿈꾸며 국악실내악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나비 나뷔로 바꿔 부르는 것은 이를 통해 전통의 음악(나뷔)과 현재의 음악(나비)를 모색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영문은 ‘NAB’(New Arts Balance)으로, 전통음악과 대중음악 사이에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한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나뷔는 판소리 서진실 대표를 중심으로 판소리·25현 가야금 정보라, 대금·소금·생황 김하연, 피리·대피리·태평소 정혜영, 해금 박다혜, 작곡·신디 이아민, 타악·퍼커션 김도희씨로 구성돼 있다.
소리를 담당하는 서진실씨는 ‘미스트롯’을 통해 트로트 가수로 얼굴을 알린 송가인과 어린시절을 같이 보낸 절친한 사이다. 정보라 또한 송가인과는 절친 중 한 명이다. 이들은 중앙대 동기 동창들이다. 요즘 한창 핫한 젊은 국악인들이다. 서진실씨는 2005년 전국고산가사국악경연대회 가야금병창부문 대상을 비롯해 2006년 전국해남 명랑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 종합대상, 2011년 아시안비트 코리아파이널 우승 등 다수 수상했다. 서광수씨(목포국악원 원감)의 자녀다.
정보라씨는 광주시 무형문화재 제18호인 가야금 병창 이수자이자 임방울국악제 가야금병창 일반부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피아노를 처음 시작해 가야금 문명자 선생(광주시 무형문화재 제18호)으로부터 가야금 병창을 사사했다. 나뷔가 멤버들의 탄탄한 연주실력에도 이들이 부각된데는 송가인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역시 나무랄데 없다.
나뷔는 지난 2016년 경복궁에서 열린 고궁음악회에 참가하기 위해 팀을 꾸린 게 활동의 시작이 됐다. 일회적으로 공연을 올리기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구성원들이어서 팀으로 활동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져 결성됐다. 고궁음악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활동 중이라는 설명이다.
전남 목포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가운데 전국 곳곳을 돌며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8년 11월 디지털 싱글 ‘그해 우리가 은하수를 건너는 밤’에 이어 2019년 4월 디지털 EP ‘나비 따라 꿈에 들자’를 발매했다.
나뷔의 곡들과 연습 영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국악실내악그룹 ‘나뷔'의 공연 모습.

최근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에서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풍류달빛’ 공연 무대에 올랐다. 이들의 무대는 MBC ‘우리가락 우리문화’를 통해 전국 방송되는 것은 물론, 광주 특집방송 ‘2020풍류달빛공연’과 유튜브 ‘광주MBC-얼씨구 TV’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이들의 무대는 코로나19 여파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겪고 있는 이들에 위로가 됐다는 반응이다.
30대로 이뤄진 구성원 전원이 다년간 쌓은 현장 경험과 갈고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동서양 음악을 아우르는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특히 직접 작사 및 편곡한 곡을 들려주고 있다.
서진실 대표는 작곡을 하기에 앞서 구성원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모이면 대화를 많이 해요. 이야기하면서 떠오르는 영감을 공유하죠. 추상적인 소재들이 모아지면 작곡을 하고, 다같이 편곡해 곡을 만든 뒤 악기 구성에 대해 논의해요. 특히 경복궁 고궁음악회에 참여하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곡을 많이 만들었죠."
구성원 7명이 가야금과 대금, 생황, 해금, 태평소 등 총 11종의 악기를 구사하는 점 또한 특징이다. 주요곡은 따스한 봄날 훨훨 나는 나비의 모습을 형상화한 ‘나비따라’와 ‘꽃들의 노래’, ‘고고천변’, ‘그 해, 우리가 은하수를 건넌 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구성원 개개인의 기량을 한껏 펼칠 수 있는 곡으로 ‘그해 우리가 은하수를 건넌 밤’을 꼽았다. 섬세한 감정선을 잘 살려줘 애정이 간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무대로는 관객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던 때를 떠올렸다.
"고궁음악회에 참가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됐는데, 공연 때마다 항상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있었죠. 한 분은 경청하시고, 다른 한 분은 흥이 넘쳐 혼자 춤을 추기도 하셨어요. 나중에는 ‘꽃들의 노래’라는 곡 끝 부분 후렴구에 맞춰 안무를 만들어 오셨는데 노래를 부르다 공연을 하기 힘들 정도로 웃음이 터졌던 기억이 납니다."
나뷔는 올해 말 콘서트를 잡았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투명해진 상태여서 추이를 지켜본 뒤 여부를 따져볼 심산이다. 예정돼 있던 공연 역시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어서 올해는 음원 작업을 통해 신곡을 발표하는 한편,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서 대표는 마지막으로 "들었을 때 편안하고, 포근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면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대로 지쳐있는 사람들에 힐링을 안겨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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