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광주·전남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시·도지사 2명, 교육감 2명, 재보궐 국회의원 2명 등 총 425명(광주 99명·전남 326명)의 지역 일꾼을 뽑았다. 많은 후보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선거는 끝이 났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목을 끄는 당선인들이 있다. 남들과는 다른 사연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들이다. 화제의 당선인들을 소개해 본다.

김종식 목포시장

△김종식 ‘국내 첫 2곳 기초단체장’
김종식 목포시장 당선자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국내 첫 2곳 기초단체장’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민주평화당 박홍률 후보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불과 292표 차로 승리했다.
김 당선자는 3선 완도군수 출신이다. 국내 정치사에 있어 군단위 기초단체에서 시로 옮겨가며 단체장을 하게 된 경우는 김 당선자가 처음이다.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김 당선자는 이후 전남도의 주요 요직을 비롯해 영암부군수, 목포부시장 등을 역임한 행정관료 출신이다.
이후 고향인 완도군수로 내리 3선을 기록하며 해조류 박람회, 슬로시티 청산도 조성, 완도전복 브랜드화 등 완도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데 공헌했다.
김 당선자는 "목포는 전남 일등도시였지만 지금은 전남도내 다섯 번째로 추락했다"면서 "목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시장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또 "중·고교를 다니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목포부시장을 지내는 등 한 번도 목포를 잊어본 적이 없다"면서 "혜택받았던 목포에서 마음의 빚을 갚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당선자의 목포시장 출마에서 당선까지는 마음대로 순탄치만은 않았다.
민주당 공천을 신청하고 표밭을 누볐으나 특정인의 전략공천설이 흘러나오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최종 공천 후보로 확정된 후에도 부인의 인사청탁 댓가의 금품수수 의혹과 군수 재직시 공무원 노조와의 불협화음, 청산도 흉상건립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이자 현 박홍률 시장이 후보로 출마한 목포를 마지막 보루로 여기고 배수진을 치면서 녹록치 않았으나 모든 것을 극복하고 당선을 이뤄냈다.
김 당선자는 "목포시민들의 민주당과 저에게 보내준 압도적인 지지는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완성에 큰 힘이 될 것이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와 원팀이 돼 목포를 발전시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박우량 신안군수

△박우량 ‘악재 딛고 4년 만에 재입성’
박우량 당선자가 4년을 건너 3선 신안군수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재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새벽까지 진행된 개표에서 박 당선자는 무소속 고길호 후보와 막판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박 당선자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재선거에서 신안군수로 당선됐다. 이후 재선에 성공하면서 낙후된 신안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선이 확실시됐던 2014년 지방선거의 중도사퇴를 두고 갖가지 억측에 시달려야 했다.
유방암을 투병 중이던 아내 병간호를 위해 불출마를 결정했지만 지역 내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들이 이어졌다.
박 당선자를 따라다닌 루머는 당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호사건의 ‘유병언 연루설’과 ‘비리 수사’ 등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박 당선자는 아내가 지난 2015년 10월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 고향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했지만 루머는 지워지지 않았다.
다니는 곳마다 해명을 해야 했으며, 아픈 가정사에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다.
더욱이 악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민주당 중앙당은 원-포인트 당규 개정을 통해 후보자격을 박탈했다.
그동안 없었던 ‘당의 공천을 무력하게 한 후보의 자격은 박탈한다’는 박 당선자를 겨냥한 당규 개정으로 무소속 출마로 선회해야 했다.
민주당은 추미애 당 대표실 부실장을 전략공천하면서 유력한 경쟁자인 박 당선자를 밀어내기 위한 잔꾀였다는 것을 자인하고 말았다.
결국 박 당선자는 무소속으로 출마, 모든 것을 극복하고 끝내 당선을 이뤄냈다.
박 당선자는 "박우량의 당선은 진정한 정치 1번지의 군민으로서 자긍심을 보여주신 것"이라면서 "천사(1004)의 섬 신안을 다시 한 번 비상 시키겠다. 청년과 중년, 노인 등 모든 세대가 더불어 행복하고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송귀근 고흥군수

