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 기반시설과 용수 관리, 농어촌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전개하고 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농어촌과 함께 해 온 대표 기관이다. 이 가운데 농도에 위치한 전남지역본부는 그 역할과 비중이 더욱 크다.
올해 초 취임한 윤석군 전남본부장은 소통과 농업관련 식견을 바탕으로, 이 같은 일과 사업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함평 출신인 그는 1986년 한국농어촌공사에 입사한 그는 전남지역본부 뿐만 아니라 지사와 본사의 업무까지 두루 섭렵한 지역 토박이 경제단체장이다.
게다가 대학원에서 수문학전공 공학박사를 수료하는 등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농업전문가로도 정평이 나있어 광주ㆍ전남지역의 농어업과 농촌발전을 이끌어갈 선두주자로 기대가 크다.
이에 윤석군 전남본부장으로부터 농어업 중추 기관으로서 지역농업 발전을 위한 청사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전남지역본부장 취임 소감과 각오는?
학창시절부터 성장해서까지 광주전남지역에서 지내온 지역토박이다. 전남본부에서도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3년 만에 본부에 돌아오니 감회가 더 새롭다.
고향에서 농어촌과 지역발전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또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 우리 농어촌이 처해 있는 환경은 여러모로 어려운 실정이다.
급격한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해져 있는데다가, 농어촌 고령화와 공동화가 심해지고 쌀값까지 하락하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농어업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역 농어민과 고락을 함께하는 심정으로 우리 농어업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노후화된 시설물에 대한 점검과 보수를 통해 재해를 예방하고 과학적인 물관리 시스템을 확충해 공사 본연의 사업을 충실하게 진행하면서, 농지범용화와 밭 주산지정비, 어촌수산분야 확대 등 미래 성장 동력사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전남본부에서 사업 부서를 모두 한 번씩 맡아본 걸로 알고 있다. 부장이라는 자리에서 볼 때와 본부장이라는 자리에서 보는 시야가 다를 것 같은데.
아무래도 종합적인 시각에서 보게 되는 것 같다. 담당부서 부장이었을 때는 타 부서와의 협업보다는 자기부서 위주로 업무의 흐름을 봤다면 지금은 더 큰 그림을 그려보게 된다.
제가 이미 겪어 본 일들이라서 부장들과 직원들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같이 매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소통하는 계기가 더 많아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실제로 취임하고 업무보고 때부터 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업무보고는 주요 현안사항을 빼고는 보고서로도 서로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고, 검토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담당자들과 함께 수정해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각 부서별로 업무보고를 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과 생각들을 들어봤다. 지사 업무보고 또한 직급이나 내용에 상관없이 말 그대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보자고 했다.
이렇게 한번 소통의 문을 열어놓으면 분명 어려운 이야기들도 쉽게 꺼내고 서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본부 전체 직원이면 숫자가 꽤 될 텐데요, 직원들 반응이 좀 특별했을 것 같다.
그렇다. 본부 내근 직원이 140명, 지사 직원들이 570여명이니 한 명 한 명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물리적으로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중에는 업무적인 질문이나 아주 개인적인 질문도 있었고 건의사항도 있다 보니 아무래도 직원들과 거리감이 상당히 좁혀진 기분이다.
처음부터 귀 기울여 잘 듣고 소통하지 않으면 자꾸 방향이 어긋나기가 쉽다. 불필요한 일, 형식주의를 최소화하고 창의적으로 업무하자고 제가 아무리 말해도 직원들은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차이를 없애가자는 뜻에서 직원들 의견을 하나하나 듣는 시간을 가졌다.
본부장으로서 직원들에게 약속한 가장 큰 한 가지가 있다.
본부장이나 부장 같은 윗사람 눈치 보며 따르는 선례답습이 아니라, 실무자가 원칙과 규정에 충실하면서 주인정신을 갖고 업무를 추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 이었다.
전남본부 710명 직원들 또한 기본이 바로서고 변화의 흐름에 맞춰 농어업인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펼쳐, 농어업인과 성공을 나누는 한해를 되겠다고 다짐했다.

