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즌을 시작한 ‘2018KIC컵 투어링카 코지클래스’에서 개막전 우승과 함께 2회전 준우승을 알리며 레이싱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가 있다. 광주대학교 IT자동차학과에 재학 중인 김승찬(19)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김 선수는 목포 출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유년기 시절 김 선수의 부친인 김창호씨가 자동차 튜닝샵을 운영해서다.
그는 "아버지가 자동차 관련 직종에 종사해 차에 관심이 많았다"며 "다양한 자동차를 보며 운전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런 그는 부영초등학교를 마치고 제일중학교로 진학한 뒤 중학교 2학년 레이서로 성장하는 계기를 맞는다.
바로 전남도에서 운영한 ‘카트 스쿨’에 등록하고 나서부터다.
당시 전남도는 F1 경기장인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을 착공하면서 레이싱 꿈나무를 키우기 위해 카트 스쿨을 운영했다.
이 교육과정에 전국 각지에서 600명이 모였다.
"교육을 받으며 랩 타임 측정을 했는데 계속 1등을 했어요. 때문에 레이싱에 대한 애정이 더욱 자라났습니다."
이후 그는 카트 스쿨을 마치고 ‘JAK’라는 팀과 ‘오렌지 레이싱’이라는 팀을 거치며 레이서로 성장한다. ‘오렌지 레이싱’은 국내외 선수들로 구성된 팀으로 레이싱계에서는 꽤 이름 있는 팀으로 꼽혔다.
레이서 선배들로부터 기술과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았으나 적응에 실패하고 그는 중학교 3학년 시기에 ‘고스트 스피드 레이싱’으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이 시기, 잘 풀릴 것 같던 그의 레이서 인생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경기에 앞서 자리 배치를 위한 ‘랩 타입’ 측정에서는 1위에 오르며 ‘폴 포지션(자동차 경주에서 출발선 맨 앞에 있는 운전자 또는 차량 위치)’을 따내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다.
그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인문계 고등학교 또는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확정한 친구들이 나오며 마음이 뒤숭숭했다"면서 "매주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이나 파주 스피드 파크로 훈련을 가다 보니 쉬는 날이 없어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자동차와 1년여 시간을 떨어져 보내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보냈고, 목포 문태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그리고 1학년 말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을 다시 찾았다.
레이서로 활동하며 친해진 형들과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 때 그는 레이서로서의 전환점을 맞았고, 은인을 만난다. 유경식 정인 레이싱 감독이다.
김 선수는 "흔들리고 있던 저에게 유 감독님께서 코지라는 종목을 추천해 주시면서 레이서에게 필요한 팁과 조언을 해줬다. 감독님과 고민 끝에 다시 레이서 김승찬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코지와 카트를 병행하며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2학년 ‘2016KIC컵 투어링카 코지클래스’ 최종 3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좋은 성적이 나오자 레이서에 입문하게 된 카트의 비중을 줄이고 코지에 집중한 그는 2017시즌 2위에 오르며 레이서로 한 단계 도약한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말 동계시즌부터 연습했다. 처음 탔는데도 랩 타임이 잘 나와 자신 있었다"면서 "코지는 카트와 다르게 클러치와 변속기가 달려있다. 또 카트와 다르게 박스로 둘러 쌓여 있고 더 크며 서스펜션도 있어 차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차이점이 있어 고등학교 3학년 때 이 부문을 집중적으로 연습해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지 대회에 집중하며 광주대학교에 진학한 그는 국내 무대에서의 최종 목표를 세우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회인 ‘CJ 슈퍼레이스’에 출전이다. 여기에 코지라는 차 대신 박스카 종목(gt1·gt2)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준비로 그는 현재 ‘넥센 스피드 레이싱’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넥센 대회는 2라운드까지 치러졌다"며 "박스카로 전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경험 삼아 나간 대회라 성적에 연연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쿠페를 대회 규격에 맞게 개조한 박스카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그에게 고민이 있다.
코지와 박스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스톡카의 한 종류인 코지는 공정 전문 팀이 자동차를 처음부터 만드는 수작업 차다. 대회 스폰서의 자동차의 이름과 외관만 차용할 뿐이다.
반면 박스카는 시중에 나온 차를 대회 규격에 맞게 개조하는 자동차다. 시중에 나온 차이기 때문에 레이싱 전용으로 만들어진 스톡카보다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이다.
그는 "코지는 매력은 드라이브에 장점이 많은 차라는 것이다. 자동차가 예민하지만 휠 베이스가 짧은 만큼 차가 잘 따라오고, 움직이고 싶은 대로 움직일 수 있다"며 "반면 박스카는 차가 큰 만큼 코지보다 편하다. 하지만 코너에 들어갈 때 미리 계산하고 운전해야 하므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 두 자동차를 비교 설명했다.
레이서가 되고 난 뒤 줄곧 두 가지 종목을 병행한 그는 누구보다 체력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 무게 규정(자동차+레이서의 몸무게)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마른 몸을 가지고 있어 납을 몸에 달고 운전했던 경험이 있어 웨이트 트레이닝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김 선수는 "마른 몸을 보강하기 위해 웨이트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훈련 중 가드레일을 박는 사고로 인한 2차 수술을 마쳐서 쉬고 있다. 6월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싱에서 추월은 보통 코너에서 나온다. 빠르게 코너를 탈출하려면 인코스를 공략해야 하는데, 이 때 빠른 속도로 몸에 중력가속도를 많이 받는다"며 "이를 위해 목과 머리에 줄을 달고 양옆으로 누웠다 일어났다 하는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훈련 방법을 소개했다.
이렇게 레이서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나가고 있는 그의 최종목표는 미니 스톡 카 등급 최고 대회로 꼽히는 ‘호주 오즈카 대회’ 우승이다.
목표를 위해 노력한 결과 그는 해외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의 B등급 라이선스를 따냈다.
그는 "레이싱은 매력이 많은 스포츠다. 다양한 자동차로 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고 준비해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레이서 김승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