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자신은 물론 어린 동생들의 학비까지 책임져야 했던 여수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곤궁한 삶을 탓하기보다 커서 힘든 이들을 돕겠단 희망을 먹고 자랐다. 성공한 기업인이 된 후 그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그는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국제 봉사 분야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세계적인 봉사단체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초대총재를 지낸데 이어 최근에는 국제와이즈멘을 이끌 18/19 회기 국제총재직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문상봉 국제총재 이야기다.
문 총재는 어려웠던 성장기를 홀로 극복했던 만큼 전 인류를 위해 보다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 자신의 숙원이라고 했다. 그가 그리는 국제와이즈멘의 미래가 여느 때 기대되는 이유다. 오는 7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국제총재직을 수행하게 될 문상봉 국제와이즈멘 18/19 총재를 만나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본다.

최근 세계적 봉사단체인 국제와이즈멘 18/19 국제총재에 당선됐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다.
봉사활동의 최일선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던 젊은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많은 세월이 흘러 이제 전 세계의 봉사사업을 관장하는 국제조직의 총재를 맡게 돼 무척이나 설레는 마음이다. 한국의 모든 와이즈멘 회원들과 지도자, 그리고 저를 지지해준 세계의 모든 지도자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국제총재의 직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주어진 임기 동안 전 세계의 모든 와이즈멘들과 함께 우리 와이즈멘의 목적인 더 좋은 세계를 건설하는데 최선을 다 하고자 한다.

국제총재로 당선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국제총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의 활동 연륜과 지도자로서의 충분한 역할이 필요하다. 국제와이즈멘은 1922년 미국에서 처음 창립돼 이제 100년의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동안 선진국을 비롯한 유럽지역에서만 주로 국제총재가 배출됐다. 이러한 상황 속 제가 국제총재에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한국와이즈멘 회원들의 활동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자 모든 회원들과 지도자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국제와이즈멘은 민간 외교사절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가.
국제와이즈멘은 ‘모든 권리는 의무의 이행에서’라는 모토를 갖고 더 좋은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세계 73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봉사단체로 UN에 비정부기구로 등록돼 있다. 와이즈멘의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46년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후 일본, 대만, 필리핀 등과 함께 아시아지역에 편성돼 꾸준한 성장을 보이다가 2010년 8월 국제의회에서 아시아지역으로부터 분리하는 승인을 받아 2011년 7월1일 한국지역으로 독립 승격됐다. 현재는 전 세계 와이즈멘의 중심축으로까지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에는 248개 클럽에 1만2000여명의 회원들이 있으며, 여수지역에서만도 11개 클럽에서 1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구촌에서 발생하고 있는 재난과 사회환경의 변화는 물론 국제적인 현안 문제 등을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해당 국가의 지역주민과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와이즈멘 회원들로 구성된 그린닥터스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빈민국 등에 해외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특히 ‘롤백말라라아’라는 국제프로젝트를 통해 UN과 함께 아프리카 등 빈민국을 중심으로 모기퇴치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7월1일부터 본격 국제총재직을 수행하게 된다. 앞으로 국제와이즈멘을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2022년은 국제와이즈멘 찹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와이즈멘 국제총제로 찹립 100주년을 앞둔 이 시점, 그동안 국제와이즈멘이 전 세계에서 펼쳐왔던 봉사활동의 업적을 재조명 해볼 계획이다. 한 세기 가까운 지난 세월동안 우리의 봉사로 무엇이 달라졌으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예정이다. 또 전 세계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조직의 신선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국제회의를 통해 새로운 봉사계획과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일들에 대해 더 많은 회원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봉사가 있다면.
지난 2006년 국제와이즈멘 한국남부지구 총재로 재임 당시, 한국 YMCA와 함께 추진했던 일이 생각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최근 독립하게 된 동티모르에 그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와이즈멘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했던 일이다. 이 사업은 동티모르의 발전을 위한 청소년 교육과 미래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오랜 시간동안 내전으로 인해 피폐한 생활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마음이 안타까웠다. 저 역시 어려웠던 성장기를 홀로 극복하며 생활했던 터라 센터가 완공되고 개관식 당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감격에 북받쳐 올랐던 기억이 있다.

2018년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대회는 어떤 행사인가.
와이즈멘 국제대회는 2년마다 국제친선과 교류, 봉사활동에 대한 지식과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개최된다. 그동안 지구촌 곳곳에서 수행해온 봉사활동의 성과를 격려하고, 친교와 우정을 나누면서 와이즈멘의 정신과 지식을 공유하는 그야말로 국제교류의 친선 한마당이다.
내년에 열리게 될 ‘국제와이즈멘 제73차 여수 세계대회’는 2018년 8월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됐던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와 주변시설에서 열리게 된다. 세계 73개국 와이즈멘 회원을 대표해 약 400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한다. 국제대회는 대회를 개최하는 나라의 각종 문화와 전통 뿐만 아니라 개최국의 와이즈멘 활동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에 전세계 와이즈멘들의 유치 신청 역시 치열하다. 이번 73차 여수 세계대회 역시 여수시는 물론 전남지역을 전세계에 홍보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수지역에서 ㈜유니온산업·㈜대광솔루션·㈜디케이엠지스 등 건실한 중견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평소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저는 어렵고 힘든 유년시절을 보내며 자랐다. 그래서 누구보다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고 신뢰를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때문에 제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 또한 사람을 존중하고 창의·적극적인 사고와 신뢰를 기반으로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에 있어 영업사원에게는 "고객에게 상품을 팔려고 하기 전에 당신의 인격을 먼저 팔아라"고 늘 강조한다.

세계적인 봉사단체의 총재로 당선된 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8년 8월 여수에서 제73차 국제와이즈멘 세계대회가 열리게 된다. 1000여명의 외국인들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4000여명의 회원들이 여수와 전남지역 일원을 방문하게 된다. 이번 여수 세계대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수박람회장 활성화와 전라남도 MICE 산업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고 여수와 전남 일원의 관광지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함께 열리는 국제청소년 대회를 통해 참여하는 세계청소년들에게 우리 대한민국에 호의적인 인식과 태도를 갖도록 해 한류문화 확산에도 도움을 줄 것이고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세계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제와이즈멘 세계대회 일주일 전부터 국제회의가 개최되며 청소년 대회 등 각종 부대 행사까지 합쳐질 경우 열흘동안 치러질 예정이다. 이는 곧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향후 국제와이즈멘 기구 내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지역민과 국제와이즈멘 회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봉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봉사하는 일은 오히려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와 국제와이즈멘은 현재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뜻이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문상봉 국제와이즈멘 국제총재는
·前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前국제와이즈멘 한국남부지구(전남·광주·제주)총재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초대총재
·여수상공회의소 상공의원
·법무부 법사랑위원 여수지구 회장
·여수 YMCA 이사
·여수인재육성장학회 이사
·㈜유니온산업·대광솔루션·디케이엠지스 대표이사

고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