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배드민턴 가족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19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만난 홍성길 광주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광주를 배드민턴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홍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31일 광주시배드민턴협회 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30명 가운데 21표를 얻어 초대 통합 회장직에 올랐다. 그리고 2017년 1월 11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의 1년여를 보냈다.
그는 "사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통합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전문체육 지도자들과 학생 선수들이 잘 따라줘 통합협회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 통합 회장을 맡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융합’을 목표로 협회를 운영 중이다. 이로 인해 재무, 행정, 사무, 회계를 모두 통합했다.
그 결과 광주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주최한 ‘2018 배드민턴인의 밤’에서 최우수협회상을 수상했다.
홍 회장은 "광주지역 배드민턴 식구들이 하나가 되어 따라준 결과"라며 "내년에도 배드민턴 동호인들과 엘리트체육의 화합으로 2회 연속 최우수 시·도상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배드민턴은 광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활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협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클럽 수만 149개, 회원은 2만3000여명이고, 협회에 등록하지 않고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시민들의 수를 헤아린다면 3만여명이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많은 광주 배드민턴인들의 화합을 위해 홍 회장은 5월 협회장기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협회 운영 초반 동호인들이 많아 애로사항이 많았다. 하지만 믿고 따라와 주셔서 협회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사실 광주의 생활체육은 크게 손 댈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활성화가 돼 있다. 배드민턴 가족들이 화합하고 뭉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광주의 엘리트 체육은 무너진 상태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실업팀으로 연결되는 엘리트체육 연계 육성의 선순환 구조가 깨져 있다.
현재 광주에는 산월초(남 10명·여 8명), 계림초(남 10명), 일곡초(남 6명), 풍암초(남 6명) 등 4개 팀에 40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중학교의 경우 전대사대부중(남 14명), 광주체중(여 11명) 등 2개 팀밖에 없어 배드민턴 꿈나무들을 모두 수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타 시·도로 전학을 가거나 운동을 그만두고 있다.
고등부는 전대사대부고(남 11명), 광주체고(여 8명) 등 2개 팀, 대학부는 조선이공대(남 3명·여 5명), 조선대(남 1명·여 4명) 등 2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실업팀도 광주은행 배드민턴팀밖에 없다.
홍 회장은 "엘리트 선수 육성 구조에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들어갈 중학교가 부족하다"면서 "학교 방과 후 스포츠클럽에서 실력을 보인 학생들까지 배드민턴 선수의 길을 걷기도 해 2개의 중학교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광주 배드민턴의 선수 육성 구조를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화정여중에 팀 창단을 진행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특히 초등부의 경우 남중부가 1개밖에 없어 선수 유출이 심각하다. 따라서 학교 팀 창단을 역점 사업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홍 회장은 ‘빅터 코리아 마스터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재유치도 추진한다. 성사되면 광주에서 최초로 열리는 2회 연속 배드민턴 세계대회가 된다.
그는 "사실 지난해 국제대회를 유치하면서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똘똘 뭉쳐 ‘성공개최’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특히 2회 대회를 유치해 다시 한번 성황리에 마치면 ‘빅터 코리아 마스터즈 대회는 광주’라는 인식이 배드민턴인에게 새겨진다. 또 전 세계 배드민턴인들이 광주란 도시를 기억하고 찾아와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저변 확대까지 이룰 수 있다.
홍 회장은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 ‘배드민턴 전용체육관’ 설립이다.
현재 광주의 동호인들 대부분이 학교 강당에서 운동을 즐기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이 업무협약을 맺음에 따라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학교 운동장과 강당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동호인들은 가까운 화순의 배드민턴 인프라를 부러워 한다. 이용대체육관 등 전용체육관 때문이다.
이에 홍 회장은 광주 배드민턴의 염원인 전용체육관 설립을 다각도로 알아보고 있다.
그 중 하나로 홍 회장은 ‘셔틀콕 천재 소녀’로 불리고 있는 광주체고 안세영 선수로 화순군이 이용대 선수를 앞세워 배드민턴 메카로 거듭난 것을 표방할 계획이다.
안세영 선수는 지난해 1월 전북 군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에 주니어대표로 출전해 여자단식부문 7전 전승으로 태극마크를 단 유망주다. 안 선수는 선발전에서 실업선수 4명과 대학생 1명, 고등학생 2명을 모두 제압하며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중학생 신분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홍 회장은 "안세영 선수가 광주협회의 꿈"이라며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이라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선수다. 안 선수가 세계 무대에 나서 기량을 꽃 피우면 이용대 선수 이상의 인기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중한 실력의 안 선수를 키워낸 광주, 이를 바탕으로 광주를 배드민턴의 중심 도시로 키우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