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는 이야기 ‘그릇’…우리네 삶을 담죠"

예술기획(광주간판예술단체를 찾아서 <54)블루스밴드 ‘마인드바디앤소울’)
이인규·사군·최민석 등 3인 뜻 모아 2018년 창단
현장감 살린 원테이크 녹음·지역 공연 ‘판’ 마련
연말 정규 1집 발매…"미국 IBC무대 서는 게 꿈"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9월 06일(월) 17:39


(2021년 9월호 제100호=글 박세라 기자)

‘이 땅이 나의 집. 흙내 나는 나의 고향. 이 비가 나의 샘. 꽃내 나는 나의 영혼. 이곳이 나의 집. 땀내 나는 나의 육신. 이 노래가 나의 삶 풋내 나는 나의 소리’
(마인드바디앤소울 ‘귀향’ 중)
이들의 음악은 걸쭉하다. 타령에서 들려올 법한 연극적인 요소가 들려오고, 탁탁 차오르는 박자감이 몸을 흔들게 한다. 블루스 밴드 ‘마인드바디앤소울’은 그룹명 그대로 받아드리면 된다. 앞서 소개한 그들의 대표곡 ‘귀향’의 노랫말에서 읽혀지듯 이들은 "몸, 마음 나아가 영혼에 가 닿는 음악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무대에 선다.
2018년 창단한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이인규(보컬·기타), 사군(드럼), 최민석(베이스) 등 3인으로 구성된 밴드다. 저마다 뮤지션의 길을 걸어오다 우연한 계기로 광주에서 만난 멤버들이 함께 뜻을 모았다. ‘우연’이라 했지만 광주에서 새 길을 낼 수 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오래 품어 온 음악에 대한 열망, 무대를 향한 애정 그리고 블루스라는 장르에 쏟은 열정 덕이다.
리더 이인규씨는 "블루스를 고집한 것은 아니었으나, 우리네 일상을 소박하게 담아낼 그릇으론 블루스만한 장르가 없었다. 자연스레 우리의 음악색이 블루스로 굳혀졌다"고 설명한다.
블루스는 미국 남부의 흑인들 사이에서 시작된 음악이다.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노예의 삶을 살았던 흑인들이 싹을 틔웠고, 이후 미국·유럽의 색이 섞이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다. 당시 그들 삶의 애환이 깃들어 있기에 애조를 띄고 있는 게 특징이다.
"블루스 장르 자체는 루트 뮤직이에요. 말하자면 대중음악의 ‘뿌리’, 그 기본바탕이 되는 음악인 것이죠. 그러니까 음악 씬에서 주류로 확 시선을 끌기엔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그저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담을 수 있는 ‘그릇’ 같은 음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그릇에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일상을 담아낸다. 원대한 이야기나 심오한 메시지를 전한다기 보다는, 그저 삶을 음악에 실어내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블루스 곡 중엔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노래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이를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하지 않는다. 당시 흑인들이 노래한 인종차별의 이야기는 사회의 경종을 울리는 발언이기 전에, 그저 그들이 살고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은 언어와 같죠. 엄청나게 대단한 가치를 담는다기 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음악에 실어 표현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해석하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라고 봅니다."
그들의 대표곡은 첫 앨범 ‘리턴’의 타이틀 곡 ‘귀향’이다. 각자의 삶에서 마주한 굴곡, ‘블루스’라는 접점을 찾아 모이게 돼 판을 벌인 순간들이 엮어져 곡에 담겼다. 귀향이라는 곡명에서 광주를 향한 이들의 애정을 살필 수 있다. 세 멤버 중 한 사람만이 광주가 고향이지만, 멤버 모두가 광주를 음악적 고향이라 여긴다. 운명처럼 만나 새 판을 벌일 무대가 광주가 돼줘서다.
또 하나의 대표곡을 꼽자면 ‘Color Of Blood’다. 새하얀 피부, 검은 눈동자, 붉은 너의 입술 등 언뜻 가사만 살펴보면 여인을 향한 사랑노래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 태극기를 의인화해 만든 곡이다. 음악을 매개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일은 지양하는 편이지만, 태극기가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게 여간 속상해 은유적으로 노래했다. 이 같은 비유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드릴 지는 역시 듣는 이들의 몫일 테다.
특히 ‘마인드바디앤소울’의 녹음 방식이 눈에 띈다. 이들은 ‘에디팅’을 이용, 완벽한 연주 작품을 내놓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라이브 연주를 하듯 현장성에 공을 들인다. 쉽게 말해 대부분 뮤지션들은 음원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목 대목을 끊어 녹음해 잇는 방식을 쓴다. 하지만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곡을 ‘공연 하듯’ 부르는 원 테이크 녹음을 선호한다. 인규씨는 이를 냉동식품과 신선식품에 비유해 설명한다.
"원 테이크 녹음은 퀄리티와 비용 측면에서 모두 열위에 있어요. 허나 저희는 현장성이 더 귀한 가치라고 보죠. 앨범의 음원은 일종의 냉동식품처럼 언제든지 편하게 꺼내 들을 수 있지만 현장감을 느끼기엔 부족해요. 날 것의 신선함은 라이브에 있다고 봅니다. 늘 공연장에서 저희의 공연을 선보일 수가 없다면, 음원에서만이라도 최대한 현장감을 담아 전하고 싶었죠."
라이브에 대한 열망은 전국 곳곳 무대를 찾아다니는 이들의 활동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인디뮤지션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판을 기획, 선보이고 있다. 매달 네 번째 ‘불금’에 보헤미안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PICK UP THE PIECES’가 그것. ‘조각모음’ 쯤으로 이해할 수 있는 ‘PICK UP THE PIECES’엔 인디뮤지션들이 차례로 그들만의 무대를 꾸민다.
사실 ‘PICK UP THE PIECES’는 광주씬에 활기를 더하고자 기획한 무대다. ‘마인드바디앤소울’은 솔직한 말로 "광주씬은 없다"고 표현한다. 씬이라고 꼽을 만 한 뮤지션들 간 커뮤니티가 부재하다고 생각해서다. 이들은 뮤지션들이 공연을 주도적으로 기획, 음악인들 간의 교류는 물론 팬들과의 만남을 성사해야 한다고 믿는데, 광주는 ‘관’의 주도가 많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PICK UP THE PIECES’란 타이틀의 본 사전적 의미는 ‘정상으로 돌아가다’를 뜻합니다. 뮤지션들의 활발한 무대 활동을 통해 광주씬의 활성화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죠. 저희가 광주 토박이 뮤지션은 아니니까, 뮤지션들을 아울러 이끄는 것은 어렵고, 그저 무대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판을 깔아보자 한 것입니다."
‘마인드바디앤소울’은 블루스의 본토 미국에서의 무대를 꿈꾼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블루스 챌린지’(IBC)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게 이들의 꿈이다. 또 연말 발매를 목표로 정규앨범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앨범 ‘리턴’이 전북 음악창작소 지원 사업으로 선보인 것이라면, 이번에는 ‘마인드바디앤소울’이 자체적으로 준비해 내놓는 정규 1집이다. 최소 8~9곡의 신곡을 담아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꿈과 바람에 대해 물었더니, "오랫동안 계속해서 활동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온다.
"한 50년쯤 지나서도 이 멤버 그대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 한국에서 블루스 팀 하면, ‘마인드바디앤소울’이 자연스레 거론되기를 바라고요. 히트곡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오래 좋아하는 음악으로 소통하면서 살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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