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 'K-컬처'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 기대

[아트포커스]'제3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살펴보니
‘물 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 주제로
10월말까지 목포·진도 등서 19개국 190명 작품 전시
관광 특별전·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 눈길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3년 11월 05일(일) 16:57
(2023 9월 124호=글 이현규 기자)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예향남도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프로젝트 ‘남도문예 르네상스’ 선도 사업이다. 올해 비엔날레는 ‘수묵의 대중화, 브랜드화, 세계화’를 위해 도약하는 해로 거듭나 ‘K-컬처’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국내·외 관람객 40만명을 목표로 지친 현대인에게 예향남도의 수묵을 통해 힐링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비엔날레의 명성에 맞는 성공적인 국제행사로 세계에 전남을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비엔날레의 전시주제는 ‘물 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다. 전통화의 가장 큰 주제인 산수화를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물 드는 산’이 흐름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라면, ‘멈춰선 물’은 긴장감을 갖고 잠시 정지된 상태를 뜻한다. 딱딱하고 고정돼 변하지 않는 ‘산’과 부드럽고 흐르는 ‘물’의 속성이 서로 교차되고 중첩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이건수 총 감독은 이번 전시주제의 배경에 대해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을 모티브로 해 고요함 속 움직임을 표방하는 동양의 미학을 바탕으로 서구미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다양한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이와 먹, 물이 지닌 따스함이 관람객들에게 지친 마음과 몸을 회복케 하는 치유의 시간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주 전시관은 목포, 진도 일원에서 운영된다.
1전시관인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수묵산수를 중심으로 한 현대수묵화와 수묵 정신을 담은 국내외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특히 고종·순종황제를 비롯해 흥선대원군·덕혜옹주 등 대한제국 황실 인물들의 수묵 작품과 황실에서 사용하던 벼루와 붓 등 관련 유물들로 구성된 ‘대한제국 황실 수묵유산전’도 열린다.
2전시관인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에서는 수묵을 정신적·재료적 측면에서 재해석한 유명 중견작가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에서 펼쳐지는 3전시관은 MZ세대의 관심도를 높이고 수묵의 발전·계승을 위해 ‘미래는 수묵시대’를 주제로 한국화 전공 30여 명의 대학생 작품을 전시하는 ‘대학 수묵제’와 전국 60여 명의 초등학생 작품을 전시하는 ‘어린이 수묵제’가 개최된다.
한 관람객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진도에서는 4~6전시관이 운영된다. 4전시관인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최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대표적 한국화 작가들의 작품이 ‘운림, 구림이 스미는 검은 숲’의 주제로 전시된다.
운림산방 소치 1관·2관에서 운영하는 5전시관에서는 문인화적 풍모를 보여주는 수묵 대가들의 산수화와 미디어 아티스트 6인의 인터랙티브형 전시가 ‘화담/지자요수 인자요산’을 주제로, 6전시관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영호남 작가 교류전이 ‘묵연’이라는 주제로 각각 펼쳐진다.
이밖에도 전남 어디에서나 수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특별전시관 3개관(광양도립미술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해남 대흥사)과 시·군 기념전이 14개 시·군이 참여, 18개소에서 운영된다.
