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서 소담스런 풍경과 눈 맞추며 느린 하루를 보내다 [문득 여행] 경남 남해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0년 10월 04일(일) 1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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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호 제89호=정채경 기자)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의 확산으로 전세계가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외출을 자제하는 등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양상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인류는 강력한 감염병에 살아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름 휴가 기간이 다가왔다. 길어지는 코로나19와의 싸움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칠 때로 지쳐있었지만, 돌아온 여름 휴가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여름 휴가철에는 그 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아 평소에 떠나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해수욕장과 계곡 등으로 피서를 떠났을 터인데, 코로나19 여파로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칫 경고를 무시하고 여행을 떠났다가 사람들이 나로 인해 피해를 입으면 안되니까 휴가를 떠나도 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다행히 감염병 확산이 잦아들어 여행 일정을 짜고 숙소 등을 예약했다.
이번 여름 휴가는 지난 8월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경남 남해로 떠났다. 주변 지인들이 가본 뒤 추천해준 독일마을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검색을 하다 이 지역에 미국마을도 형성이 돼 있다고 해 독일마을에서 놀고, 미국마을에서 쉬어보기로 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에는 무서웠기에 해외로 가지 않아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점도 여행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떠난 남해로의 여행은 코로나19와 맞물려 의도하지 않게(?) 제대로 쉬었다 올 수 있었다.
먼저 가장 가보고 싶었던 독일마을은 기대한 만큼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독일 풍의 주황색 지붕을 한 건물들이 바닷가와 조화를 이루는 데다, 전깃줄을 지하로 매설해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어 탁 트인 전경이 일품이었다.
남해군 삼동면에 자리한 독일마을은 한국 속의 작은 독일로 알려져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다.
독일마을은 1960년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한 뒤 귀국해 정착한 마을이다. 어려운 시기 조국 근대화와 경제 발전에 헌신한 독일 거주 교포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해 남해군이 조성해 분양했다. 지난 2015년 39집을 완공, 교포들이 직접 독일 재료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으로 집을 지었다. 귀국해 정착한 독일 교포들은 젊었을 적부터 근검절약이 몸에 베어 있어 집을 가꾸거나 정원을 손질하며 생활한다고 한다.
이가운데 20여 집은 부업으로 펜션을 운영 중이다.
이곳이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MBC드라마 ‘환상의 커플’(2006)의 촬영지가 되면서부터다.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이국적인 풍경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미있는 이름을 지닌 총 40여 개의 펜션들이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퍼져 있다. 베를린과 에센, 함부르크, 요하네스, 프랑크푸르트 등 지역명을 따오거나 베토벤 및 괴테와 같이 독일 출신 음악가와 철학자 겸 작가의 이름을 하고 있어 위트있게 다가왔다. 독일의 시골 마을에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메인 거리에는 독일식 소세지와 맥주를 파는 펍, 독일식 족발 슈바인 학센 등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 독일 풍경이 담긴 엽서를 판매하는 선물가게 등이 즐비해있다. 그러나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이곳만의 특색을 찾기 힘든 영업장과 상업적인 공간이 많아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흥을 떨어뜨리기도 해 아쉬웠다.
독일식 음식과 풍광을 즐긴 뒤 찾은 미국마을은 상당히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남해군 이동면에 위치한 미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고, 입구에 들어서 쭉 걸으면 미국의 한 한적한 주택가를 연상시키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대저택부터 여러 방으로 나눠진 펜션까지 건물 외관과 주변 정원 등에서 미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곳은 펜션 20여 채, 카페가 한 군데 밖에 없을 정도로 독일마을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독일마을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데다 상업적으로 꾸며졌다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나 이외 상점 등이 전무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게 다가왔다. 그렇다 보니 사람이 몰리는 것을 최대한 피하며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미국마을 역시 독일마을처럼 미국에서 지낸 교포들이 노후 생활을 국내에서 영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를 통해 실질적인 인구 유입효과를 내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식 주택 21동과 복지회관, 체육시설들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 머무르며 마을 뒤에 자리한 호구산에 살짝 올라가기도 했다. 여행에 맛있는 음식은 포기할 수 없어 주변 맛집을 검색, 여행의 대부분을 숙소에서 포장해온 음식을 먹고, 동네를 산책하며 보냈다.
이 주변을 드라이브하며 광주와 전남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바다로 끝없이 이어진 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에서는 산허리를 따라 농작물들이 바닷가를 바라보며 계단식으로 형성돼 있었다. 국가명승제 제15호인 다랭이논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기 위해 마을 안으로 들어갔는데, 다녀와서 보니 맨 윗쪽 찻길 부근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그곳에서 한 눈에 풍광을 담을 수 있었다.
여행 기간 동안 날씨가 너무 뜨거워 남해에서 가장 높다는 망운산에 올라갈 계획은 지키지 못했다. 늦은 시간까지 늦잠을 자느라 산중턱에 올라 경치를 보며 라면과 파전을 먹는다는 일정도 지키지 못했다.
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에어컨으로 더위를 식히며 숙소에서 창문넘어 바다를 바라보는 휴식을 즐길 수 밖에 없었다.
여행의 일정이 끝나갈 무렵 일몰을 보기 위해 서면 서상리로 자리를 옮겼다. 여행 기간 내내 바닷가를 찾았는데 첫날은 잔잔했지만 태풍이 다가올 무렵부터 점점 높은 파고가 일었다. 이런 가운데 산을 넘어 구름 사이로 사라져 가는 태양을 보며 철썩이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물든 바닷가를 눈에 담았다.
