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운동의 기초 종목이라 할 수 있는 역도의 부흥을 전남에서 이루고 싶습니다."
지난 8월10일 광주 북구 운암동에 위치한 전남역도연맹사무실에서 만난 장명철 회장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역도의 저변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회장은 올해부터 회장직을 맡아 전남역도를 이끌고 있다. 임기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다. 그는 지난해까지 약 8년 동안 전남역도연맹 부회장직을 수행하던 중 전임 권혁진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회장 자리를 이어 맡았다. 전남체육회의 정식 임명을 받은 것은 지난 6월이다.
때문에 그는 회장직을 맡은 지 반년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전남역도의 생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 경기인 출신이다 보니 역도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풍부하다.
전남 완도 출신인 장 회장은 완도중과 송원고에서 역도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에도 잦은 부상이 겹치며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결국 송원고 1학년 때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그는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면서 "역도를 그만둔 뒤 사회에 나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선수시절 생각에 아직도 역도를 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역도는 현재 지역 실업팀과 학교체육 등의 엘리트 선 수들과 생활체육 동호인들로 이뤄져 있다.
수년 전부터 많은 종목들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을 알린 것과 달리 전남역도는 그 전부터 자연스럽게 합쳐있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 통합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두 단체는 하나였던 것.
장 회장은 "역도는 즐기는 사람이 소수라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합치려 해도 상대가 없었다"며 "그래도 동호인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그들과 함께 가고 있다"고 했다.
전남역도연맹은 이런 생활체육인들을 위해 대한역도연맹과 손을 잡고 매년 동호인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전국 동호인 역도경기대회’가 바로 그것.
지난해 보성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180여명의 생활체육인이 참가해 서로의 기량을 확인하고 친목을 다졌다.
장 회장은 "비인기 종목인 역도를 대중에게 알리고 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 대한역도연맹과 함께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면서 "엘리트 선수들도 참가해 기술과 훈련 방법을 소개해주는 등 순기능 역할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엘리트 선수들은 동호인 대회에 방문해 생활체육인들에게 기록으로 자기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 선수들이 체득한 기술, 역도의 좋은 점을 전파하는 등 선수와 동호인들의 스킨십 기회를 늘리고 있다.
장 회장은 "이런 방법들로 동호인들에게 역도에 대한 좋은 인식을 전달하고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상호작용을 노리고 있다"며 "대한역도연맹 차원에서도 동호인 대회로 접촉면을 넓혀 만남의 시간을 갖는 등 역도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역도의 대중화를 위해 역도를 기초체력을 만드는 기본운동과 연관 짓고 있다.
현역 선수들과 코치진, 선수생활을 했던 그의 ‘근력운동’에 대한 지론 때문이다.
그는 "스포츠가 발전하면서 다른 종목 선수들이 역도 선수들에게 근력운동을 많이 배운다. 역도가 기초체력을 만드는 데 기본적인 운동이기 때문이다"면서 "실제로 높이 점프하는 배구 선수들에 비해 역도 선수들이 제자리 높이 뛰기
기록이 더 좋고, 육상에서도 짧은 30m 단거리를 역도 선수들이 더 잘 뛰는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기초체력의 하나인 순발력을 키우는 데는 역도가 최고"라며 "이런 인식이 널리 알려지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역도의 대중화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 회장은 역도의 저변 확대와 함께 지역 엘리트체육의 활성화도 현안으로 꼽았다. 현재 전남 역도의 선순환 구조가 깨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남 역도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실업팀으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틀은 유지되고 있지만, 그 내면을 보면 중·고등학교 선수 36명, 실업팀 9명으로 균형이 맞지 않다.
그는 "전남의 실력 있는 선수들이 실업팀에 가지 못하고 도중에 그만 두거나 타 지자체로 떠나고 있다"며 "좋은 선수들이 전남에 남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 팀에 뒤지지 않는 연봉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2020년 올림픽 대표로 유력한 완도중·완도고 출신의 이항제(21·완도군청) 선수를 잡은 게 위안"이라고도 했다.
지역 엘리트체육이 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는 또 있다. 초등학생들이 배우기 어려운 종목인 역도가 선수 수급 문제로 이어지면서 엘리트체육 활성화에 발을 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역도는 초등학교 시절 체력을 키우거나 성장을 돕는 운동이고 훈련으로 기록을 내기 어려워 초등학교 선수들이 많이 없는 종목으로 유명하다.
가끔 5~6학년 때부터 운동을 하는 학생 선수들이 있지만기록을 세우기 위한 기초체력을 만들 뿐이고 체력을 만든 뒤에는 다른 운동으로 전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는 "역도를 권유해도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부모들이 먼저 고개를 젓는다. 첫 운동을 역도로 선택했더라도 나중에 골프 등 인기 종목으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도자들 눈에 띄거나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학생들이 추천을
받아 역도를 시작하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선수 수급에 애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임기 중 생활체육 강화로 전남 엘리트체육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다.
장 회장은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로 동호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역도를 소개하고, 자식들에게 역도를 권유하며 선수의 길로 이끈다면 선수 수급과 우수 선수 발굴은 물론 엘리트체육의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는 임기 동안 이루고 꼭 싶은 목표"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각 시·군 단위 역도 동호회가 결성돼 전남 역도의 부흥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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