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D 보급 국내 1위 ‘소리없는 살인’ 방지 [기업특집]㈜나눔테크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2025년 02월 06일(목) 17: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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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럽게 심장 활동이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바로 ‘급성심장정지’다.질병관리청의 급성심장정지조사를 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급성심장정지 환자 수는 3만5018명으로 한 해 평균 3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몇 명이나 일상으로 돌아갔을까.환자 수 대비 생존율은 7.8%(2701명)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이처럼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급성 심장정지를 막기 위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개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중인 지역 강소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그 주인공은 광주 북구 첨단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나눔테크(대표이사 최무진)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나눔테크는 ‘의료산업 불모지’로 불리는 광주에서 ‘강한 의료기업 완성, 사회적 책임 완수’를 슬로건으로 내건 의료기기제조 전문기업이다.
주력상품인 자동심장충격기(AED)를 비롯해 고주파 자극기, 경추 스트레칭 마사지기 등 건강과 생명에 밀접한 의료기기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나눔테크는 설립 당시 의료기기 개발로 출발했다. 자녀들의 키 성장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의 수요 등을 겨냥, ‘엑스선골밀도측정기’를 첫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이는 대학 졸업 후 의료기기 회사에서 5년간 영업사업으로 뛴 최무진 대표의 혜안이었다.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정부는 2005년을 기점으로 저출산 대책을 본격화 했다.자녀를 적게 낳고 아낌없이 투자하는 ‘골든 키즈’ 세상이 열린 것이다.
이에 최 대표는 관련 사업에 대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던 전문가를 찾아가 기기제조 기술을 습득했고, 이를 제품화해 시장에 출품했다.나눔테크의 골밀도측정기는 환자 뼈의 양을 골밀도(BMD)라는 값으로 측정하는 기기다. 골다공증을 진단하는데 주로 이용되는데 요추와 대퇴부를 측정, 정상인의 골밀도와 비교해 얼마나 뼈의 양이 감소됐는지를 평가한다.
골다공증 위험요인이 있는 폐경 전 여성 등 주로 고령의 환자가 사용 대상자이지만 최 대표는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몸을 누이는 ‘베드’를 통해 기기의 수요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로까지 넓히는 데 성공했다.금세 싫증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특성을 고려, 베드가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3초 내에 골밀도를 측정하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고, 측정결과는 10초 이내 도출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소위 ‘대박’을 터트리게 됐고, 나눔테크는 매출 30억원을 기록,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지금의 주력상품인 자동심장충격기는 지난 2008년 광주과학기술원(GIST)과의 공동 기술개발업무 제휴 협약을 통해 탄생했다.
당시 GIST는 자동심장충격기 기술을 개발한 상태였고, 제조사를 찾는 중이었다. 최 대표는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되면서 사업을 따 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렸다.그도 그럴것이 2008년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요 공공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자동심장충격기 설치가 의무화 됐기 때문이다.현재 이 법은 보건관리자를 둬야 하는 사업장 중 상시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장을 넘어 5인 이상 사업장으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확실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최 대표는 GIST와의 연계에 심혈을 쏟았지만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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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개발을 이미 끝낸 GIST 입장에서 어느정도 자본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 급 이상의 기업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당연히 나눔테크는 업무 제휴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당초 GIST가 접촉했던 기업들이 사업을 주저하면서 결국 기회는 나눔테크에게 돌아갔다.나눔테크는 관련 특허 2건을 출원한 데 이어 2011년에 는 우수조달제품에 등록되는 성과를 이뤄냈다.나눔테크의 자동심장충격기는 심정지 환자의 심전도(ECG) 파형을 분석하고 심정지 여부를 판단,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정상리듬으로 회복시키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특히, 타 업체의 제품과 차이점은 구성품의 배터리와 몸에 부착하는 패드가 ‘일체형’이라는 점이다.지금은 나눔테크에서도 일체형과 분리형 모두를 생산하고 있지만,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분리형이 주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나눔테크의 일체형 자동심장충격기는 촌각을 다투는 심정지 환자에게 빠르게 부착하고 충격을 가할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이 컸고 실제 이는 주효했다. 2014년부터 조달시장에서 나눔테크의 자동심장충격기는 부동의 1위다.올해도 상반기 전체 조달시장에서 31%를 점유했다. 2010년부터는 해외수출에도 눈을 돌렸다.올해 기준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일본이 37%로 가장 비중이 높다. 이어 대만(20%), 중국(10%) 등 순이다.
R&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나눔테크는 매년 전체 총매출의 20% 가량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다.나눔테크의 제품 판매수익금 일부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한적십자사 등에 기부한다.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액 중 1.45%를 기부한 상태다.
최무진 나눔테크 대표는 “우리 제품 하나하나가 고객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철저하고 신속한 사후관리의 실천을 통해 고객들이 믿고 쓸 수 있는 안전한 최상 품질의 제품, 무결점 제품으로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자동심장충격기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만큼 R&D 투자를 거쳐 또 다른 사업인 경추 스트레칭 마사지기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