-농어민을 위해 올해 전남지역본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올해 전남지역본부가 중점을 두는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안전한 영농환경 조성 △지역맞춤형사업 발굴 △성과와 보상이 연계된 실질적 책임경영 정착이다.
전남본부는 광주전남 전체 수리답의 66.7%인 9만8000㏊ 수리답을 관리하고 있다. 기후변화시대에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안전한 영농환경을 만드는 것이 본부 최우선 과제다. 전남본부가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 1046개소를 포함한 2896개의 수리시설물과 총 1만9300㎞에 이르는 용배수로를 철저히 관리해 안전한 영농환경 시스템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노후시설물에 대해 안전점검과 지진에 대한 내진보강을 강화해 재해를 예방하겠다. 그리고 수질, 수량관리를 위해 관수로와 유량계를 설치해 과학적인 물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자 한다.
그리고, 전남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활용한 지역맞춤형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 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수리시설의 유휴부지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사업과 미래 먹을거리 확보를 위한 맞춤형 영농이 가능한 농지범용화와 밭 주산지 정비라든지, 수산자원이 풍부한 우리 지역 강점을 살려 어촌수산분야 사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겠다.
또한 사업추진에 있어서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성과에 따라 공정한 보상과 배분이 이뤄질 수 있는 실질적 책임경영이 정착되도록 하겠다.
이렇게 부서 자율적으로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해서 전남지역본부가 전국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지역본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최근 가뭄으로 물 걱정이 많은데, 올해 상황은 어떤지?
최근 3년 연속 강수량 부족이 장기화 되면서 전남 지역 또한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진도, 영광, 신안 등 서해안 일부지역에는 7월 초부터 약 40여일간 무강우 상태가 이어져 논 마름 현상이 발생했다.
간이양수장과 살수차를 동원해 직접 급수를 진행하면서 가뭄을 넘겼다고 할 수 있다. 올해도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 충청 지방은 겨울가뭄부터 심각하다고 하는데, 우선은 우리지역 저수율은 충분한 상태로 올해 초기 영농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남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 1046곳의 평균 저수율이 71.7%로 지난해 57.8% 보다 높은 상태이고, 우리지역 가장 큰 규모인 4대호(나주호, 담양호, 장성호, 광주호) 또한 전년보다 높은 51.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처럼 무강우 일수가 계속 된다거나 하는 돌발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양수저류가 가능한 모든 저수지에 지속적인 물채우기를 실시해 선제적 대응으로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 물 걱정은 한시름 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노후저수지가 큰 걱정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민관합동점검 국가안전대진단결과, 공사에서 관리중인 저수지 3379곳 중 D등급 받은 곳이 273곳이다.
그중에서 전남본부에서 관리하는 저수지가 120곳으로 전국대비 약 44% 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전남지역에 노후 저수지가 많다는 소리도 되는데, 전남본부는 취약시설물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서 D등급이하 시설물에 대해서는 바로 수리시설개보수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는 지난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총 29곳에 대해 내진과 시설보강, 안전성 강화 등을 위한 정비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런 수리시설개보수 진행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부분이 예산이다보니 농식품부에 관련예산 1600억원 정도를 요청해둔 상태다.

-고령화와 공동화가 심한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
농촌에 일손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고령화되고 공동화가 심화된 결과다. 결국엔 사람이 모이게 해야 하는데, 점점 귀농 귀촌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주거와 소득이 해결되면 공동화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고 본다.
이를 위해선 농어촌 정주여건을 개선해 살고 싶은 곳,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귀농인구가 농어촌에서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계속해서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존 정부 사업을 수탁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농어촌 지역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능동적으로 그려가면서 성공모델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농지은행사업을 강화해 기존 농업인들의 경영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농업인들에게는 소득창출이 가능하도록 역량을 모을 것이다.

-지역 특성을 살린 사업을 강조했는데, 추진 방향은?
지역은 풍부한 농지와 기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1/3이(1046개소) 전남에 있는 농도일 뿐 아니라, 어촌자원도 그만큼 풍부한 곳이 바로 전남이다.
전국 해안선의 절반(전국 1만2682㎞ 중 6032㎞)이, 양식면적의 70%(전국 13만6000㏊ 중 9만4000㏊)가 전남에 있다.
본부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어촌광역수산거버넌스를 진행하며 어촌수산분야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여수 안포를 비롯한 어촌특화역량강화사업 8곳과 해남 송호,중리, 고흥 신평마을 3곳의 어촌 6차산업화사업지구와 내수면수산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화순 내수면 양식단지조성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런 노력에 더해 올해는 해수부에서 시행하는 어촌종합개발사업을 신규로 추진해 어업인의 복지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기울이겠다.

-마지막으로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농어촌공사 본사가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한지도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광주전남 지역민의 성원과 협조 덕분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전남지역본부가 공사와 지역민을 잇는 가교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광주전남지역이 농어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역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농어업이 전남의 발전을 이끄는 중심산업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농어민에게 희망과 소득을 주고, 농어촌에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해 낼 수 있도록 공사에 대한 지역민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더불어 정유년 닭의 해를 맞아 새벽을 알리는 수탉처럼 희망의 기운이 지역민 가정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양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