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 이전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선 7기 이용섭 광주시장이 취임 직후 광주공항의 조건 없는 이전을 내 걸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전남도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가져다줄 커다란 기폭제로 평가하며 후속 계획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진행된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에서도 신규 과제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광주공항과 ‘한 둥지’로 불리는 군 공항 이전 문제는 여전히 논의돼야 하고 풀어야 할 과제다. 광주공항과 군 공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잠재적 불씨’로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의 화합을 도모하고 지역의 상생 과제이기도 한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의 기대효과를 살펴보고 군 공항의 이전에 대한 가능성을 조망해 본다.

호남고속철 경유 확정과 통합 논의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30일 호남고속철도 2단계 ‘광주 송정∼목포 노선’의 무안공항 경유를 확정했다. 오는 2025년까지 개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시와 전남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제공항인 무안공항 활성화에 기여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남 지역의 성장 동력 창출 등 국토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광주와 무안, 두 민간공항 통합도 같은 이유로 자연스레 지역 이슈로 떠올랐다.
그동안 무안공항과 광주 민간공항 통합은 무안공항 활성화의 또 다른 대안이었다. 이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두 민간공항 통합의 발목을 잡은 것은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였다.

광주공항·무안공항 역사
광주공항은 1948년 11월 동구 학동에 민·군 겸용 비행장이 개설되고 이듬해인 1949년 2월 민항기가 첫 취항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1964년 1월 광산구 신촌동 현 부지로 이전한 후 1995년 방콕과 오사카 등 국제선이 취항을 개시했으나 무안공항 개항과 함께 국제선이 이전하면서 현재는 군 공항과 국내선만 운영 중인 상태다.
무안공항은 1993년 7월26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목포 공항 추락사고 이후 목포공항 대체 공항으로 건설이 추진됐다. 1994년 정부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에 ‘호남권 신공항’ 개발계획이 반영되면서 2007년 11월 서남권 거점공항을 목표로 개항했다.
이로부터 약 4년 뒤인 2011년 국토교통부는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항 이전은 좀처럼 해결을 위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했고, 올해 개항 11년째를 맞았으나 정기 국제노선 하나 없는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오명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소음민원…군 공항 이전 결론
광주공항 이전에 속도를 붙인 것은 비행기 소음 발생 민원이었다. 광주 군공항(831만㎡)이 이전한 1964년 당시만 해도 주변은 허허벌판이었다.
당초,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항공기들이 훈련을 해도 소음 피해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군 공항 주변에 새롭게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며 상황은 급변했다. 광주 광산구 송정·도산동을 비롯해 서구 상무동, 남구 대촌동 등 10개 동 30만명에 달하는 주민이 항공기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전국 8개 민·군 겸용 공항 중 광주공항이 타 공항에 비해 평균 소음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군 공항 이전이 광주시의 최대 현안사업으로 대두됐다. 이에 광주시와군 공항 이전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 2014년 10월 국방부에 군 공항 이전 건의서를 제출, 이후 광주시와 국방부가 17차례 협의와 자문을 거쳐 2016년 8월 광주 군 공항 이전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광주시·전남도 입장 변화
그동안 광주시와 전남도는 군 공항 이전에 대해 줄곧 상반된 태도를 보여 왔다. 광주공항은 2007년 11월 무안공항 개항 당시 국제선을 일부 이전한 데 이어 2008년 5월 모든 국제선을 무안공항에 넘겼지만 국내선만은 유지중이다.
국내선을 이전한다 해도 군 공항 이전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광주시와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광주 민간공 항과 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국내선부터 이전하고 군 공항 이전은 그 이후에 논의하자는 전남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 탓에 광주 군 공항 이전 논의는 늘 뒷전으로 밀렸다.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강조했던 민선 6기에서도 광주 군 공항이전은 상생 과제에 포함되지 못했을 정도다.
