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느낀 행복, 환자와 동료들에게 전해질 것”

[예술기획]조선대 의과대학 관현악반 CMO
제50회 연주회 성료 역대 최대 규모 OB 스테이지 선봬
현악반이 시초…첫 연주회 1971년 의료봉사 ‘자선음악회’
남다른 결속력 자랑…졸업생 앙상블 ECMO 활동도 활발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3년 10월 05일(목) 16:18
(2023 9월 124호=글 김민빈 기자) 1971년 추운 겨울, 삭막한 교내 분위기를 음악으로 활성화시키자는 마음들이 모여 창단된 연주단체. 수많은 후배들은 그 마음을 소중히 이어 지켜왔다.
선후배 동료들과 손꼽아 기다려온 무대를 선보인 이들의 소회는 어땠을까.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관현악반의 제50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8월19일 서구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연주회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 첫 번째 곡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악장 ‘정경’을 서곡으로 무대를 열었다. 이어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2번 1악장’ 협연 무대와 졸업생들이 준비한 특별무대인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1악장’을 선보였다. 후반부에서는 공연의 메인곡이라고 할 수 있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작품번호 64’를 들려주며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차이콥스키의 교향곡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고난이도 곡을 연주하기 위해 재학생들은 1년 전부터 학기 중 공부를 병행하며 연습을 진행했고, 여름방학에는 매일 7시간 이상을 투자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연주회의 악장을 맡은 악장 박상아 학생(의학 2, 바이올린)은 “악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유독 더 단원들을 고생시켜서 미안하기도 했다. 연주회 당일 무대 위에서는 다들 축제처럼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면서 “클래식을 사랑하고 악기로 예술을 만드는 행위를 통해 다 같이 땀 흘리며 연습하는 모든 날들이 그 자체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휘자 신규 섭외와 졸업생들과의 합동 무대 등 세심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유난히 많았던 이번 연주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은 재학생과 졸업생 단원들이 한마음으로 남다른 의지와 노력을 쏟은 덕이다. 연습과 단합을 위해 전남 곡성군 심청한옥마을으로 연례행사 뮤직캠프를 떠나는 등 연주회를 향한 열의를 다지며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졸업생들은 이번 연주회에서 창단 이래 최대 규모의 OB 스테이지를 꾸몄다. 이를 위해 광주전남 지역뿐 아니라 멀리 수도권과 제주도에 거주하는 이들까지 비행기와 기차 편을 이용해 합주 연습에 참여하는 등 성의가 대단했다고 한다.
회장 안동우 학생(의학 2학년, 트럼펫)은 “이번 연주회는 지휘자 신규 섭외와 곡 선정, 졸업생 선배님들과의 합동 무대까지 여러가지로 조율할 것이 많았고 우여곡절도 있었다”면서 “천지선 지도교수님을 포함해 선배님들과 재학생들의 협조와 지원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멋진 행사로 마무리해 기쁘고 다행”이라고 밝혔다.
CMO(Chosun Medical Orchestra)라는 영어 명칭을 가진 조선대 의과대학 관현악반의 시작은 ‘의과대학 현악반’이었다. 당시 광주 최초의 클래식 음악 연주 단체의 모태가 됐다는 자부심을 지닌 전남대 의대에서는 학생들의 클래식 연주 활동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었고, 조선대의 경우 친목 모임 위주로 클래식 음악의 토양이 미처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삭막한 분위기를 깰 문화적 활성화의 필요성을 느낀 몇몇 학생들을 필두로 프로 및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힘을 모아 현악반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클래식 연주를 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아 의대 뿐 아니라 간호대학(현 의과대학 간호학과), 치과대학, 약학대학까지여러 분야의 연주자들이 함께 모여 연주를 했고 ‘Medical Chamber Orchestra(MCO)’라는 영문명을 사용했다.
그렇게 1971년 6월19일 광주시민회관(공원)에서 열린 의료 봉사 일환의 ‘자선음악회’를 첫 연주회로 선보이며 단체의 시작을 알렸다.
창단 이후 매년 1~2회 공연을 가져왔으며 제5회 공연은 소록도에서 의료 및 음악 봉사 형태로 열었다. 오케스트라를 만들 정도의 악기와 연주자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실내악과 고전 교향곡을 비롯해 합창, 국악 연주 등을 함께 상연하기도 했다.
이후 단체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형식을 갖춘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자리 잡았고, 연례 공연과 봉사활동을 분리해 진행했다. 최근에는 튜바를 비롯한 금관악기 연주자가 합류하면서 대규모 곡도 자체 소화가 가능하게 됐다. 또 교향곡 합주가 가능한 정도의 넓은 연습실이 확보됐다.
50주년 연주회 OB stage 연습을 위해 모인 졸업생들의 기념 사진

이들은 그 어느 단체보다도 멤버들 간 끈끈하고 깊은 유대감을 자랑한다. 의과대 학생들로 결성된 구성원들이 졸업 후에도 같은 분야에서 동료 선후배로 함께하면서 결속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늘 생동감있고 화합이 빛나는 연주를 보여주는 원동력이 그것이다.
졸업생들 역시 매년 열리는 정기연주회에 직접 악기를 들고 서거나, 연습현장과 뮤직캠프를 찾아가 격려하고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며 CMO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되새겨왔다. 졸업 후에도 단체의 일원으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과 노력은 결실을 맺어 지난 2017년 졸업생들의 앙상블 단체인 ECMO(Ensemble of Chosun Medical Orchestra, 단장 홍강식·단무장 최은서)를 창단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에도 졸업생들이 개인적으로 재학생 연주회에 참여하거나 OB 무대를 마련하는 등 간헐적인 활동은 있었지만, 정식으로 단체를 창단함으로써 정기적인 앙상블 연습과 연주회를 열게 됐다. 지난 5월에는 제1회 ‘CMO Family Concert’를 개최,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팀을 이뤄 연주하는 최초 실내악 연주회를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신입생 때 입단한 학생은 시간이 흘러 어엿한 졸업생 선배가 돼 후배들과 한 무대에 섰다. 32기와 33회 연주회의 악장을 맡은 조상건 회원(전남대병원 핵의학과 교수)은 2002년 신입생으로 참여한 제30회 연주회를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꼽았다.
“악기도 서툴고 음악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30회 연주회라는 중요한 무대에 서게 돼 긴장감이 무척 컸습니다. 당시 졸업생 선배들이 현악사중주 연주로 OB 무대를 꾸며주셨는데, 20여 년이 흘러 이번 50주년 연주회에서는 제가 OB 무대를 서게 됐죠. 오래 전 제 모습처럼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는 재학생들, 물심양면 찾아와 응원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지난 시간 흔들리지 않고 단체를 이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들의 단단한 결속력과 동료를 향한 애정, 음악을 향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처럼 음악적·사회적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며 새로운 50년과 100년을 그려나가는 것이 이들이 지향하는 목표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음악으로 서로의 호흡을 느끼면서 소통하고 그 가운데서 행복을 찾고자 합니다. 이렇게 느낀 행복은 치료받는 환자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리라 믿죠.”
전라도인 admin@jldin.co.kr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회사연혁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광남일보 등록번호 : 광주 가-00052 등록일 : 2011. 5. 2.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광주 아-00193 등록일 : 2015. 2. 2. | 대표 ·발행인 : 전용준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54 (중흥동 695-5)제보 및 문의 : 062)370-7000(代) 팩스 : 062)370-7005 문의메일 : design@gwangnam.co.kr

본사이트에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