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을 정성 모아…시민이 주인인 거리예술축제 만든다

[문화현장 사람] 김호준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예술감독
30여 년 마당극 펼친 첫 지역 예술인 출신 감독
전문연희단체 놀이패 신명·극단 깍지 대표 활동
세월호모임 등 활발 사회 전반 메시지 전달 이력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10월 05일(수) 17:55
(2022년 7월 제110호=정채경 기자)거리예술축제인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올해 6년째를 맞이했다. 축제 개막식이 지난달 4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광주댄스연합팀과 시민 등 100인이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올해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마을공동체네트워크와 함께 광주 곳곳에서 축제를 펼친다. 마을마다 이뤄져 온 마을축제가 프린지와 결합해 시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축제를 선보이며, 막바지에 가서는 다함께 5·18민주광장으로 나가 크게 한 판 벌인다는 콘셉트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거리예술축제인데 지역에는 거리예술을 선보이는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이 마련돼 있지 않아 그동안 타 지역 예술인,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해외 예술인들이 주로 참가한 반면, 올해는 지역 예술인들의 무대가 주를 이루고 한 단체가 한 번만 공연한다는 점도 달라진 포인트다.
이처럼 달라진 올해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중심에는 김호준 예술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지역을 거점으로 30여 년 간 마당극을 펼쳐온 지역 배우이자 연출가 출신이다. 그의 예술감독 선임은 그동안 행사 기획 분야 출신들이 예술감독을 맡았던 것과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번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 관심이 쏠리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사회 전반에 대한 여러 메시지를 던져온 예술인인 그가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첫 지역 예술인 출신 감독이라는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한 것은 물론, 2년 여 간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축제가 오랜만에 대면으로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첫 지역 예술인 출신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예술감독이어서 책임감이 커 어깨가 무겁다"면서 "축제를 지역 정서에 맞게 펼쳐내는 방향으로 그간 쌓아온 예술가, 시민단체, 마을공동체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민이 축제의 주인이 된다는 축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호준 예술감독은 그동안 사회 전반에 관한 메시지를 작품으로 전달해왔다. 특히 30여 년간 마당극에서 풍물과 판소리, 탈춤 등 전통연희 중심 몸짓을 기반으로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놀이패 신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996년 대학교 4학년 2학기에 마당극 전문 연희단체 신명에 입단해 활동하다 대표를 맡아 거리나 무대를 막론하고 날 선 풍자로 시민들에 웃음을 안겨준 신명을 이끌어서다.
신명의 창단 30주년이던 해 그동안 정기공연한 작품을 노동·농민·청소년·통일·광주항쟁 등 5개 분야로 나눠 구성한 기념공연 ‘감(感)·동(動)’을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신명에서 탈춤 형식을 빌어 사회풍자를 한 마당극을 전라도 굿과 결합한 작품으로 시민들을 만나오다 2014년 극단 깍지를 창단, 4·16세월호참사와 5·18민주화운동을 엮은 ‘기억의 길’ 등 전통연회와 창작탈굿으로 시대를 담은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냈다.
그는 2015년 5·18민주화운동 35주년 특별공연인 ‘오월의 노래’에서 윤상원 열사로 분했고, 2017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에서는 오월 행방불명자를 다룬 1인극 ‘망대’ 역을 소화해 열연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2018년에는 5·18 37주년 전야제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이와 함께 촛불집회 당시 공연과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추모공연 등도 펼쳤다. 그렇게 구축해 쌓아온 인적네트워크가 자산이 됐다.
올해 광주프린지페스티벌도 이같은 활동 연장선 상에서 이뤄진다. 광주정신인 공동체를 복원해 다함께 정성을 모으는 축제로 만든다는 취지로 ‘시민, 예술애(愛) 물들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민주·인권·평화라는 공동체 정신을 담아내고 시민과 예술이 중심이 되는 축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키워드는 정체성, 참여와 연대, 모심과 확대이다.
먼저 정체성은 공동체정신을 강화하고 기후 위기 대응에 동참해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만의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어 광주공동체 회복 및 시민 참여 활성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참여와 연대는 마을마다 열리고 있는 축제의 기획단과 협력해 이를 광주프린지페스티벌로 끌어들여 이들의 참여 시스템을 만들어간다는 취지다. 또 모심과 확대는 다양한 장르의 지역 예술인의 참여를 확대해 지역 예술인의 권익을 신장한다는 목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시민들에 다가가는 프린지, 사람들이 정성을 보태 함께 즐기는 프린지가 될 수 있도록 해야죠. 그게 하나하나 모여 민주광장에서 결집, 총정리판이 벌어질 수 있도록 할 전망입니다."