당시 윤장현 시장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강조하며 군공항 이전과 함께 민간공항 기능 이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실제 윤 시장은 “지금까지 ‘군공항 다 가면 그때 주겠다’는 것은 미래비전이 없는 논리”라며 “지금 당장 어느 시기를 못박고 언제까지 하겠다는 것은 아니더라도 좀 더 전향적인 판단을 갖고 자연스럽게 군 공항도 가면서 민간공항 통해 무안공항을 활성화하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민간공항 기능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광주시 군 공항이전사업단은 군 공항 이전 후보지를 전남 4개 지역으로 압축까지 했지만, 지역의 부정적 여론 등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KTX 무안공항 경유가 확정되고 민선 7기가 들어서면서 지역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의 민선 7기 광주혁신위원회는 광주공항의 ‘조건 없는’ 무안국제공항 이전 의사를 밝혔다. 당시 노경수 광주혁신위원회 도시재생분과위원장은 “민간공항은 군 공항 이전과 별개로 조건없이 호남의 관문인 무안공항으로 이전해 무안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특히 8월20일 전남도청에서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도지사, 민간 자문위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에서는 광주공항·군 공항 이전에 협력키로 하는 내용의 신규과제가 채택됐다. 광주 민간공항은 오는 2021년까지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될 전망이다. 광주·전남의 민간공항이 통합되면 무안공항이 환황해시대 호남권 물류 거점공항으로 도약이 기대된다.
또한 민간공항 이전과 함께 광주 군 공항의 전남 이전 논의도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앞으로 광주 민간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되면 연간 200만 명 이상의 항공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서남권 물류 거점공항으로서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또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필요한 활주로 연장, 수화물 처리 시설 확충 등 공항 기반 시설 확충과 호남고속철도 무안국제공항 경유 노선 조기 완공에도 두 시·도와 무안군이 함께 대응키로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은 조만간 공항 통합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통합 시기와 절차 등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고 공항 중장기 계획에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전라도 정도 1000년의 해를 맞아 광주시와 전남은 미래 천년을 희망과 번영의 땅으로 일궈 나가기 위해 하나의 공동운명체로 함께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현안인 민간공항 및 군 공항 이전, 한전공대 설립, 국정과제인 국립심뇌혈관질환센터 유치, 관광상품 개발 및 홍보 등을 공동으로 협력해 동반성장의 모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역사·문화적으로 한뿌리이자, 경제적으로 뗄 수 없는 경제공동체인 광주·전남이 서로 상생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전남도는 광주·전남의 공동번영을 위해 상생과 순리로 광주시와 소통과 협력을 공고히 해 다가오는 새천년, 지역민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기대 효과
광주공항과의 이전 통합은 무안공항의 활성화는 기본이고, 저가항공사나 정기노선 유치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통연구원 항공교통본부는 2020년까지 광주공항의 제주·김포 노선을 모두 옮기면 무안공항 국내선 이용객이 237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광주시는 통합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5조7480억원에 달하는 군 공항 이전사업비가 풀려 10조원대의 생산유발·부가가치와 5만7000여명에 이르는 고용 창출 효과 등 지역 경제에 더 없는 활성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국제공항과 고속철도 연결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 무안공항은 서남권 거점공항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와 함께 군 공항이 함께 들어서면 그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5조7480억원에 달하는 군 공항 이전사업비가 풀려 10조원대의 생산유발·부가가치와 5만7000여명에 이르는 고용 창출 효과 등 지역 경제에 더 없는 활성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국방부도 지난 2016년 광주 군 공항이 전남으로 이전하면 지역 내 경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낸 바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군 당국은 광주 군 공항을 이전해 전남지역에 신공항을 건설하는데 3조5539억원을 투입되면 공항이 건설되는 6년 동안 전남에 총 4조8299억원의 생산이 유발될 것으로 관측했다. 연간 8050억원 규모다. 신공항으로 인한 전남지역 부가가치 유발액은 1조7065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2844억원 수준이다. 이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도 3만6297개 창출 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6050명 규모다.
광주와 수원, 대구 군공항 이전까지 합산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16조1302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2만7143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광주전남연구원에서는 현재 ‘광주·무안공항 통합 시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연구 결과는 9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