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걸으면서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시대공감]이은주 광주 서구 보건소 건강증진과 팀장
서구 맨발걷기 지역문화 만든 건강전도사
직접 걸어보니 의구심이 확신으로 변해
구민 건강증진 향상 위해 30년간 힘써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4년 08월 02일(금) 23:05
(2024년 7월 134호=글·윤용성 기자, 사진·최기남 기자)
“직접 걸어보니 의심이 확신이 됐습니다. 맨발걷기 두려워하지 마세요.”
최근 도심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힐링 산책하는 맨발 걷기가 시민들 사이에서 건강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전국의 맨발걷기 붐을 선도하고 있는 광주 서구에서는 ‘맨발걷기’가 하나의 지역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그 중심에는 ‘솔선수범의 아이콘’ 이은주 서구청 보건소 건강증진과 팀장이 있다.
이은주 팀장은 공직생활을 30여년 하면서 갖춰진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서구청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에 항상 적극 참여하며 주민 건강증진 사업의 선봉에 서 있었다. 또한 손을 대는 사업마다 성공적인 성과를 내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서구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고 있다. 지난 1994년 간호직으로 임용된 그는 지금까지 주민들의 양질의 의료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서구청 내 몇 안 되는 건강전도사 중 한 명이다.
이 팀장이 건강 증진에 있어 손꼽히는 인재로 거듭나는 데는 학생 시절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컸던 심성이 큰 몫을 했다.지난 1998년 서영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해 다양한 간호학을 접했던 그의 관심을 끈 것은 지역사회 간호학이었다.학교생활을 하며 보건소 실습에 나설 당시 지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졸업 후 자신의 전공 분야에 맞춰 일반 병원에 취직한 그에게 병원 간호사라는 직업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직업상의 만족도를 높여주지는 못했다.이에 이 팀장은 직장 일을 하며 간호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지난 1994년 임용하게 됐다.그가 간호직으로 첫 임용됐을 때는 방문 간호사 서비스가 처음으로 시행되던 시기였다.
가정 방문 실태 조사를 하면서 주민들에게 건강 관련 사업을 설명해 주고, 기초 건강 향상을 위한 조언을 해줬고 이것이 이들의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험했다.
매일 매일 가정방문을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주민 건강증진에 진심이었기에 직업 만족도는 갈수록 높아졌고 이것 저것 공부하다보니 ‘건강 사업 전문가’로 거듭나게 됐다.이제는 서구의 건강 사업을 기획하고 평가하고 추진하는 등 건강 증진 사업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그는 “늘 베풀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며 “간호직으로 임용돼 주민들에게 다양한 건강 관련 혜택을 주고 주민들의 만족도 높은 반응을 지켜보면 나 또한 뿌듯한 마음이 들며 즐겁다”고 말했다.
임용 후 ‘주민들에게 질 좋은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일념 하나로 일해 왔던 그에게도 고비가 있었다.지난 2022년부터 서구가 추진하고 있는 ‘맨발걷기’였다.일상 속 걷기 사업의 하나였던 맨발걷기를 본격 추진해보자는 김이강 서구청장의 한 마디에 이 팀장은 의구심부터 들었다.만성질환을 앓으며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기 때문이다. ‘시도라도 해보자. 해보지도 않고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후회로 남을 수도 있다’는 김 청장의 적극적인 설득에 이 팀장은 마지못해 사업 계획을 준비하게 됐다.
이 팀장은 맨발걷기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 내내 의구심이 들었지만 솔선수범의 아이콘답게 ‘그래 내가 걸어보고 결정하자’고 결심했다.당시 북구에서 거주했던 이 팀장은 전남대학교 운동장을 찾아 신발과 양말을 차례차례 벗은 뒤, 운동장 가장자리를 조심스레 걷기 시작했다.

맨발로 걷는 이 팀장의 모습을 보는 주변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고, ‘그래도 벗었으니 세 바퀴는 돌아보자’는 생각에 이 팀장은 묵묵히 운동장을 걸었다.첫 바퀴를 걸을 때만 해도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며 자괴감에 빠져 있던 이 팀장에게 소름이 돋는 순간이 찾아온다.두 바퀴째 걸음을 옮기는 순간 발바닥을 통해 촉촉한 기운과 함께 온몸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낀 것이다. 그는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그 자리에서 5분 동안 서 있기도 했다.
그 기분에 취한 채 순식간에 세 번째 바퀴의 걸음을 마무리한 후 또 한 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신발을 신고 늘 무겁게만 느껴졌던 걸음이 신발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이 너무 가벼웠기 때문이다.
또 늘 밤새 뒤척이며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일쑤였는데 이날 만큼은 잠자리에 들어 다음 날 아침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한 것이다.이후 ‘한 번 걸어나 보자’했던 이 팀장의 맨발걷기 첫 걸음은 일주일에서, 한 달로, 1년여로 기간이 늘었다.건강도 눈에 띠게 좋아졌다. 평소 당 수치가 높아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았던 이 팀장은 맨발걷기 이후 검진에서 병원에서 놀랄 정도로 당 수치가 낮아졌다.
그는 “처음에는 맨발로 걷는 모습을 본 시민들의 시선이 불편했고, 평소 운동과는 거리가 있었던 만큼 솔직히 욕도 많이 했다”면서 “막상 내가 걸어보고 효과를 겪어보니 주민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22년 상무시민공원에 600m 맨발로를 처음 조성한 서구는 근린공원, 학교 운동장 등 18개 동 22곳에 총 길이 7.7㎞의 맨발로를 완성했다.
시민들의 호응도 높다. 각 동별 맨발걷기 주민 동호회에 270여명의 주민이 참여해 매주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맨발걷기 관련 다양한 교육 및 프로그램에 주민 모두가 적극 참여하고 있어 자리가 부족할 정도다.또한 서구는 맨발걷기 붐에 맞춰 지난 5월 ‘함께 서구 맨발로 서구’를 주제로 호남권 최초 도심맨발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 맨발걷기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축제 참가자들은 맨발걷기를 비롯해 황토체험, 권택환 대한민국맨발학교 교장의 미니강좌와 현장에서 묻고 답하는 즉문즉답, 힐링음악회, 치매예방 인지강화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축제 주제곡 ‘맨발의 청춘’에 맞춰 건강체조도 배웠다.이 팀장은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 건강한 삶을 책임지고 지속가능 발전 목표에 부합되는 활력이 넘치는 건강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는 “모든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부담감이 크다. 맨발로 사업은 공직생활 중 가장 큰 걱정이었다”며 “시민들 모두가 좋아하는 모습에 부담감이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도 신뢰와 배려, 동행의 가치를 확장시키고 주민과 함께 만드는 건강도시 서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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