지역 예술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올해는 그동안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 관심을 안보였던 단체들이 다수 참여했다. 공모한 150개팀 중 서류가 미비한 팀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145개 팀의 참가가 확정됐다. 김 예술감독은 이처럼 지역예술계의 참여가 활발한 것을 두고 예술단체별로 예산지급 기준을 세운 점을 꼽았다. 동아리 활동의 기초예술인, 1~3년차 신진예술인, 3년 이상 전문예술단체 등에 따라 각각 30만~150만원, 50만~300만원, 100만~500만원을 기준점으로 잡았다는 설명이다.
"지역 단체들이 이번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좋은 신호죠. 이들이 받을 수 있는 예산을 공개하고 단체의 역량 별로 최저부터 최고까지 기준을 마련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예산이 한정적이다 보니 참여단체의 공연료와 체험료가 터무니 없이 적거나, 모두 똑같이 측정해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경우, 참여단체 접수를 받으면서도 지급할 비용을 공개 안한 경우 등이 있었다고 들었거든요."
이처럼 지역예술인들의 선택을 받은 이번 축제는 광주의 상징적 장소인 5·18민주광장을 시작으로 5개구에서 10회에 걸쳐 펼쳐지는 우리동네프린지, 총 5회 5·18민주광장에서 이뤄지는 민주광장프린지로 나눠 진행된다. 여기에는 각각 92개 팀, 53개 팀이 함께한다. 우리동네프린지의 경우 주최 측이 공연을 펼치면 그것을 보러 관객들이 와주기를 바라는, 기존 수동적 공연 진행에서 벗어나 마을축제 기획자들과 주민자치위원회가 협업해 시민들이 직접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민들이 수동적 문화 향유자로 축제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중심이 돼 이끄는 축제인 셈이다. 축제 개막에 이어 지난달에는 남구 푸른길공원(11일)과 양산호수공원(18일), 수완호수공원(25일)에서 각각 시민들을 만났고 이달에는 첨단 쌍암공원(2일)과 광주에너지테마파크(9일), 광주비엔날레광장(16일), 북구청소년수련관 문화근린공원(23일)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노대동물빛근린공원(8월27일)과 서구 신암근린공원(9월3일)에서도 열릴 계획이다. 민주광장프린지는 9월24일, 10월1~3일, 10월22일에 무대를 앞두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에너지전환 예술 놀이터와 시민예술체험을 운영, 기후 위기 대응에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친환경 퍼포먼스 형태로 줍깅 및 1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활동, 손수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스터 등을 통해 친환경축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특별프로그램은 프린지댄스 챌린지를 운영, 주제곡을 댄스로 만들어 공유하고 우리동네프린지 10개 구역에서 선착순으로 지원한 10개 팀이 예선 경합을 벌이며, 유튜브 조회수, 현장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팀이 출연료를 차등 지급받게 된다.
끝으로 김 감독은 시민들의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시민들의 축제예요. 그러니까 지역예술인과 시민 모두가 구성원으로 참여해야죠.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 곳곳에 자리 잡은 마을과 예술인 등이 한데 뭉쳐 만드는 대표 거리예술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회사연혁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광남일보 등록번호 : 광주 가-00052 등록일 : 2011. 5. 2.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광주 아-00193 등록일 : 2015. 2. 2. | 대표 ·발행인 : 전용준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54 (중흥동 695-5)제보 및 문의 : 062)370-7000(代) 팩스 : 062)370-7005 문의메일 : design@gwangnam.co.kr

본사이트에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