휴가 마지막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바비는 무사히 지나갔고 그렇게 휴가는 끝이 났다.
이런 가운데 여름 휴가 기간이 다가왔다. 길어지는 코로나19와의 싸움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칠 때로 지쳐있었지만, 돌아온 여름 휴가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여름 휴가철에는 그 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아 평소에 떠나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해수욕장과 계곡 등으로 피서를 떠났을 터인데, 코로나19 여파로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칫 경고를 무시하고 여행을 떠났다가 사람들이 나로 인해 피해를 입으면 안되니까 휴가를 떠나도 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다행히 감염병 확산이 잦아들어 여행 일정을 짜고 숙소 등을 예약했다.
이번 여름 휴가는 지난 8월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경남 남해로 떠났다. 주변 지인들이 가본 뒤 추천해준 독일마을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검색을 하다 이 지역에 미국마을도 형성이 돼 있다고 해 독일마을에서 놀고, 미국마을에서 쉬어보기로 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에는 무서웠기에 해외로 가지 않아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점도 여행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떠난 남해로의 여행은 코로나19와 맞물려 의도하지 않게(?) 제대로 쉬었다 올 수 있었다.
먼저 가장 가보고 싶었던 독일마을은 기대한 만큼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독일 풍의 주황색 지붕을 한 건물들이 바닷가와 조화를 이루는 데다, 전깃줄을 지하로 매설해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어 탁 트인 전경이 일품이었다.
남해군 삼동면에 자리한 독일마을은 한국 속의 작은 독일로 알려져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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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마을은 1960년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한 뒤 귀국해 정착한 마을이다. 어려운 시기 조국 근대화와 경제 발전에 헌신한 독일 거주 교포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해 남해군이 조성해 분양했다. 지난 2015년 39집을 완공, 교포들이 직접 독일 재료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으로 집을 지었다. 귀국해 정착한 독일 교포들은 젊었을 적부터 근검절약이 몸에 베어 있어 집을 가꾸거나 정원을 손질하며 생활한다고 한다.
이가운데 20여 집은 부업으로 펜션을 운영 중이다.
이곳이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MBC드라마 ‘환상의 커플’(2006)의 촬영지가 되면서부터다.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이국적인 풍경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미있는 이름을 지닌 총 40여 개의 펜션들이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퍼져 있다. 베를린과 에센, 함부르크, 요하네스, 프랑크푸르트 등 지역명을 따오거나 베토벤 및 괴테와 같이 독일 출신 음악가와 철학자 겸 작가의 이름을 하고 있어 위트있게 다가왔다. 독일의 시골 마을에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메인 거리에는 독일식 소세지와 맥주를 파는 펍, 독일식 족발 슈바인 학센 등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 독일 풍경이 담긴 엽서를 판매하는 선물가게 등이 즐비해있다. 그러나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이곳만의 특색을 찾기 힘든 영업장과 상업적인 공간이 많아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흥을 떨어뜨리기도 해 아쉬웠다.
독일식 음식과 풍광을 즐긴 뒤 찾은 미국마을은 상당히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남해군 이동면에 위치한 미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고, 입구에 들어서 쭉 걸으면 미국의 한 한적한 주택가를 연상시키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대저택부터 여러 방으로 나눠진 펜션까지 건물 외관과 주변 정원 등에서 미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곳은 펜션 20여 채, 카페가 한 군데 밖에 없을 정도로 독일마을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독일마을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데다 상업적으로 꾸며졌다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나 이외 상점 등이 전무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게 다가왔다. 그렇다 보니 사람이 몰리는 것을 최대한 피하며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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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마을 역시 독일마을처럼 미국에서 지낸 교포들이 노후 생활을 국내에서 영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를 통해 실질적인 인구 유입효과를 내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식 주택 21동과 복지회관, 체육시설들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 머무르며 마을 뒤에 자리한 호구산에 살짝 올라가기도 했다. 여행에 맛있는 음식은 포기할 수 없어 주변 맛집을 검색, 여행의 대부분을 숙소에서 포장해온 음식을 먹고, 동네를 산책하며 보냈다.
이 주변을 드라이브하며 광주와 전남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바다로 끝없이 이어진 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에서는 산허리를 따라 농작물들이 바닷가를 바라보며 계단식으로 형성돼 있었다. 국가명승제 제15호인 다랭이논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기 위해 마을 안으로 들어갔는데, 다녀와서 보니 맨 윗쪽 찻길 부근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그곳에서 한 눈에 풍광을 담을 수 있었다.
여행 기간 동안 날씨가 너무 뜨거워 남해에서 가장 높다는 망운산에 올라갈 계획은 지키지 못했다. 늦은 시간까지 늦잠을 자느라 산중턱에 올라 경치를 보며 라면과 파전을 먹는다는 일정도 지키지 못했다.
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에어컨으로 더위를 식히며 숙소에서 창문넘어 바다를 바라보는 휴식을 즐길 수 밖에 없었다.
여행의 일정이 끝나갈 무렵 일몰을 보기 위해 서면 서상리로 자리를 옮겼다. 여행 기간 내내 바닷가를 찾았는데 첫날은 잔잔했지만 태풍이 다가올 무렵부터 점점 높은 파고가 일었다. 이런 가운데 산을 넘어 구름 사이로 사라져 가는 태양을 보며 철썩이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물든 바닷가를 눈에 담았다.
휴가 마지막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바비는 무사히 지나갔고 그렇게 휴가는 끝이 났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