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2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하나 된 통합 전라남도체육회가 출범했다. 그러나 통합체육회 출범 2년여가 지난 지금도 완벽한 ‘화학적’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34년간 목포대 카누팀 감독
과 체육학과 교수로 몸담았던 전문체육인 출신 박철수 전라남도체육회 상임부회장이 취임했다. 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 대한카누연맹 부회장(2010~2014년), 전남카누연맹 회장(2002~2008년), 목포시체육회 상임부회장(2015~올해 8월), 전남체육회 이사 등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엘리트체육을 넘나드는 그의 이력은 전남체육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박철수 상임부회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한 달여가 지났다. 소감은.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간인 듯하다. 전라남도체육회장인 김영록 도지사와 특별한 인연이 없음에도 상임부회장직에 임명된 것은 그동안 체육 현장에서 수없이 땀 흘린 전남체육인들의 자존감을 지켜주고 자긍심을 심어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상임부회장에 오를 당시 김 도지사가 ‘소통과 동행의 마음을 가지고, 전남체육 진흥에 봉사해 줄 것’을 부탁한 만큼 의무감을 느끼고, 체육인들 간의 격의 없는 소통과 화합으로 전남체육 발전에 진력할 각오를 하고 있다.
이전에 이사로 경험했던 전남체육회와 부회장으로서의 전남체육회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전국(소년·동계)·전남 체육대회 등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으로는 각종 대회(어르신·어린이·전남생활체육대축전·전국생활체육대축전) 개최와 참가 시·도간 교류(서울·경북), 각종 사업 추진 등 업무량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었다.
현재 새로운 경험과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상임부회장으로서 원칙은 분명 있다. 전남체육의 방향이 옳고 바른길을 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무처와 회원종목단체, 시·군 체육회와의 격의 없는 대화와 소통으로 일관성 있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특히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공존·상생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된 지 약 2년이 됐다.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고, 어떻게 해결해나갈 생각인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공존·상생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각자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탓에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전문체육은 전남체육의 자존심을 짊어진 대외경쟁력 확보가, 생활체육은 도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을 향상해야 한다는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종목처럼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는 종목의 경우, 전문체육 강세로 연계돼야 한다. 전
남체육회는 이런 노력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이는 전남전문체육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이 종목들의 전력이 강해지면 전국(소년)체육대회 등에서 다득점과 다메달 획득 등을 기대할 수 있어 종합순위도 자연스레 상승할 것이다.

최근에 막을 내린 제99회 전국체전에서 전남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원동력은?
전남선수단은 이번 체전에서 종합 10위로 지난해보다 3계단 껑충 뛰었다. 이는 목표였던 종합 12위보다 2계단을 넘어선 것으로 추가 득점 상승과 함께 내실도 튼튼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회원종목단체, 시·군 체육회, 유관기관(도·교육청), 사무처 직원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단 1점이라도 더 획득하고자 최선을 다한 현장 지도자의 숨은 노력도 큰 도움이 됐다. 또 전임 집행부(김홍식 상임부회장-김상민 사무처장)의 업무를 체계화시켜놓은 공도 상당했다. 부산(98체전 8위→99체전 12위), 대구(98체전 9위→99체전 11위)가 스스로 무너진 것에 따른 상대적 반사적 이익 효과도 있었다.

지역 스포츠 기반은 실업팀의 수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전남지역 실업팀 현황과 앞으로 창단 계획은.
전남지역은 전남도청(정구, 펜싱, 근대5종, 카누)을 비롯한 15개 기관에 17개 종목, 27개 팀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제 99체전에서도 일반부 1만7227점 획득에 큰 역할을 해줬다. 특히 한국전력 럭비팀, 한국가스공사 태권도팀, 기업은행 사격팀 등 지역 연고 팀의 경기력 상승이 큰 힘이 됐다.
이에 전남체육회는 행정기관직장팀 미육성 6개 군(신안, 함평, 진도, 담양, 장흥, 영광)의 창단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아울러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의 팀 연고지 이전(한국전력 육상팀) 및 연고 팀 유치(포스코 탁구), 한국농어촌공사배드민턴과 전남개발공사 등에도 팀 창단이 필요한 만큼 전남도·도의회 등과도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

