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광주의 미래상이 그려졌다. 최근 광주시가 확정한 ‘2030도시기본계획’은 도시공간과 분야별 도시발전의 기본방향을 총망라한다. 이번 계획에서 설정한 도시 미래상은 ‘자연과 첨단이 만나는 예술도시’다. 시민 131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이 직접 낙점한 슬로건이다. 공동체가 어울릴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인 ‘자연’ 속에서 학문유행에 가장 앞서 나가겠다는 의미다. 향후 의사결정의 지침이 되는 광주의 미래,
‘2030 도시기본계획’을 살펴봤다.

△도시 계획
2030도시기본계획은 크게 도시공간과 사회 각 부문별 계획으로 구성됐다. 이번 계획의 특징은 계획초기부터 시민과 시가 함께 수립한 시민참여형이라는 점이다. 시민100명, 청소년 31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과 전문가와 NGO(비정부단체) 37명으로 이뤄진 자문위원회, 전문가 그룹의 계획지원단이 참여했다.
2030도시기본계획은 지난 2025도시기본계획상 목표 인구였던 180만에서 10만이 줄어든 170만명을 목표로 삼았다. 인구가 150만에서 정체된 상황과 초고령화 사회를 염두한 결과다. 무분별한 외곽확산을 제한했다는 점 또한 기존 도시기본계획과 차별점이다.
도시 중심지 구조는 2도심·3부도심·7지역중심·3특화중심 체제로 개편됐고 생활권은 7개 대생활권으로 구분됐다.
2도심은 충장로·금남로 일원인 원도심과 상무지구 일원인 신도심이고 3부도심은 첨단·송정·백운지구로 결정됐다. 지난 2025도시기본계획에서 지역중심이었던 백운지구가 부도심으로 승격되며 3부도심이 됐다.
광천, 하남, 수완, 금호, 용봉, 효천, 소태지구가 7지역중심이고 대촌, 광주역, 송암은 각각 에너지 신산업, 복합재생, 문화산업을 특화한 3특화중심이다.
이번 도시구조 개편은 기존 도시구조의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주력했다. 그 동안 광주의 도시 개발은 서쪽 지역에 편향돼 발달해왔다. 일반적으로 도시는 도심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확산되며 발전되는 경향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광주 동쪽지역에 무등산국립공원이 자리 잡고 있어 편향된 발전이 불가피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지가 서쪽으로 확장될수록 동쪽의 구도심과 분리가 심화돼 시민의 도심접근성 저하와 도심 진입시 교통 혼잡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전통적 제조업 중심 개발축으로 도시성장세가 둔화되고 미래 지향적 도시형성에 한계가 있었다. 광주시와 혁신도시가 동일한 생활권으로 작동하고 있으나, 주요 교통축 및 개발축과의 연계가 미흡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신구도심이 균형발전하고 광주가 주변 도시와 연계할 수 있도록 도시구조를 조정했다.
원도심은 미디어아트, 국제문화거리,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및 도심형 IT산업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문화형 도심으로 다시 살아난다.
신도심은 MICE산업(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을 강화하고 공공행정기능과 중심상업기능의 경쟁력을 높여 도시중추기능 담당한다.
첨단 부도심은 나노산업·광산업 등 첨단산업 중심의 도시성장거점으로, 송정 부도심은 KTX경제권 중심의 복합·상업 업무 쇼핑 중심의 부도심으로, 백운 부도심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와의 연계성 및 중심성 강화에 따른 업무 쇼핑 중심으로 성장한다.
7지역중심인 광천(상업,문화,예술), 수완(주거), 금호(MICE,유통), 효천(교육, 주거), 용봉(교육, 주거), 소태(주거), 하남(산업, 물류, 주거)은 각 권역의 주요 생활권중심으로 기능한다.
특화중심인 광주역은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기성시가지와 북부생활권의 도시재생중심거점이 되고 남쪽 특화중심인 대촌지역 일대는 에너지 신산업벨트 등 첨단산업 육성을 통한 신산업 거점으로 개발된다. 송암지역은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및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문화산업 중심으로 거듭난다.
도시 중심지체계 변경에 발맞춰 생활권은 7개로 결정됐다. 생활권은 도시생활의 실질적 범위로 공공행정, 교육기관, 의료기관, 문화·상업시설, 교통서비스 등을 고려해 유사한 특성을 갖는 공간적 범위를 말한다.
중앙권(원도심, 광주역, 농성)은 국립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도시재생거점으로 육성된다. 민주·인권·평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정체성을 관광자원화 한다. 광주역사 유휴부지 복합개발도 예정됐다.
상무권(상무지구, 마륵동, 금호)은 유통·업무중심지이자 MICE산업 중심지로 도약한다. 제2컨벤션 센터 완공, 마륵동 공군탄약고 이전 등이 구상되고 있다.
동부권(무등산생태문화공원, 용봉 등)은 역사·문화관광산업과 생태예술문화의 거점으로 강화된다. 구 광주교도소 부지를 민주인권평화 복합공간으로, 무등산과 광주호 일원을 생태예술문화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남부권(서석, 봉선, 효천)에는 문화콘텐츠 개발과 에너지 신 산업벨트 센터 구축이 추진된다. 이로써 백운부도심 중심의 비즈니스 타운 조성과 사람중심 교통체계로 부도심 기능 육성이 가능하다.
북부권(첨단, 일곡)에는 노후 산단 재생과 연구개발 특구화 전략이 고려된다. 발전방향으로 세계적인 광·나노산업 클러스터 육성과 비엔날레 중심 첨단문화지구 조성, 각화?삼각동을 도심과 연계한 문화벨트 조성, 영산강 수변공간과 무등산국립공원을 연계하는 여가문화기능 확충이 논의되고 있다.