△송귀근 ‘4년 전 패배 딛고 입성’
송귀근 당선자가 4년 전 아쉬운 패배를 딛고 고흥군수에 당선됐다.
행정가들 간 치열한 접전으로 관심을 모은 전남 고흥군수 선거는 결국 송 후보의 당선으로 끝을 맺게 됐다. 송 당선자는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박병종 군수와 대결에서 패한 아픔도 털어냈다. 박병종 군수의 3선 연임제한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고흥군수 선거는 일찌감치 공영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송 당선자의 양자대결 구도로 좁혀져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었다.
이러한 이유로 고흥은 전국 2위의 사전 투표율(43.45%), 최종 투표율 80.7%이란 기록을 세웠다.
송 당선자는 4년 전 박 군수와 접전 끝에 1000여 표 차이로 아쉽게 패배한 이후 ‘절치부심’ 재기를 준비해 왔다. 고흥에 터를 잡고 바닥 민심을 다져왔다.
고려대 경영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명지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송 당선인은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38세에 고흥군 부군수를 지냈다. 이후 전남도, 행정자치부, 광주시 행정부시장(1급), 국가기록원장(차관보급)을 역임한 행정 경험을 앞세워 군민들에게 파고들었다.
무엇보다 지난 선거 당시 아쉬웠던 패배가 그에겐 크나큰 동력이 됐다. 지역 내 높은 인지도와 함께 탄탄한 조직력으로 나타났다.
또 무소속으로 군수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학영 예비후보까지 캠프에 합류하며, 강력한 지지세력도 확보했다.
여기에 발맞춰 민주평화당도 고흥 지역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전략지로 판단하고, 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평화당 조배숙 대표를 비롯해 장병완 원내대표, 박지원, 천정배, 황주홍, 유성엽, 이상돈 의원 등이 고흥을 다녀가며 힘을 보탰다.
결국 송 당선자는 민주당의 거센 바람을 탄 공 후보를 2422표차 (5.2%)로 따돌리고 과반이 넘는 52.6%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송 당선자는 "지난 4년간 저를 믿고 지지해준 고흥군민의 승리다"며 "고흥을 개혁하고 바로 세우라는 군민의 뜻을 끝까지 잊지 않고 실천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서삼석 국회의원

△서삼석 ‘삼수 만에 여의도 입성’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전남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 후보가 삼수 끝에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서 당선자는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평화당 이윤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서 당선자는 황색바람을 일으킨 1988년 제13대 국회에 입성한 고향 선배 박석무 의원의 보좌관을 맡으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재선 전남도의원과 3선 무안군수를 지내며 선거에서의 5승 불패로 승승장구했으나 국회의원에 첫 도전한 제19대 총선에서 쓴 잔을 마셔야 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재선에 도전한 이윤석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당시 이 후보와 서 당선자의 득표 차이는 274표였다.
비슷한 시기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서 당선자와 이 후보는 1995년부터 제5대와 제6대 전남도의회에서는 동료 의원으로 보냈으나 이후 정치적 라이벌로 대결이 이어진다.
첫 대결에서 패한 서 당선자는 2016년 실시된 이 후보와의 당내 경선에서 4년전 패배를 설욕하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리턴매치로 치러진 경선에서 서 당선자는 58.80%를 득표해 41.20%에 그친 이 후보를 제치고 공천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서 당선자의 정치인생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 후보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며 한숨 돌렸던 서 당선자는 2016년 4·13총선 본선에서 국민의당 박준영 전 의원과 맞붙어 석패했다.
선거 초반 순탄할 것만 같았던 서 당선자는 3선의 전남도지사 등 화려한 경력을 앞세우며 갑자기 출마를 선언한 박 전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번 선거에서 뜻을 이룬 서 당선자의 승리 동력은 성실함과 청렴함, 낮은 곳에서 유권자들과 함께 한 노력의 결실로 풀이되고 있다.
서 당선자는 선거 패배 이후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3선군수를 지낸 고향 무안은 물론 신안의 섬과 뒤늦게 지역구로 편입된 영암지역을 수시로 드나들며 표밭을 다져왔다.
서 당선자는 "지역민들께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서삼석을 선택해 주셨다"면서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나라다운 나라, 사람다운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을 여실히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