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호 제86호=고선주 기자) 그늘에도 영토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금방 줄었다 늘어나곤 하지만 말이죠. 여름에는 무더위에 지친 삶의 열기를 식혀주지만 겨울에는 사느라 각박해진 우리들을 더욱 움츠러 들게 합니다.
그늘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구름이 물컹거린다고, 나무가 흔들거린다고, 건물에서 살기가 너무 무료하다고 제 발로 나왔겠죠. 저마다 사연은 우리네 삶처럼 제각각이겠지만 그늘은 묵묵히 자기 삶을 견뎌내지요. 때로는 태양이란 놈이 와서 사정없이 지워내도 슬퍼하지 않구요. 어떤 날은 우울한 하늘이 흔적없이 쓸어가도 그런가 보다 그냥 하지요. 분명한 점은 사람의 얼굴에도, 모두 다른 삶에도 그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금도는 다른 사람의 삶에 걱정스러운 그늘을 드리워서는 안된다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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