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광주와 전남에 있어 새천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해다.
첫 일자리 시장을 자임한 이용섭 광주시장과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슬로건으로 내건 김영록 도지사의 ‘성공적 출항’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지역의 해묵은 과제들에 대한 실타래가 속속들이 풀리기 시작했고,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밝게 하고 있다. 그간 지역에 해묵은 갈등을 야기해온 현안이 무엇이었는지 일련의 과정 등을 살펴보고, 남은 과제를 모색해 본다.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실현
‘이용섭호’의 핵심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이는 이 시장이 후보시절부터 줄곧 강조한 핵심키워드다. 낙후된 지역에서 풍족한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광주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광주·전남의 상생을 통해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 시장은 취임 초부터 이를 위한 14대
핵심공약과 74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14대 핵심공약은 △일자리가 넘쳐나는 광주 만들기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 대책 △광주를 먹여 살릴 미래산업 유치 △민주·인권·평화 세계중심도시 도약 △출산과 보육이 행복한 광주 만들기 △장애·비장애 차별 없는 동행(同幸, 同行) △노후가 걱정없는 행복한 광주 △여성과 아이들이 당당한 광주 △문화수도 광주 ‘컬처 유토피아’ 선포 △광주를 확실하게 바꾸는 ‘GREAT광주’ 도시재생 △편리하고안전한 선진교통도시 광주 △미세먼지 없는 청정 광주 만들기 △맑고 깨끗한 푸른 광주 만들기 △세계적 수준의 안전도시 광주 만들기 등이다.
이는 민선 7기 5대 목표인 ‘풍요로운 광주’, ‘정의로운 광주’, ‘따뜻한 광주’, ‘품격있는 광주’, ‘안전하고 편안한 광주’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이러한 목표를 내세운 이 시장은 오랜 기간 표류하던 광주의 핵심 현안들을 속속들이 풀어냈다. 도시철도 2호선,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 광주송정KTX역 개발사업, 광주역 활성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은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를 통해 16년 동안의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광주 도시철도2호선 공론화위원회는 11월9∼10일 전남 화순 금호리조트에서 시민참여단 243명이 참여한 숙의 토론을 거쳐 78.6%의 찬성률로 2호선 건설을 결정했다.
특히 이번 공론화 작업은 민주의 성지를 자부하는 광주에서 생활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일몰제 시한이 다가오면서 공원지구 해제 위기에 몰렸던 광주 공원들도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보존의 길이 열렸다. 시는 지난 11월 8일 광주 민간공원특례 2단계 사업 5개 공원 6개 지구에 대한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민간공원특례 2단계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는 중앙공원1지구 광주도시공사, 중앙공원2지구 금호산업㈜, 중외공원 ㈜한국토지신탁, 일곡공원 ㈜라인산업, 운암산공원 우미건설㈜, 신용공원 산이건설㈜ 등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지난 9월14일 공모에 접수한 5개 공원 6개 지구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계량평가를 실시한 뒤 시민심사단과 제안심사위원회의 비계량평가 결과를 합산해 선정됐다.
이번 2단계 민간공원 제안서 평가는 1단계 평가 이후 제안된 시민단체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권역별 심사와 공원 주변 주민들 다수를 시민심사단에 포함시켜 심사인력을 늘림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10년 이상 답보상태에 놓여있던 어등산관광단지조성사업도 속도가 붙었다. 광주시는 최근 평가심의위원회 및 시민평가를 거쳐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을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사업협약 체결로 민간사업자 지위를 갖는다. 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어등산은 2023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광주의 관문인 광주송정KTX역은 광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경제거점형 KTX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교통중심지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시는 이 사업이 실현되면 광주송정역을 중심으로 상업지구와 융복합 지구를 연결하는 교통중심지로 기능하고 빛그린산단과 연계 강화를 통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역 일원은 ‘광주 역전, 창의문화산업 스타트밸리’ 조성사업이 국토교통부의 ‘2018 도시재생뉴딜 공모’ 중 경제기반형 뉴딜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도시재생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만 이 시장의 대표공약인 일자리 만들기의 핵심 축인 ‘광주형 일자리’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여전히 답보상태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지난 11월18일까지 협상을 이어왔지만,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당초 투자협상안에서 배재됐던 노동계의 입장을 반영한 안에 대해 현대차가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현대차에 광주형 일자리를 제안하면서, 주 44시간, 초임연봉 3500만원 최소 보장, 임금협상은 물가 상승률만큼 인상 그리고 처음 5년간 근로환경이나 복지 등에 대한 단체협약 유예안을 제시했다.