송정권(송정역, 평동산단, 월곡)은 호남 광역교통 허브로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촌·평동 산업단지 리모델링을 통해 산단 내 정주여건을 개선해 경쟁력강화에 나설 참이다.
하남권(빛그린산단, 하남산단, 수완)은 지역특화산업과 지역공동체를 활성화 할 공간으로 주목 받는다. 이를 위해 빛그린 산단 배후도시 개발과 마을·동단위 및 생활권 단위 계획 수립이 검토되고 있다. 하남역을 철도화물 수송의 거점역으로 개발하고 수완·월곡지구에 상무신도심 지원기능과 산단 지원 생산자서비스 기능을 강화한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생활권 구분에는 도시공간구조, 토지이용 현황, 산업 경제적 특성, 장래 도시발전 방향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부문별 주요 계획
광주의 성장 동력인 경제분야에선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 두드러졌다.
시는 차세대 에너지산업을 키워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에너지 융복합 소재부품 산업을 성장시켜 ‘혁신도시-대촌-송정역-첨단’을 연계하는 에너지 산업벨트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친환경차부품클러스터와 차량경량화를 통해 친환경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재난구난차, 특수보안차, 군용전술차, 캠핑카, 청소차 등 특수자동차 완성차업체를 중견규모로 육성해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도할 계획이다.
또한 가전, 금형 등 기존 주력산업에 예술, 미디어기술을 더한 창의산업 발굴과 투자에 앞장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는 일자리 고용률을 58%에서 62%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부문에선 교육 경쟁력 향상과 보편적 교육복지를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도전한다. 수업시간에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 및 토론이 가능한 기반시설을 구축·확대하고 U-학교화를 추진해 우수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U-학교는 U-City 계획과 연계한 미래형 학교모델로서 유비쿼터스 시대에 부합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편리한 방식으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학습환경이 제공된 학교를 말한다.
지역대학 특성화와 산학협력을 늘려 선도대학을 키우고 자동차, 에너지, 전지 관련 특성화 고교 확대로 지역 미래 인재를 육성함으로써 교육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확대개편하고 장애인 접근 용이성과 지역 형평성을 고려한 교육기관을 설치해 사회취약계층의 평생교육 서비스 기반도 확대한다.
2030년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0명, 중학교 28명, 고등학교 28명으로 분석된다.
이외에 토지이용부문에선 원효사 상가 한옥단지 조성 개발사업이 예정돼있고 교통부문에선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개통, 제3순환도로 구축, 호남고속도로 확장,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추진 등 굵직한 사업이 계획됐다.
도심·주거환경 분야에선 원도심 도시재생과 임대주택 공급확대, 공유주택 도입 등이 고려되고 있다.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현재 9.8%에서 12%로, 주택보급률을 103.9%에서 110%로 높인다는 분석이다.
일상생활에서 시민이 실감하는 공원녹지환경을 만들기 위해 걸어서 10분 이내 접근할 수 있는 1마을 1공원을 실현하고 1인당 공원조성면적을 5.8㎡에서 2030년엔 12.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문화부문에선 지역문화를 살려 지역문화로 먹고 살 수 있는 도시 만들기에 집중한다. 광주학 센터 혹은 광주학 연구소를 설립해 지역문화 가치를 발굴하고 광주 대표브랜드를 구축해 한류브랜드로 정착시킨다는 목표를 밝혔다.
반려동물 산업 성장에 따른 반려동물요양원 설치 인프라 구축이나 통일대비 탈북민 창업·취업지원 등을 위한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립처럼 지금으로선 쉽게 상상되지 않는 모습도 계획에 포함됐다.
하지만 광주시는 해결해야 할 묵은 재정적 과제들이 남아있어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에 크게 못미치는 11.29%로 세수기반이 근원적으로 취약하고, 재정자립도 역시 36.8%로 광역시중 최하위다.
또한 지방세 수입액 중 환경보호 26.0%, 사회복지 31.1%, 공공행정 22.1%등에 많은 경비를 부담함으로써 가용재원이 구조적으로 열악하다.
도시기반시설 및 주차장 확충에 많은 세출을 하고 있어 재정 운영의 경직성이 지속되고 있고 열악한 산업구조와 낙후된 도시기반 시설로 지역경제의 영세성이 개발수요를 증폭시키고, 과중한 재정수요를 유발함으로써 투자재원 확충과 생산적인 재정운영이 절실한 형편이다.
광주시의 재정자립도는 광역시중 최하위다. 시는 도시기반시설과 주차장 확충에 많은 세금을 쓰고 있어 재정 운영의 경직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열악한 산업구조와 낙후된 도시기반 시설이 개발수요를 증폭시키고, 과중한 재정지출을 유발하고 있는 현실이 걸림돌이다.
더구나 세입은 증가세 유지가 어려울 전망이지만 3대 산업밸리 조성(자동차산업, 에너지산업, 문화콘텐츠 사업)과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추진을 위한 재정수요 지속 증가가 예상된다. 2019 세계수영대회 개최와 도시철도2호선 건설추진에 따른 재정수요 대폭 증가도 예고된 지출이나 다름 없어 효율적 예산관리가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시기본계획에 맞춰 올해부터 토지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용도지역, 용도지구, 도시계획 시설 등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에 착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기본계획이란.
국토의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활용해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도시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방향과 구조적 틀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이다. 단순히 토지이용계획을 넘어 사회·경제적 측면의 계획까지 포괄한다. 광주시는 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5년마다 재검토·보완한다. 수립권과 확정권은 광역시장에 있다.

고귀한 기자·사진 최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