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7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 신임 이은열 (사)광주전남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은 "피해자를 위한 사후 관리와 지원은 센터만이 할 수 있는 최고 강점 업무이다.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야야 하겠다"고 취임소감을 피력한 바 있다. 이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피해자를 위한 사후 관리와 지원에 만전을 다할 생각이다. 광주일곡병원 원장을 맡아 생명존중의 병원과 환자가 주인인 병원, 함께 더불어 키워가는 병원을 만드는데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이사장은 피해자들의 지원을 위해 가능하면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고민을 하고 있는 한편, 센터의 활동을 강화해 범죄피해를 미연에 예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발생된 피해자에게는 빠른 시일 내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은열 이사장으로부터 센터의 전반적 역할과 주요 프로그램,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광주전남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직을 맡은 지 5개월째 됐는데 소감은.
-저희 센터는 2005년에 개관했습니다. 저는 센터 개설부터 활동한 창립멤버입니다. 그동안 수석 부이사장직과 센터 심의위원회 위원장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소감을 말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생각하지도 못한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좀 더 다양하고 신속한 지원을 해 그분들이 일상으로 빨리 복귀하여 건전한 시민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맡은 바 소명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또한, 피해자 지원 정책은 규정과 지침이 있지만 가능하면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어떤 조직인가 궁금합니다.
-사실 센터는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범죄피해자의 보호 지원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굳이 그 성과를 홍보하거나 널리 알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조용히 할 일을 묵묵히 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경북 김천에서 최초로 만들어졌고요. 현재 전국적으로 58개 센터가 있습니다. 저희 광주전남 센터는 2005년에 설립됐어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생각하지도 못한 범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한 법무부 산하단체입니다. 범죄피해자보호법33조에 근거해 등록된 법인이고요. 주로 강력범죄피해자로 살인, 폭행, 성폭력, 아동학대 등 신체와 생명에 관한 범죄피해자에 대해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광주스마일 센터를 운영하며 심리적 치유도 지원하고 있죠.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법무부 산하 범죄피해자를 보호 지원하기 위한 전문기관으로 전국적으로 58개가 있고, 광주전남센터는 광주지검 관할지역에서 발생하는 피해자를 구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범죄피해자보호법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광주전남의 범죄피해자 지원 실태를 밝혀 달라.
-사실 너무 많은 일을 했지만 일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라 특별히 홍보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다양한 범죄피해자를 보호 지원하는 모든 전반적인 사업이 센터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 싶습니다.
주로 범죄 피해로 인해 의료비부터 생계비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범죄로 인해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죠.
살인사건부터 성폭력, 폭행, 아동 학대 등 다양한 범죄유형에 걸쳐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고, 저희 센터의 지난해 지원 현황에 따르면 폭력, 강간, 살인, 강도 순입니다.
먼저 의료비와 생계곤란을 겪는 경우 생계비 지원을 하고 있고요, 학자금을 비롯해 장례비, 간병비, 요양병원치료비, 취업활동비, 범죄현장 정리비, 심리치료비, 주거환경 개선 등 다양한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센터에서 운영하는 광주스마일센터를 통해 심리적 트라우마 상담 치료를 하고 있고, 그 외에도 힐링캠프와 자조모임 등 사후 지속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범죄피해로 인해 긴급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후속 조치로 취업활동과 심리적 치료를 위한 다양한 보호 지원과 비경제적 지원에 해당하는 일상적 구호와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기도 해요.
광주전남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지원되는 경제적 지원만 해도 매년 약 10억원 정도 지원되고 있고요, 비 경제적 지원인 반찬이나 김장봉사, 캠프, 체험 등 심리적 지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범죄피해 트라우마 치유기관인 광주스마일센터를 통해 매년 5000건이 넘는 지원을 하고 있구요. 피해자 쉼터인 생활관을 통해 임시거주지를 제공하고 있죠.

센터의 주요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센터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범죄피해자가 상처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돕는 일이에요.
그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제적 지원입니다. 범죄로 인해 발생한 치료비 지원, 생계곤란을 겪는 경우 생계비 지원 등 금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심리적 충격과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심리적 지원사업이 병행됩니다.
광주 스마일센터를 통한 체계적인 심리치료뿐만 아니라 힐링캠프, 자조모임, 체험학습 등을 통해 피해자의 자존감을 강화시키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죠.
또한 센터는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검찰 경찰 지자체 유관기관을 망라한 ‘통합지원네트워크’를 구성해 필요시 원스톱지원을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있구요.
그리고 검찰청 민원실 1층에 공익적 희망카페를 운영하여 그 수익금을 피해자지원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 에스원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범죄피해자 지원 개선을 위한 공익캠페인 ‘다링’(DaRing)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고, 여기다 피해 청소년을 위한 Pride-Up행사를 진행해 여름과 겨울 캠프를 지원하고 있죠.

