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에 ‘희망·감동’ 안겨준 그들 도전은 계속된다

스포츠 기획(도쿄올림픽서 빛난 광주·전남 스타 그들은)
안산, 올림픽 양궁 3관왕… 광주 명예홍보대사 등 ‘금의환향’
펜싱 강영미·근대 5종 전웅태, 2022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
배드민턴 안세영·축구 엄원상·야구 이의리 등 맹훈련 ‘구슬땀’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9월 06일(월) 17:24

(2021년 9월호 제100호=글 임영진 기자)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제전인 제32회 도쿄하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년에 1년이 더해진 긴 기다림 끝에 ‘꿈의 무대’를 밟은 354명(29종목)의 태극전사(광주 13종목 21명·전남 12종목 32명)들이 17일간 흘린 땀과 눈물은 코로나19와 무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광주·전남 태극전사들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선수단의 선전에 기여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광주·전남을 빛낸 선수들의 활약상과 귀국 후의 여정을 살펴본다.


먼저 양궁 안산(20·광주여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눈부시게 떠오른 샛별이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첫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또 2012년 런던올림픽의 기보배, 2016년 리우올림픽의 장혜진에 이어 한국 여자 개인전 3연패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스포츠 사상 올림픽 최다관왕 ‘타이’ 기록도 썼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남녀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러시아 귀화·안현수), 진선유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광주로 금의환향한 그는 오는 2023년까지 2년의 임기 동안 광주시 체육 분야를 비롯한 광주시정 전반의 다양한 대내외 홍보활동을 펼친다. 그동안 광주시 특정 분야에 대한 홍보대사 위촉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광주시정 전반에 대한 홍보를 맡은 경우는 안산이 처음이다.
광주시 명예홍보대사에 위촉된 안산은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진행되는 국내외 주요 행사와 온·오프라인 홍보, 영상 제작 등에 참여해 양궁대회를 알리고 붐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을 연고로 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남자펜싱팀 사브르 김정환(38)과 구본길(32)은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다.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특히 김정환은 한국 펜싱의 ‘최초’ 기록을 이어갔다.
사브르 개인전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한 그는 단일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메달을 보유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또 한국 펜싱 선수 중 2012년 런던 대회 단체전 금메달, 2016년 리우 대회 개인전 동메달 등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펜싱 에페 대표팀 맏언니’ 강영미(36·광주서구청)는 이번 올림픽에서 베테랑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운동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출산까지 미루며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리고 후배 송세라(28·부산시청)·최인정(31·계룡시청)·이혜인(26·강원도청)과 단단한 팀워크를 다지며 9년 만에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한국 여자 펜싱 단체전 사상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여자 대표팀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첫 은메달을 따낸 뒤 이번 도쿄 대회에서 9년 만에 두 번째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고대했던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강영미는 이번 무대에서 확인한 손기술 등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근대5종 전웅태(26·광주시청)는 한국 올림픽의 새 역사를 개척했다.
그는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5개 종목 합계 1470점을 얻어 조지프 충(영국·1482점), 아메드 엘겐디(이집트·1477점)에 이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펜싱(9위·226점)과 수영(전체 6위·316점)에서 부진했던 그는 승마(289점)에서 반전에 성공했고, 마지막 경기인 육상과 사격을 결합한 레이저 런에서 맹활약하며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웅태의 동메달은 한국 근대5종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발자취를 남겼던 장소인 일본 도쿄에서 57년 만에 첫 메달이다. 이로써 그는 올림픽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의 사상 첫 메달리스트로 영원히 남게 됐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확인한 펜싱, 승마 등 부족한 종목을 보완해 내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그 이후에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나선다.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 안세영(19·광주체고 졸업)은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와 투혼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안세영은 여자 단식 조별리그 C조 1차전과 16강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수비하다 코트 바닥에 무릎이 쓸려 상처가 났으나 테이프를 감고 경기에 나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안세영은 8강전에서 만난 ‘천적’ 중국의 천위페이와의 경기에서도 물러섬이 없었다. 상대의 강력한 공격을 막아 내기 위해 수차례 몸을 날렸고, 2세트에는 네트 플레이를 하다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긴급 치료를 받고 코트로 돌아온 안세영은 경기에서 패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투지를 보여줬다.
큰 무대에서 값진 경험을 쌓은 안세영은 앞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끌어올려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할 예정이다.
4위에 그친 야구에서는 ‘슈퍼루키’ 이의리(19·KIA타이거즈)가 분투하며 제 몫을 해냈다. 그는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모두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좋은 활약으로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 선발 등판해 74구를 던지며 5이닝 3실점 4피안타(1피홈런) 등을 기록, 첫 등판을 무난하게 마쳤다. 실점을 했지만 9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빼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이의리는 미국과의 준결승전에도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이날 88개의 공을 던진 그는 5이닝 2실점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등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등 강타자들이 즐비하고, 결승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낸 것이다. 비록 불펜이 무너지면서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이의리의 투구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회를 마치고 KIA에 복귀한 그는 ‘3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도전한다.
축구대표팀에서 좌우 측면을 책임졌던 엄원상(22·광주FC)은 이번 올림픽에서 빠른 역습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그는 정교한 드리블과 빠른 돌파,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의 측면 수비를 한 순간에 무너트리는 등 대표팀의 날카로운 창이었다.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빠른 역습 상황을 저지하기 위해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수비 진영까지 내려오는 등 팀에 기여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후방 수비를 담당하며 역습을 차단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마수걸이 골도 기록했다.
루마니아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14분 이동경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때린 왼발슛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된 뒤 페널티 지역 정면에 있던 엄원상의 발을 맞고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득점자는 엄원상으로 기록됐다. 소속팀으로 복귀한 그는 광주의 2년 연속 K리그1 잔류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유도에서는 여자 52㎏급 간판 박다솔(25·순천시청)이 선전했다.
양팔 업어치기가 주 무기인 박다솔은 32강전에서 만난 타시아나 세사르(기니비시우)를 팔가로누워꺾기 한판승으로 꺾었다. 16강전에서는 나탈리아 쿠주티나(러시아 올림픽위원회)를 골든스코어(연장전) 접전 끝에 발뒤축후리기 절반승을 얻어냈다. 그러나 8강전에서 좌절한 그는 패자부활전에서도 고전하면서 동메달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들의 도쿄올림픽 맹활약을 보며 코로나19 여파와 무더위에 지친 지역민들이 크게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전국체전 우승을 목표로, 또 누군가는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도쿄올림픽에서 맹활약했던 이들이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이들의 승전보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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