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人) 1차(車)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자동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로에는 가드레일이나 방호울타리 등 도로안전시설물이 필수가 됐다. 도로안전시설물은 교통사고 발생 시 2차 사고를 막아주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1998년 설립된 ㈜한길산업은 도로안전시설물과 교량용품 생산분야에서 광주·전남지역 최고 업체로 평가받는다. 생산제품은 가드레일부터 방호울타리, 신축이음장치, 교좌장치, 디자인 난간 등 다양하다. 특히 ‘다단충격 흡수 가드레일’은 도로나 교량에 설치해 차량 충돌 시 차량을 진행방향으로 유도하고 추락 및 2차 사고를 방지하는 도로안전시설물로 특허를 받기도 했다. 도로시설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 받은 한길산업은 10여 년 전부터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환경 문제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환경산업인 빗물저류조 분야에 뛰어든 데 이어 최근에는 자전거 도로 사업도 시작했다. 누군가는 ‘무한도전’을 하는 것 아니냐며 비아냥 섞인 농담을 건네기도 했지만 송영한 대표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로지 끊임없는 기술 개발 뿐이라는 신념으로 버티며 한길산업을 ‘성공한 기업’의 위치에 올려놨다. 뚝심 있는 행보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송 대표를 만나봤다.

- 회사에 대해 소개해달라.
△1998년 설립된 이래 도로와 교량 관련 용품 뿐만아니라 우수저류조침투조, 초기우수처리시설, 수질정화장치, 방초시스템 등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친환경적인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주력은 도로안전의 필수 품목인 가드레일이다. 도로안전 시설물 중 ‘다단충격 흡수 가드레일’ 제품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고, 교량용 방호책, 개방형가드레일, 중앙분리대 등으로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연구원에서 실물 충돌 시험(SB2, SB4, SB5)을 통과해 우수한 성능을 인증 받았다. 조달 우수제품 인증, 전라남도 녹색디자인 인증을 받는 등 실제 도로 교량에 적용 시공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07년부터 일본 리스흥업㈜과 기술제휴를 맺고 환경산업인 빗물저류조 분야에도 도전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레인 스타디움’으로 이름 붙여진 빗물저류조는 도시지역의 홍수 예방 및 수자원 보호를 위한 빗물 저류 장치다. 폭우 시 우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이 물 순환 장치는 플라스틱 블록형 구조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산업단지와 학교 운동장, 주차장, 도로신설 및 확장 사업들에 안정적으로 적용돼 물 순환을 통한 용수 확보 및 환경 보전 등 도내 환경시책 발전에 기여해 왔다.
최근에는 자전거도로 사업도 하고 있다. 태양광을 이용한 솔라 시스템을 적용, 야간에 자동으로 발광하는 시스템을 적용한 쏠라 우드 레일과 폐 플라스틱을 재활용, 내부에 심재를 넣어 강도를 높인 폴라우드, 인도 옆에 설치해 불법 주정차를 방지하고 불빛으로 도로 간 경계를 표시해주는 BSP(Bicycle Safety Point) 부품 등 자전거 도로와 관련된 레일 및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

- 재투자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길산업만의 특화된 제품이 있다면.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끊임없는 기술개발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7년 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이후부터 매출의 절반 가량을 품질 및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자해왔다.
그 결과 기업부설연구소에서 2, 3차로 충격을 흡수해 차량과 운전자에게 가해지는 타격을 줄여주는 다단충격 흡수 가드레일을 개발했다. 기존 가드레일의 경우 차량이 부딪혀 역방향으로 튕겨 나갈 경우 사고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다단충격 흡수 가드레일은 도로나 교량길 어깨 측에 설치, 차량이 충돌했을 때 이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추락이나 2차 충돌, 추돌사고를 방지한다. 또한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색상연출이 가능해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최적 단면설계 및 강재사용으로 경제성도 뛰어나 시공비용 및 관리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는 장점도 있다.
롤러 가드레일도 안전성이 높다. 철제 판 사이에 EVA로 만들어진 롤러가 끼어있어 차가 부딪히면 롤러를 따라 회전, 충돌 각도가 완화되고 진행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휘어진 길이라도 롤러와 차량은 수직을 유지하니 진행방향이 뒤틀릴 염려가 없다. 롤러는 부분 교체할 수 있어 유지보수비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아울러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정부과제인 옥상녹화공법을 공동으로 수행했고, 한국도로공사의 연구과제로 선정돼 방초제 개발을 완성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우리 회사가 주관해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함께 환경 관련 암모니아 및 황화수소 악취물질 제거를 위한 고분자 에어필터 개발에 착수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도전이 한길산업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 회사를 운영하면서 보람도 있었겠지만,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었을 텐데.
△내년이면 사업을 시작한 지 20년째를 맞는다. 설립 초기에는 도전정신 하나로 버텼던 것 같다. 당시에는 사업자금도 부족한 상태였고, 하루에 300~400㎞에 달하는 장거리를 직접 운전하며, 현장 영업활동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오로지 영업에만 집중하고 다녔던 것 같다. 그러나 수금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자금난으로 인해 부도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자연스레 일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비록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내 자신에게 꼭 맞는 사업이란 결론에 도달했고, 과감히 도전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고 자부한다. 특히 어려운 시절 인연을 맺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현재 건설환경분야의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환경개선 기술개발을 통해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나아가는 것이 회사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국내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고, 회사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 SOC사업이 잘 이뤄지지 않은, 그러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동남아시아 위주로 우리 회사의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해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1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해외 전시회 및 상담회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항상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복지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자 한다. 이는 곧 업무능률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직원들의 복지 향상은 결국 회사의 성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언제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 직원들과 토론과 대화를 통해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고 정기적으로 워크숍 등 단합행사를 늘릴 것이다.

- 최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는데 평소 나눔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지.
△큰 뜻이 있어 기부를 시작하게 된 건 아니다. 예전부터 기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던 차에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눔에 동참하게 됐다. 시작은 평범하게 했지만 내가 손을 내밀어 준 누군가의 인생이 변화되는 것에 의미를 느끼게 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기부는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거나 결심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지레 ‘기부는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나눔을 통해서 얻는 행복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나눔이란 하면 할수록 행복해지고 자기 스스로가 즐거워 진다. 내가 손을 내밀어 준 누군가의 인생이 변화되는 것에 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즐거움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광주가, 아니 우리나라가 훨씬 살 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신과 철학이 있다면.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다. 회사 규모는 작아도 한 걸음 한 걸음 바닥부터 급하지 않게, 그리고 항상 정직하게 나가자는 의미에서다. 그래야 좀 더 안정적인 회사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이면 창업 20주년이 된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미래를 주는 곳이다. 나만의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고객은 바로 직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과 함께 가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보다 직원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고 싶다.

이승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