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음악 저변 견인 ‘불혹의 오페라단’

[예술기획] <61>창단 40주년 된 광주오페라
1982년 6월27일 창단 이듬해 처음 ‘춘향전’ 올려
오페라 불모지서 창작 무대·대작 등 꾸준히 선봬
원로예술인과 우리가곡 선사…40주년 공연 예정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06월 09일(목) 18:40
(2022년 5월 제108호=정채경 기자)‘불혹’(不惑). 세상에 태어난 지 40년, 어떤 일에 정신을 빼앗겨 휘둘리지 않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광주에 이처럼 불혹을 맞이한 음악단체가 있다. 광주지역 음악 발전을 견인해온 광주오페라단이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그동안 광주오페라단은 지역 음악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해왔다. 1982년 6월27일 창단한 이들은 오페라를 보려면 8시간, 왕복 최대 15시간을 들여 서울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던 시기, 오페라 불모지였던 광주에 오페라 씨앗을 뿌렸다. 지역에서 마음껏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 지역 음악가들이 힘을 보태 그 소망을 이룬 것이다.
김기준 단장은 광주오페라단에 대해 "음악단체가 몇 안되는 데다 실제로 공연을 보기 힘들었던 시대, 지역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결성돼 광주시민들과 함께 호흡해온 단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창단 이듬해, 창단공연으로 현제명의 ‘춘향전’을 기획, 서양의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는 오페라로 우리 이야기를 선보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들은 이 무대를 직접 보기 위해 줄을 길게 섰고, 좌석이 꽉 차 통로에까지 앉아서 볼 정도로 공연장 안이 빽빽했다.
"6회에 걸쳐 열린 창단음악회 내내 광주시민회관이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700석이 꽉 차 사람들이 신문지를 깔고 통로에서 앉아 보거나 맨 뒤에 서서 볼 정도였으니 1500~1600명이 공연을 본거죠.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사람들이 얼마나 오페라를 보고 싶었으면 그랬을까요. 음악인들도 주머니를 기꺼이 털어 무대를 올릴 만큼 다들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어 ‘라 트라비아타’와 ‘사랑의 묘약’, ‘토스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나비부인’, ‘아이다’, ‘레골레토’, ‘헨젤과 그레텔’, ‘코지 판 투테’, ‘팔리아치’ 등 예술성과 완성도를 두루 갖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특히 ‘돈 카를로’는 광주오페라단만 선보인 무대였다. 창작오페라는 ‘베비장전’과 ‘김치’ 등이 있다.
"광주오페라단은 4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정기공연으로 시민들을 만났죠. 매년 그랜드오페라를 한 편씩 꼭 올렸구요. 이런 단체는 전국에서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2. 오페라 ‘춘향전’ 3. 오페라 ‘코지 판 투테’

광주오페라단은 대작과 창작 오페라 등 다채로운 무대를 올려왔다면, 광주시립오페라단이 2017년 창단한 뒤에는 정통 오페라 보다는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오페라란 이런 것이구나’ 알 수 있는 무대를 선보여왔다.
광주오페라단은 공연 일정이 잡히면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감독이 작품을 맡도록 하고, 배역에 어울리는 주역을 그때 그때 캐스팅하는 방식으로 무대를 구성했다.
오랜 세월 단체가 운영됐기에, 초창기에는 5명이던 운영위원 5명이 현재는 12명으로 늘었다. 단장은 2년 임기제로 현재 임해철·길해령·김기준씨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이 가운데 김기준 단장은 단체가 창단한 지 10년이 된 1992년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10년간 단체의 안팎 살림을 책임졌다. 단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2017년부터 햇수로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광주오페라단은 몇년 전부터 원로예술인들과 한국가곡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한국가곡의 향기’라는 타이틀로 2018년과 2019년, 지난해와 올해 여러 가곡을 들려줬으며 특히 김경양, 김승일, 심동민, 박지영, 정애련, 한민석 등 광주·전남지역 작곡가들의 작품도 꾸준히 조명해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먼저 광주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8년과 2019년 선보인 공연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로 무대를 나눠 이틀간 가곡을 들려줬다. 전문 성악가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곡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이 무대에 올라 한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원로예술인들과는 지난해 강진과 해남, 목포, 광주에서, 올해 보성, 순천, 광주, 광양에서 가곡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80대인 박채욱 광주교대 명예교수를 비롯, 총 6명의 원로예술인이 무대를 빛냈다.
"우리 정서에 걸맞은 음악을 우리가 안부르면 누가 부르겠어요. 광주오페라단의 가곡 무대는 콧노래처럼 따라부를 수 있는 ‘가곡 되살림운동’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전문 성악가들과 우리가곡 애호가들이 모두 무대에 올랐던 2018년과 2019년, 원로예술인이 지방을 순회하며 공연한 2021년과 올해 우리가곡을 조명하는 무대를 펼쳤습니다."
가곡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 요즘, 우리말로 귀에 익숙한 곡을 들려줘 사람들의 추억을 끄집어내 여느 오페라 무대보다 호응이 높다고 한다. 또 관객들이 연주곡들을 곧잘 따라부르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광주오페라단은 올해 40주년을 기념해 창단 당시 선보인 ‘춘향전’을 오는 6월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총 4회에 걸쳐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창단 당시와 창단 10주년, 30주년에 재공연, 광주오페라단의 상징적인 작품인 만큼 이를 통해 40년간 쌓인 관록을 가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광주오페라단은 단체가 지천명, 이순, 환갑 등을 맞이하며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광주오페라단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연극과 미술, 조명, 의상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오페라를 공연하기 위해서는 제작비가 늘 부담이지만, 지금까지 감수해왔듯 우리 손으로 잘 만들어갈 거예요. 다들 직접 나서서 입장권을 판매하는 등 발휘한 열정을 잃지 않고 꾸준히 감동적인 무대를 펼칠 겁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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