비엔날레에서는 장욱진 ‘아이들’·‘나무’, 백남준 ‘머리를 위한 선’, 이은실 ‘솟음’·‘Inner Space’, 박노수 ‘산광징아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밖에도 자연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영상들을 제작해오고 있는 민병훈 영화감독의 영상아트, 인공지능(AI)이 그리는 수묵화 등 다양한 장르로 풀어낸 작품들이 수묵화의 풍성한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올해 수묵비엔날레는 주한외교사절단을 초청해 함께한다. 수묵비엔날레의 해외 관심 유도와 세계화를 위해 10개국 30여 명의 외교사절단이 참여,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전시관 관람과 지역 관광을 함께 돌며 예향 남도를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대한제국 황실 수묵유산전’이라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대한제국 황실 수묵유산전’은 조선왕실을 이어 대한민국의 기틀을 시작하는 대한제국(1897~1910) 황실 특별관을 설치해, 황실 인물들의 글씨, 그림 등 수묵과 관련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조선황실과 대한제국 황실 후손들의 단체인 ‘의친왕기념사업회’와 협력해 전시를 준비했다. 황실 주요인물인 흥선대원군, 고종황제, 순종황제, 의친왕, 영친왕·영친왕비, 덕혜옹주를 비롯해 관련 주변 인물들의 각종 수묵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수묵 외 대한제국 황실에서 사용하던 벼루, 붓, 향합, 먹물통 등 관련 인물의 주요 유물들을 전시하며, 10월말까지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 오용길, 김화현, 이은실, 조용백, 강경구, 김병종, 조현수 등 여러 작가들이 작품을 준비했다. ‘수묵의 대가전’,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영호남 작가교류전’을 통해 대중과 가까우면서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이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만날 수 있다.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는 목포·진도 주 전시관 이외에도 관람객에게 또 다른 수묵의 매력을 선보이기 위한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먼저 순천에서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한 달간 ‘수묵, 정원을 담다’라는 주제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해 특별전을 개최했다. 홍지윤 작가의 ‘봄’을 전시해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이 정원에 핀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수묵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2차 특별 전시는 9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다시 한 번 우리 수묵의 매력을 전할 계획이다.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 '괴석묵란도'

전남도립미술관(광양)에서는 10월까지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 조우’를 개최해 수묵의 특별함을 선보인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됐다. 추상 미술의 대표 화가인 김환기의 ‘무제’를 비롯해, 한국을 대표하는 40여 작가의 작품 6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해남 대흥사 호국대전에서는 ‘산처럼 당당하게 물처럼 부드럽게’라는 주제로 다양한 작품이 준비돼 있다. 가을 빛이 아름다운 대흥사는 역사적인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남도여행 명소로써 가을여행과 함께 우리 수묵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3개 지역의 특별전 이외에 14개의 시군이 참여한 시군기념전을 통해 전남 어디서든 수묵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작품 이외에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외공연도 준비됐다. 지난 비엔날레에서 호평 받았던 수묵패션쇼를 비롯해 새롭게 선보일 수묵콘서트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더욱 풍성한 수묵의 매력을 선사한다. 1일 개막식 당일 야외무대에서 열린 ‘수묵패션쇼’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한복 정장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김리을과 협업해, 수묵의 아름다움을 담은 의상과 음악을 선보였다.
9월 중 진도에서 진행될 ‘수묵콘서트’는 음악과 함께 각종 공연을 결합해 전국적 관심을 일으킬 예정이다. 지난 2021년 수묵콘서트는 인기그룹 포레스텔라가 참여,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수묵콘서트 역시 지역예술공연팀과 축하가수의 공연으로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수묵이라는 장르에 남녀노소 모두가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수묵 재료로 개성있는 일상용품을 만드는 ‘수묵 놀이교실’, 본인의 일상·좌우명 등을 수묵으로 표현하는 ‘나도 수묵화가’, 족자·화선지·부채·손수건 등 실생활에 쓰이는 물건에 나만의 작품을 소장하는 ‘농담 속 수묵체험’을 통해 누구나 수묵작가가 될 수 있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MZ세대와 어린이 등 세대를 초월해 수묵화에 흥미를 갖는 계기를 마련하고 K-컬처의 새로운 장르로 한걸음 내딛기 위해 전국 시·도 교육청과 연계해 대학 수묵제와 어린이 수묵제를 개최한다.
특히, 대학 수묵제는 서울대와 고려대·홍대·중앙대 등 전국 30여 개 대학의 미대생이, 어린이 수묵제는 전국에서 50여 명의 어린이가 참여해 수묵이 단순히 예술인들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회화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근식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수묵비엔날레 행사를 풍성하게 준비하기 위해 수준 높은 특별전을 준비했다”며 “관람객이 다양한 수묵의 매력을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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