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지역특성 반영한 건축물

[문화재다시보기]구례 천은사 일주문
석재 문지방 가치 등 인정받아 보물 지정
통행료 논란 천은사 힐링 장소로 거듭나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3년 11월 27일(월) 18:13
(2023 10월 125호=글 여균수 기자) 한때 지리산 통행료 징수 논란으로 국민적 빈축을 샀던 구례 천은사가 요즘 탐방객들의 방문이 끊어지지 않는 사찰로 거듭났다.
2019년 환경부와 문화재청, 전남도, 천은사가 공원문화유산지구 통행료를 폐기하는 업무협약을 맺음으로써 통행료 징수가 사라졌다. 통행료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는 천은사 주변 탐방로를 개설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천은사 운영기반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만들어진 탐방로가 인기를 끌면서 천은사가 힐링사찰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사실 천은사는 그 어떤 절보다도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고찰이다. 신라 중기인 828년에 인도의 승려 덕운이 중국을 통해 신라에 들어 왔다가 창건했다는 설이 전해왔으나, 875년에 도선이 창건하고 후에 덕운이 고쳐 지은 사실이 와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름은 병든 사람을 샘물로 치료하는 곳이라 해 감로사(甘露寺)였다.
고려 때 절이 번성해 ‘남방제일선원’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임진왜란 등을 겪으며 소실됐고, 광해군 2년인 1610년에 개창됐다. 조선 숙종 때인 1679년에 단유가 2년에 걸쳐 절을 크게 중수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고, 이름도 천은사로 개칭됐다.
천은사에는 보물 제924호 극락전 아미타후불탱화, 보물 제1340호 괘불탱, 보물 제1546호 금동불감, 보물 제2024호 극락보전, 그리고 보물 제2202호인 일주문까지 모두 5개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다. 또 천은사 삼장탱화가 전남도 유형문화재 제268호이고 천은사 자체가 문화재 자료로 등록돼 있는 등 사찰 자체가 문화재 그 자체이다.
천은사의 첫 얼굴이 바로 일주문이다. 일주문은 사찰에 들어서는 산문 가운데 첫 번째 문을 말한다.천은사 일주문에는 재밌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 임진왜란 당시 화재로 소실된 절을 중건할 때, 샘에 큰 구렁이가 자꾸 나타나 잡아 죽였더니 샘이 솟아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샘이 숨었다는 뜻으로 천은사로 바꾸자 그 뒤로 원인 모를 화재와 재앙이 끊이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조선 4대 명필인 이광사가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를 물 흐르는 듯한 서체로 써서 일주문 현판으로 걸었더니 그 뒤로 재앙이 그쳤다고 한다.
일주문은 정면 1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축물이다. 장대석을 쌓아 기단을 올렸으며, 기단의 윗면은 화강암 판석으로 마감했다. 일주문의 기둥은 굵은 주기둥 2개를 나란히 세우고 주기둥 앞뒤로 2개의 원형 보조기둥을 각각 세웠다.
주기둥 사이에는 목재가 아닌 석재로 된 문지방석이 있다. 이처럼 석재로 된 문지방석이 주기둥 사이에 있는 것은 천은사 일주문이 유일하다고 한다. 천은사 일주문의 건립 시기는 기록이 없어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문화재 전문가들은 현판의 연대와 전체적인 건축양식을 통해 그 시기를 17~18세기로 유추하고 있다. 천은사 일주문은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구례 지역 건축물에서 발견되는 지역적 특징이 반영돼 역사적·학술적·건축적 가치가 크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12월28일 보물로 지정됐다.
일주문을 지나면 계곡에 걸린 다리와 누각을 겸한 수홍루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고색창연한 극락보전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든다. 승려와 신도들의 회합장소인 보제루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유명하다. 이번 가을, 걷기 좋은 곳을 찾고 있다면 천은사를 강력 추천한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회사연혁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광남일보 등록번호 : 광주 가-00052 등록일 : 2011. 5. 2.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광주 아-00193 등록일 : 2015. 2. 2. | 대표 ·발행인 : 전용준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54 (중흥동 695-5)제보 및 문의 : 062)370-7000(代) 팩스 : 062)370-7005 문의메일 : design@gwangnam.co.kr

본사이트에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