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청년들이 ‘창업’으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뭉치고 있다. 동업에 이어 창업계의 난관인 ‘판로’도 함께 개척하면서 지역의 창업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실제 소상공인사관학교 4기를 졸업한 김소우씨(24·여)는 최근 매출의 일부를 기부하는 에끌레어(Eclair) 전문 카페 ‘유아시스(UASIS)’ 수완점에서 자신만의 수제 초콜릿 제품 등을 선보이며 독자 운영을 본격화했다.
앞서 ‘발렌타인 기념 초콜릿 구두’에 이어 최근 자체 고안한 ‘벚꽃 아인슈페너’도 추가했다. 지난 3월 사업 확대차 문을 연 수완점은 입소문을 타고 벌써부터 영업시간 전부터 제품 문의 전화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다.
김소우씨는 "주력인 ‘바닐라 에끌레어’나 ‘티라미수 에끌레어’를 찾는 고객이 특히 많다"며 "이에 팀앤팀 선물 캠페인’ 목표액 500만원 중 현재 절반인 250만원 이상을 모았다"고 뿌듯해했다.
앞서 김 씨는 3기 졸업자 김재현씨(28)와 함께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메가박스에 유아시스 첨단점을 열고 프랑스 고급 디저트 에끌레어를 하루 100여개만 만들어 한정판매하는 카페 창업에 나선 바 있다.
지역에 여러 종류의 프랑스 디저트는 판매하는 곳은 많지만 에끌레어 전문점은 없다는 점을 겨냥했다. 여기에 수익의 일부로 아프리카 케냐 등 오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우물을 짓는 ‘팀앤팀 선물 캠페인’에 동참하는 한편 무등육아원·유니세프 등에도 후원한다.
김소우씨는 "그래서 매장명에 ‘당신의 오아시스(Your Oasis)’와 우물을 뜻하는 ‘U’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궁극적 목표는 지역에 국내 대표 디저트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라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사관학교 통합 워크숍에서 만나 동업을 시작했다. 둘 다 사업 아이템 콘셉트인 ‘프랑스’, 수익금 기부, 그리고 교육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와 뜻이 맞았다.
당시 김소우씨는 광주대학교 재학 중 창업 수업을 듣고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쇼콜라티에 자격증을 따는 등 초콜릿 전문점을, 대기업을 다니던 김재현 씨는 퇴사 후 기부하는 디저트 전문점을 준비 중이었다.
특히 김소우씨는 4기 막내로, 대다수가 30~40대인 다른 교육생들보다 어렸지만 창업 의지가 남달랐다. 오후 5시에 교육이 끝나고 나면 매일같이 건물 문이 닫히는 밤 10시까지 홀로 남아 창업을 준비했다. 그 결과 4기 우수자로 뽑혀 창업 지원금 2500만원을 받았고, 수완점을 열었다.
두 사람의 목표는 오는 8월 첨단·수완점을 합쳐 1층에 에끌레어·초콜릿 전문 카페를, 2층에 각종 식기를 완벽히 마련한 국내 대표 디저트 전문 교육 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김 씨는 한국쇼콜라티에협회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교육 사업의 발판을 닦았고 김재현 씨가 판매·제조를 목적으로 첨단점을 열었다.
김소우씨의 주도로 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사전 준비 겸 한국쇼콜라티에협회에서 진행한 ‘한일 초콜릿 문화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일본 니가타 최고 요리제과 전문학교 쉐파 학생들에게 초콜릿 빼빼로·장미꽃·상자 등 초콜릿을 활용한 디저트 수업을 펼쳤다.

김소우 대표는 "기관을 마련한 뒤 일단 에끌레어·베이킹·초콜릿 수업을 진행, 차츰 범위를 넓힌 뒤 향후 국내 최고의 디저트 전문 교육 기관으로 거듭나게 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기부 캠페인을 위한 수익금을 모으기 위해 블로그 등 SNS 홍보도 활발히 하고 있어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돈’보다는 고객에게 맛있는 디저트를 선보여 ‘행복’을 전달하고, 디저트 창업이나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지치지 않는다"고 웃었다.
창업가가 겪는 가장 힘든 난관인 판로로 함께 확보한다.
‘남도청년기업협동조합(조합장 김재성)’은 최근 청년기업 회원사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공동판매에 본격 나섰다.
이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지원사업을 받은 이들이 뜻을 모아 올해 초 결성했다. 당초 중진공 사업을 진행한 청년 사업가들 10여명만 있었으나 지자체 및 기관에서 각각 보육 중인 청년 창업가나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들로부터 가입 제안이 잇따르면서 회원사가 6월 초 기준 36개사까지 늘어났다.
김재성 조합장(39·서린B&T 대표)은 "청년 창업가들 대다수가 어렵게 제품을 만들어도 팔 곳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며 "대부분이 1인 창업이라 판매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일반 기업처럼 판로를 확보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정희엽 조합 이사(42·OZ헬스케어 대표)는 "청년들은 대부분 제품을 만들어 누구에게, 어떻게 판매할지 고려하지 않고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무작정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서부터 틀어지니 다들 판로 확보가 안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보통 협동조합 설립에는 조합원 모집 등 제반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남도청년기업협동조합은 지난해 12월 논의가 본격화한 뒤 순식간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조합원이 모였다. 판로 확보 문제가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협동조합의 제품은 친환경탈취제·천연비누 등 생활용품에서부터 화장품· 참기름·굴비·밀웜 등 식품, 화장품, 쥬얼리·의류 등 패션, 꽃·공예품 등 장식 상품, 세차·유통 등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대부분이 일반 소비자(B2C)를 대상으로 한다. 대개 아이디어 상품이다.
첫 행사로 5월 초 진행한 ‘우수 청년창업기업제품 전시판매전’에는 12곳의 조합원이 참여해 ‘모터트랜(대표 하슬기)’의 바닥매트·핸들커버 등 자동차 관련 용품은 두달치 재고를 모두 판매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조합은 6월 23~24일 목포시청과 함께 목포 평화광장에 전시·판매부스를 마련해 조합원들의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광주신세계에서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지역 청년 제품 전시·판매 행사를 진행, 빅토리아뷰티(화장품), 모터트랜(자동차용품), 조은덴탈(치위생용품) 등을 지역민에 소개했다.
김 조합장은 반응이 좋으면 후속행사도 가능할것 같다고. 최종확정되면 다시 말해준다고.
하반기 충장축제 등 지역 축제뿐 아니라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규모 판매전시회 메가쇼 등 전국의 전시회에 조합 부스를 마련, 제품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홈페이지 구축을 완료한 뒤 원활한 제품 판매를 위해 조합 인력 고용을 검토 중이다.
연말 광주시청 앞에 조성되는 야외 스케이트장에 청년 특유의 열정을 살려 축제 분위기의 판매전시회를 마련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나 KOTRA와 연계해 해외 바이어를 초청, 홍보까지 동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조합장은 "올해 조합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해 조합기업 100곳을 확보할 것"이라며 "그렇게 기반이 조성되면 조합 브랜드도 만들고 홈쇼핑에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연 기자 sense@gwangnam.co.kr

김주연 기자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