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동체 연계 사업 주목 “기회 만들어갈 것”

[예술기획]광주클라리넷앙상블
클라리넷 연주자 14명…2018년 창단 지난해 본격 활동 박차
동구마을오케스트라 창단 '우리 마을 자랑대회' 우수상 수상
계림초 하모니오케스트라 설립 '눈길'…4회 정기연주회 예정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3년 08월 15일(화) 16:48
(2023 7월 122호=글 김민빈 기자)“공연 팀으로만 활동하는 게 아닌 사회적 기업이자 마을 단체로 뿌리를 내리고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광주에 클라리넷 연주자들로만 이뤄진 연주단체가 최근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눈에 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지역의 젊은 클라리넷 연주자 14명이 모여 공연과 지역 오케스트라 사업 등 유의미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광주클라리넷앙상블(대표 백윤선)이다.
단체는 정대기 전주시향 수석단원의 제자들이 동료 연주자들과 지난 2018년 창단했다. 전남대 음악학과 재학 시절 정대기 연주자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다 직접 연주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포부로 뜻을 모았다.
“음악 전공자들의 졸업 이후 진로에 대한 고민은 똑같을 거예요. 음악을 계속 하고 싶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연주자들이 힘을 합쳐보자는 마음으로 창단을 결심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내더라도 하고 싶은 무대를 해보자는 취지였죠.”
단체는 창단한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와 단원들의 유학 등 개인 사정이 겹치면서 약 2년 간 정비의 시간을 가졌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그 중 하나가 지난해 12월 광산구 수완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선보인 ‘광산구 우크라이나 고려인을 위한 평화 음악회’다. 전쟁으로 고통 받는 고려인과 광주시민을 위해 기획된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카카오같이가치가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지원사업을 통해 마련됐다. 공익적 가치를 지닌 연주 계획을 사이트에 공유하고, 그 뜻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남긴 좋아요와 댓글로 공연에 드는 비용을 구했다.
광산구 우크라이나, 고려인 주민을 위한 평화 음악회 공연 모습

지난해 하반기 추진한 마을공동체 사업 역시 이들의 활동에 기름을 부어줬다. 백윤선 대표가 ‘동구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동구마을오케스트라를 창단한 것.
“동구 푸른마을공동체의 도움으로 사업의 방향성과 취지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동구마을오케스트라를 기획하게 됐죠. 주민들이 무료로 악기를 배우고 함께 어울리며 소통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렇게 설립된 동구마을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2월 ‘동구 우리 마을 자랑대회’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아 신규공동체 우수상을 수상하고 동구청장상을 받았다. 7월 중 새로운 단원을 모집해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주목할 만한 지역 연계 활동은 동구 계림초 하모니 오케스트라다. 올해 3월 광주시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이 사업은 오는 12월까지 계림초등학교에서 진행된다. 방과 후 수업과 연계해 일주일에 두번씩 60여 명의 학생들에게 무료로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첼로, 트럼펫, 트롬본, 호른 등의 합주 수업을 무료로 제공한다. 광주클라리넷앙상블 단원들을 비롯해 현악 부문 이서인, 관악 부문 기균홍 강사가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악기 역시 무료로 대여해줘 학부모들의 관심이 무척 뜨겁다. 7월 말 학부모들을 초청해 공연을 올리고, 8월부터 새롭게 2기를 모집할 방침이다.
단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하모니오케스트라의 필요성을 더욱 깨닫고 있다고 언급했다. 학생들은 악기를 익히고 연주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 활동을 경험하고 존중과 배려의 자세를 배운다. 강사들은 악기의 기술적인 면을 강조하기 보다는 쉽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백 대표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악기를 구입하고 제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들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악기를 구매하고 아이들이 제대로 오케스트라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서 연주하는 모습

광주클라리넷앙상블은 지역 오케스트라 사업 뿐 아니라 연주 활동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2018년부터 정기연주회를 꾸준히 선보여온 이들은 올해 제4회 정기연주회를 기획 중이다. 또 내년에 ‘제주국제관악페스티벌’에 참가할 복안이다.
“단일악기로 구성된 팀이다 보니 나름대로 파트를 편성해서 여러 색깔을 낸다 해도 관객이 보기에는 다 비슷할 수 있죠. 클라리넷은 베이스 클라리넷 등 서브악기가 있습니다. 그런 악기를 활용하고 클래식 뿐 아니라 재즈 등 여러 장르를 편곡해 보는 분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연구해요. 정기연주회에서 듀엣과 콰르텟, 퀸텟과 솔로 등 다양한 형태의 연주를 보여줄 생각입니다.”
이들은 공연 단체를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해 활동하는 사회적 마을기업을 꿈꾼다. 자신들의 재능이 지역의 인적 자원으로서 필요한 곳에 쓰이고 또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지원사업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자립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단원들 대부분이 동구에 살고 있고 또 몇몇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저절로 관련 사업들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여기다 저희가 가진 재능으로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저희 단체를 알릴 수 있는 일을 찾는 과정에서 여러 기회를 얻게 됐죠. 앞으로 예술인들로 구성된 하나의 마을기업을 만들어 한가지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요.”
끝으로 백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과 관련된 취미가 생활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신들의 재능이 마을의 인적자원으로서 기꺼이 쓰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단원들이 말하길 학교 방과 후 수업의 30년 전 레슨비랑 지금이 똑같다고 해요. 어려운 여건 속에 전공자들이 음악을 그만두는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돌파구를 찾아갈 거예요. 단체가 알려지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믿거든요. 동료와 후배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클래식 전공자들의 진로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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