광주시는 노동계의 반발로 한국노총과 협의를 통해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한 주 40시간, 초임연봉 3500만원 최소보장과 임금·단체협상 최소 5년간 유예 조항 제외 안을 제시하며 재협상에 나섰다. 이에 현대차는 난색을 표하며 협상의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될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서 현대차 노사의 양보와 타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내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전남도민 제일주의 행정 실천
김영록 도지사의 핵심과제는 일자리경제 분야다. 김 도지사는 취임 직 후 일자리 경제·지역개발 분야 38건의 공약을 비롯해 농림수산·관광개발 분야 28건, 보건복지 분야 39건, 안전환경·일반행정 분야 30건 등 총 7개 분야 135건의공약에 대한 추진방안을 내놨다.
특히 일자리경제 분야에서는 젊은이가 돌아오는 전남을 위한 △청년 생애 최초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청년 창농타운 조성 등 공약을, 지역개발 분야에서는 △한전공대 나주 혁신도시 유치 △여수세계박람회장 내 대규모 컨벤션 센터 건립 △무안공항 기반시설 확충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공약으로 기존의 에너지밸리 조성 구상에 한전 공대, 융복합 벨트를 추가해 규모를 확대한 ‘에너지 사이언스 파크’조성 방안을 거론했다.
한전 본사와 에너지 기업이 입주한 혁신 산단에 더해 한전 공대를 유치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한 에너지산업 융복합 벨트를 묶으면 전남이 에너지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 기업을 포함해 1000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 등도 논의됐다.
또 농림수산 분야에서는 △스마트 팜 혁신 밸리 조성 △수산양식-에너지 융복합단지 조성 등이, 관광문화 분야에서는 △목포~부산 간 해안관광도로 및 서남해안 일주도로 건설 등을 통한 세계적인 서남해안 관광휴양벨트 구축 △전남 관광공사 설립 등을 통한 6000만 관광객 유치기반 조성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도 △어린이집, 유치권 등지에 공기청정기 설치 △어르신 예방 백신접종 지원 △전남형 기본소득제도 단계적 추진 방안을 밝혔다. 이 밖에 에코 생태 식물공원 조성 등 환경분야와 노후산단 산업재해 통합안전체계 구축 등 안전분야 공약 등도 있다.
이러한 김 도지사의 방침에 맞춰 전남도는 정부의 초소형 전기차산업 육성 서비스 지원 실증사업을 비롯해 현안사업인 기능성 화학소재 클러스터 구축 등 현안사업들이 대체로 순항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팜 혁신밸리, 흑산공항, 여수 경
도 연륙교 등 대형 프로젝트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흑산공항의 경우 최근 신안군이 ‘흑산공항 건설지원 조례’를 제정해, 공항 건설의 추진을 밝게 하고 있고, 스마트팜도 최종 무산된 것이 아닌 만큼, 재도전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화합·상생은 여전한 과제로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지역 현안 사업들의 실타래를 풀어내며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서로의 화합과 상생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군 공항 이전, 한전공대 유치,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조성 문제는 여전한 잠재적 불씨로 남아있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지난 8월20일 광주공항 이전·한전 공대 설립 등 지역 현안 추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양 시·도는 기존 상생발전 과제에 더해 새로 선정한 9개 협력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신규 과제는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광주 군 공항 이전 협력 △한전 공대 설립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조성 △‘국립 심뇌혈관질환 센터’ 유치 △‘2018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성공개최 협력 △‘제1회 광주 비엔날레’ 성공개최 협력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통합 본부설치·운영 △‘한국학호남진흥원’ 운영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특히 군 공항은 이전 부지로 지목된 무안군의 반발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고, 혁신도시 공동 발전기금을 놓고도,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시의 주장은 지난 2006년 2월 광주시, 전남도, 나주시가 합의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개발운영 성과공유 협약’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나주시는 빛가람혁신도시 내 기반시설 보수.관리등에 현재까지 나주시 예산이 1200억원이 투입된 만큼 이전 공공기관의 지방세 납부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기금조성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