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라 한바탕 춤사위를 펼친다. 무용수들은 극의 분위기에 따라 화려하게 치장하기도, 수수하게 분장하기도 한다. 이들의 모습은 관객들이 공연에 보다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무대 위의 인물들에게서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 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이가 있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공연 분장사로 활동하는 수빈아카데미 광주캠퍼스 최경아 대표가 그 주인공. 최 대표는 20여년 넘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공연 분장으로는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일무이한 인물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업계의 평이다.
최 대표가 개원을 준비 중인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근처 뷰티아카데미에서 그를 만나 그간의 삶과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들어봤다.
사실 최 대표는 처음부터 미용을 공부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뷰티’에 관심이 많은데다 미용 관련 활동이 적성에 더 맞아 화장품 회사에 다니면서 뷰티 업계에서 실무를 쌓았다.
이후 광주 최초의 메이크업 아카데미인 서경문화원에서 기초적인 화장과 스킨케어 등을 배워 메이크업에 입문한 뒤 바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메이크업 바람이 불면서 현장 경험과 더불어 좀 더 체계적으로 ‘뷰티학’과 ‘뷰티 산업’에 다가가기 위해 미용을 전문적으로 공부할 마음을 먹고 현장 실무와 더불어 연구에 매진, 현재까지 꾸준히 시야를 넓혀왔다.
20여년 동안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공연 전문 분장사로 활동하면서 미인대회 심사를 비롯해 뷰티 관련 학과에서 대학 강의, 쇼 메이크업은 물론 광주에서 활동하는 유일무이한 공연 분장까지 도맡고 있다.
또 서영무용단 분장 상임이사로 그의 손길을 거친 무용단이 전국 무용제에 나가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무대 위에서 메이크업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무대 위에서 메이크업은 극 중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하고, 극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공연자들이 공연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적절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이크업이 상당히 중요하죠."
공연 분장은 공연과 공연자들을 돋보이게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극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선보이는지, 어떤 내용으로 극이 이뤄지는지 무대에 펼쳐지는 모든 장면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그가 뷰티업계에서 20여년 동안 활동하면서 이처럼 입지전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와 같은 노력의 성과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최 대표는 어릴 적부터 보여지는 아름다움을 비롯해 내면을 가꾸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가 외모를 가꾸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는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고 들여다보는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내적, 외적 아름다움에 주목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다는 점을 재차 언급했다.
어릴 적부터 메이크업이 좋다는 느낌이 계기가 돼 입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 경우라고 말했지만 인터뷰하는 동안 그에게서 받은 느낌은 숙명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이처럼 최 대표는 메이크업이 어떤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 매료돼 지금껏 뷰티업계에 종사해왔다고 했다.
최 대표는 11월 하순 수빈아카데미 광주캠퍼스를 개원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인터뷰 내내 분주했다. 제자를 양성하는 오랜 꿈을 실현하기에 앞서 그는 떨리기도 하고, 준비할 것이 많다면서 몹시 긴장한 상태였다.
"오래 전부터 저처럼 뷰티업계에 종사하는 인력들을 본격적으로 양성하고 싶었습니다. 실무를 중심으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노하우(know-how)를 프로를 꿈꾸는 학생들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전수하고 싶었죠."
각종 대회와 심사 자리에서 마주친 수빈아카데미 본사 오세희 대표와 지향점이 같다는 것을 깨닫고, 제자양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전언이다. 뷰티학원을 통해 미용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광주지역 인재들을 생생한 교육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직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교육자로 시대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프로를 꿈꾸는 학생들과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뷰티계의 멘토’(mentor)가 될 것입니다."
최 대표는 K-Beauty의 선두주자로서 광주메이크업학원을 통해 제자 양성과 미용봉사 등에 앞장서고 미용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현장실무 교육을 제대로 전수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자신의 현장 경험과 지식을 아카데미에 최대한 쏟아 이들이 현장에 투입돼 문제에 봉착했을 때 완충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돼 주고 싶다는 것이다.
또 현재 대학 강의와 더불어 전문적인 커리큘럼도 지속적으로 고안해간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최 대표는 업계에서 활동하면서 넓힌 시야를 바탕으로 그가 바라본 뷰티산업의 전망에 대해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사람의 손을 거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뷰티 산업은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봅니다. 한류에 힘입어 ‘K-Beauty’가 매년 성장하면서 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남미·유럽권에도 열풍이 불고 있어요. 이러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뷰티 아티스트들을 배출해야 합니다."
이런 뷰티아티스트들을 배출해 ‘k-beauty’하면 수빈아카데미가 가장 먼저 떠올랐으면 한다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장 실무를 제대로 이수한 전문 인력들을 키워 그들과 함께 미용 봉사에 앞장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자들과 각종 ‘미용 봉사’를 하는 게 제 오랜 꿈이었습니다. 홀몸 어르신들을 찾아 메이크업과 핸드마사지 같은 봉사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외적인 변화로 인해 기분전환도 할 수 있고 웃음을 되찾는데 기여해 내면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울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는 거죠. 스스로 자신감을 얻어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이 돼 드리고 싶습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