우수한 지역 출신 선수들이 진학·취업문제로 타 시·도로 유출되는 사례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 대안이 있는가.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관왕인 사이클 나아름(상주시청, 99체전 금3·은2), 볼링 박종우(성남시청, 99체전 금1·은1·동1), 배드민턴 이용대(요넥스), 수영 박선관(인천시청, 99체전 금3·은1·동1), 스쿼시 김가혜(광주시체육회, 99체전 금1·은1) 등은 모두 우리 지역 출신들이다. 이들이야말로 팀을 창단해 전남으로 재영입해야 한다. 2022년 제103회 대회(목포시 위주 개최)를 추진하고 있어 더욱 절실하다.
이에 전남체육은 2016년 브라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궁 최미선(광주여대 4년, 99체전 은1·동3)의 2019년 순천시청 입단 예정 사례 등을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 지역 출신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정착될 때 체육영재 발굴·육성 등 학교체육 활성화의 지름길이다. 또 동·하계 전지훈련팀 유치, 스포츠마케팅 활성화 등 전남체육 진흥의 시너지효과까지 더해질 것이다.

전남체육 꿈나무 육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와 향후 대책은.
전남은 농도(農道)이자 고령화 지역이다. 전국 어느 광역자치단체보다도 이런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젊은층이 부족한 탓에 체육 꿈나무 육성 또한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남의 학교체육, 초·중학교 성적은 나름대로 강한 편이다. 전남은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지난 2017년(제46회) 금메달 40개, 2018년(47회) 금메달 32개 획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특히 체조, 레슬링, 사격, 근대3종, 볼링, 양궁, 수영, 정구, 배구 등 다수의 종목에서 괄목할만한 경기력을 보유한 체육 영재들이 배출돼 지역 체육의 장래를 밝게 하고 있다. 전라남도교육청 등과도 긴밀히 협력해 체육 꿈나무들이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전남기술과학고를 방문한 뒤 김용국 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박 부회장

고령사회로 진입한 전라남도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다른 지역에 비해 고령층의 인구가 많은 건 사실이나 전남체육회가 지역민들의 건강 증진과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체육’이 절대적이다. 때문에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자발적 참여도를 높인 공공스포츠클럽, 학교스포츠클럽(학교 내 동아리 활동 권장)의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광장사업, 어르신 생활체육활동 지원사업, 유아 체육활동 지원사업 등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그 수도 확대해나갈 것이다. 또 생활체육지도자 확충과 체계적인 교육, 참신한 프로그램 개발 등에도 나서겠다.

지방자치가 발전하면서 체육을 마케팅으로 연결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도체육회 차원의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스포츠는 산업이다. 때문에 각 지자체는 동·하계 전지훈련팀 유치와 각종 전국규모대회 개최 등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전남은 2008년 제89회 전국체육대회 개최를 계기로 확충된 경기장 시설과 맛있는 음식, 따뜻한 기후 등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동·하계 전지훈련팀이 급증하고 있다. 또 각종 체육대회 유치 노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해남, 강진, 순천, 구례, 영광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따뜻한 기후, 좋은 음식, 숙박시설로 많은 전지훈련선수단을 유치하고 있다. 파트너십 훈련으로 우리 선수단의 경기력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시·군이 스포츠마케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장, 군수들의 관심도를 끌어 올리겠다. 또 전지훈련 유치 홍보를 강화하고 선수단 격려, 애로사항 청취도 확대하겠다.

전남체육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있다면.
체육은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숙명이다. 특히 엘리트체육에서의 경쟁 바로미터는 전국체육대회 성적이다. 체전 성적이 ‘전남체육이 도약하고 있느냐’를 결정짓는 척도인 만큼 대외경쟁력 확보가 전남체육 발전의 최대 숙제다.
이에 전남체육회는 ‘스포츠 복지를 통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의 삶의 질 향상, 전남체육의 새로운 도약, 선진체육 행정 구현, 경기력 향상, 대회 운영 효율성, 생활체육 활성화, 체육행정·시설 지원 선진화 등 일관성 있는 업무 추진에 역점을 두겠다.
또 운영 방침으로 삼은 우수선수 발굴·육성 및 경기력 향상, 2022년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개최 준비, 각종 위원회 활성화, 현장 지도자들의 애로점 해소, 회원종목단체 및 시·군 체육회와 상호 협력관계 구축, 전남체육인재육성장학기금 추가 확대 조성,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직장 분위기 조성 등도 실천하겠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