피해자의 아픔을 실질적으로 보듬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그렇죠. 사실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는 국가에서 처벌하면서 국가기관에서 보호하는 형국이지만 피해자는 그 피해의 손실과 보상 배상을 온전하게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피해자 보호 지원 사업 역시 보상이나 배상차원의 지원은 아니지만 긴급한 피해자 구조에 그 의의가 있다 할 것입니다.
대부분 피해자는 범죄피해 발생 이후에 그 상황에 대한 자책과 후회,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센터에서는 범죄발생 피해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먼저 상담해주고 있구요.
센터의 슬로건이 "당신의 웃는 내일을 희망합니다"인데 피해자와 함께 고통을 이야기하고 극복해가는 과정에 동행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트라우마가 있을텐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대부분 피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우울감이나 자살척도가 상당히 높게 나옵니다.
그런 심리적 지원이 그 어떤 지원보다도 중요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희 센터에서는 스마일센터를 운영해 심리평가와 심리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하여 심리적 치유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피해자의 안전한 휴식과 치유를 위해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쉼터는 원룸 투룸 가족실 수준의 최고의 시설과 안전요원을 상주시켜 케어하고 있구요.
더불어 쉼터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자조모임과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여 체험, 문화, 여행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죠.
상황에 따라 정신과적인 병원치료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심리적 지원은 장기적인 사업이고 과제이기 때문에 단편적인 지원보다는 꾸준한 피해자 관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실 범죄피해자는 통계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고 구조적인 환경변화도 필요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센터에서는 자활 의지가 있는 분들은 취업활동을 위해 직업교육비도 지원하고 다양한 기관과 연계해 취업활동도 지원하고 있구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해결까지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범죄피해를 당하고도 지원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2014년에 범죄피해자보호법이 개정되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보호 권리를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돼 있어요. 각 경찰서에도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배치돼 있고 검찰 수사과정에서도 센터와 피해자지원에 대해 공유체계를 유지하고 있죠.
또한 해바라기 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소 등 다양한 유관기관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
전국 어디에서나 1577-1295로 전화하면 관할 센터로 연결되고, 각 검찰청 민원실에 문의하면 친절하게 안내 받을 수 있구요. 사건 발생지나 주민등록상 지역 또는 실거주지 어디든 가장 편안하고 편리한 지역에서 보호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지원이 가능합니다.

범죄 피해를 당하면 생계나 일상생활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피해자지원사업은 복지사업은 아니고요. 형사절차상 문제입니다.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법률적 지원도 함께 이뤄지고 있죠. 저희는 범죄피해자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후 관리를 하고 있어요. 개인정보를 보호 받으면서 사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가지고 피해자 구조사업을 하는 유일한 기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자문위원회도 결성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 센터는 사회의 명망있는 분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각자의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죠. 의료인으로 구성된 의료지원위원회가 있고요. 법조인으로 구성된 법률지원위원회 상담봉사를 해주시는 상담지원위원회 사업을 하시면서 봉사를 해주시는 자문위원회로 구성돼 있죠.
저희는 국비와 지방비 보조를 받아 사업을 하지만 법률상 민간 사단법인형태로 운영하다 보니 1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분들이 재정적으로, 시간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사회적 보호 대상인 범죄피해자를 위한 봉사활동에 동참해 많은 분들이 함께 봉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센터는 범죄피해자 구조사업을 하는 총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범죄피해자자가 없는 사회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피해회복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또한 법무부에서 스마일공익신탁을 운영해 더욱 많은 범죄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구요. 여러분도 KEB하나은행에 가시면 1000원도 가능하니 좋은 일도 하고, 기부도 하는 등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광주전남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의사입니다. 의학에서 예방의학, 치료의학, 재활의학이 있듯 범죄피해자를 위한 센터의 활동을 강화해 범죄피해를 미연에 예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발생된 피해자에게는 빠른 시일 내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선주 기자 사진=최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