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심 완만한 성장세 기대 내수회복이 관건

[새해 경제전망]홍철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
반도체 경기 반등·미국 성장 등 글로벌 여건 호전
고금리로 소비위축…늘어난 가계·기업대출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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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반기 2% 중반까지 하락 전망
통화 긴축기조 당분간 유지…부동산 회복도 더딜듯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4년 04월 10일(수) 23:03
(2023 12월 128호=글 정현아 기자·사진 최기남 기자) 최근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바닥을 벗어나고 있지만, 고금리·고물가 후폭풍으로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물가는 오르면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터널에 갇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는 빚 부담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상당수 기업들이 새해 경기회복에 대해 회의적 전망을 내놓으며 긴축경영에 나서는 모습이다.홍철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등 우려에도 올해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계 및 기업 대출의 높은 증가세,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 등은 향후 내수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 본부장을 만나 새해 지역경제 전망과 정책 방향 등을 들어봤다.

물가와 저성장, 경기 부진 등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있다. 새해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지난해 국내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IT 경기가 반등하며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에도 성장세 개선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 반등과 양호한 미국의 성장 등에 힘입어 향후 국내 경기가 수출을 중심으로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4%에서 올해 2.1%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크게 살아난 펜트업(pent-up) 효과가 소진된 데다 고금리 등으로 최근까지도 소비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가계 및 기업 대출의 높은 증가세, 부동산 PF 대출 등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한 연체율 상승 등이 향후 내수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표로 보는 광주·전남 지역경제 상황을 진단한다면.

우리 지역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선되기 시작한 국내 경제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호황을 기록했던 자동차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위축되고 있다. 게다가 위니아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여파 등으로 가전제품의 부진마저 심화되면서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감소로 전환됐고, 소비 회복세도 미약하다. 전남은 지난해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하에서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 주력산업이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최근 기저효과 등으로 주력산업의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는 있으나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주력품목 부진으로 인해 견고했던 광주 수출 전선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향후 수출 전망은 어떤지.

지난해 광주지역 주력산업의 수출을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IT경기 하강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으나, 자동차의 생산 차질문제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 등으로 해소되고 친환경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호황을 보이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친환경차 수요 둔화, 출하 대기수요 소진 등으로 자동차의 수출 증가세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나, 대신 IT경기 회복 등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여타 부문의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도 경기침체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광주·전남지역 가계부채 상황은.

광주·전남지역의 가계부채 규모는 2022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 DSR 등 규제 강화에 따른 대출 수요 축소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광주의 경우 지난해 2·4분기 기준으로 지역내 소득(GR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8%로 가계부채 규모가 5대 광역시 평균(98.2%)보다 상대적으로 큰 수준이고,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어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자도 갚지 못해 사실상 ‘무수익’으로 분류된 부실대출이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자영업비중이 높은 광주지역의 경우 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규모가 급증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한 대책은.

광주·전남지역 자영업의 부실위험률과 연체율이 코로나19 이후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또한 자영업자 부채 중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부동산 가격 하락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변동금리 비중이 크고 대출금리가 더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증가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이 늘었다.
금융기관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소상공인의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한 대환 프로그램, 채무재조정 등을 활용해 부채의 안정적 관리 및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겠다. 지자체에서는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거래 관련 교육 등을 활성화하고, 원활한 폐업과 사업전환이 가능하도록 창업교육 프로그램 제공 및 기타 행정상의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행도 자영업자 부채 및 연체율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자체·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향후 물가와 금리 전망은.

소비자물가의 경우 지난해 7월까지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들어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올해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하락,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추세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2024년 상반기 중 국내 소비자물가가 3% 내외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에는 2%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기상이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전개 양상 등과 관련된 상방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된 상황이다.
통화정책의 경우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당분간 긴축기조가 유지되고 기준금리도 현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우선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하는지를 지켜봐야 하고, 그 외에 경제성장과 금융안정, 세계경제와 국제유가 등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

부동산경기 회복 전망은.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폭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는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등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주택시장 부진이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9월까지 반등하던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세가 10월 이후 둔화되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의 상승 기대가 약화되고 있는 데다 지역 내 경기가 악화되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늘어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았을 때 지역 부동산경기 회복을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지난해 12월 광주상공회의소, 전남대학교 지역개발연구소와 함께 지역경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지역경제에 희망적인 시그널을 꼽는다면.

지난해 국내외 경기 둔화 등으로 우리 지역경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광주의 경우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감소로 전환하고 소비도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고용상황만큼은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지속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경제는 미래차 특화단지 유치, AI데이터센터 개소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고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당분간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면 지역경제도 차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지역 일자리 창출 정책과 과제’를 주제로 광주상의등과 세미나를 열었다. 핵심 내용을 소개해 달라.

지난 12월14일 열린 세미나에서는 광주·전남지역의 청년고용 부진 원인을 지역경제 역동성 저하,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으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특화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산업 육성, 노동시장 불균형 및 정주여건 개선 등 다양한 정책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고용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 기존 산업과 고용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성장 육성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새해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의 목표와 정책 방향은.

우선 지난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중고의 여파를 겪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고 지역 전략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자금(4300억원)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한다. 지난해 8월 위기징후지역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예방적·선제적 자금지원을 위해 광주·전남중기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대유위니아그룹 법정관리신청에 따른 협력업체의 자금조달 애로를 줄이기 위해 신속히 특별자금을 지원했다. 새해에도 지역기업의 경영여건과 미래산업 발전 전략 등을 적기에 반영해 자금 지원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지역사회 싱크탱크로서의 역할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 지역 현안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조사연구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주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광범위한 수요조사를 통해 시의성 있는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현실성 있는 정책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겠다. 이와 더불어 지역인재 육성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수요층에 맞춘 다양한 지역특화 경제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중소기업 지원, 공동 정책과제 모색 등 정책 효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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