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지향 ‘애착 박물관’ 되도록 노력 [이사람]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 신임관장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2023년 10월 05일(목) 1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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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제3대 박물관장으로 활동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나 나주 박물관장이 된 소감과 운영 포부 등을 들어봤다.
그는 “나주박물관은 고대 영산강유역에 자리 잡았던 마한의 고분문화를 근간으로 한다”며 “상설전시에서는 고대 마한의 독널(甕棺·점토를 구워서 만든 관)과 출토 유물들을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반남지역 고분군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유적박물관으로써 그 입지가 곧 박물관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영산강 유역의 역사와 문화를 광범위하게 수집·보존하고 이를 전시·교육하는 기관으로, 영산강 고대 역사도시 나주에 자리한 나주박물관장에 취임하게 된 만큼, 영산강유역 고대문화권의 역사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겠다는 사명감이 든다는 설명이다.
“국립나주박물관은 2013년 여름 준공식 때와 그 이후 특별전들을 보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 차례 방문했던 곳이죠. 이번에는 근무를 위해 부임하니 책임감 때문인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정원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까지 모두 남다르게 보이네요. 이제 함께 지내면서 잘 가꿔야겠다는 마음으로, 영산강 고대 역사와 문화를 바로 알리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죠.”
그는 박물관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전시물로 1997년 국보지정 신촌리 9호 무덤에서 출토된 금동관을 꼽았다. 마한의 맹주를 상징하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독특한 조형미가 더해져 명실공히 나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서다. 나주박물관의 MI로도 활용되고 있어 향후 신촌리 9호 무덤에서 발견된 금동관의 이미지 업그레이드 및 고고학적 정보 축적과 대중 공유 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박물관은 현재 전남지역 중심 박물관 기능 강화, 영산강 유역 ‘독널 연구’의 플랫폼 구현, 과학기술과 융합한 열린 문화공간, 지연과 함께하는 에코(전원) 박물관 구축 등 4대 전략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간 고고학 연구성과를 대중들에게 많이 공유해 왔지만, 대체로 정보 중심이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소 흥미를 유발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점에 주목해 이같은 점을 보완 중이다.
특히 올해는 개관 10년을 맞아 새로운 면모로 일신하기 위해 전시실 전체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12월 중순께 공개할 예정으로, 현재 내부 철거를 마치고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전시 예정 유물의 수집과 선별 작업을 하고 있고, 영상기술과 조명, 전시설비들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박물관이 병행해온 독널과 출토품들에 대한 학술 조사 연구는 물론이고, 2013년 개관 이후 10년간 축적된 연구성과 및 지역 출토 문화재들을 최신 전시 기법을 통해 선보인다. 독널을 핵심으로 하는 나주박물관의 브랜드 지향점을 보다 중점적으로 돋보이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더불어 최신 면진 설비를 상설전시실 전면에 적용해 지진으로부터 전시 유물의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할 복안이다. 상설전시에 장애인 접근성을 강화해 다양한 관람층이 차별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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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기존 박물관 공간의 한계를 보완,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복합문화관을 신축에도 나섰다. 현재 2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폭염이었지만 기초 공사를 대부분 완료했으며, 지상부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신 콘텐츠를 갖춘 어린이박물관, 공연과 대중강연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 지역문화유산을 위한 최신 수장시설 등을 갖춘 공간으로 구성해 2025년 문을 열 계획이다. 상설전시 개편에 전력을 다하고 내년부터 신축 복합문화관에 들어설 어린이박물관의 설계와 공사에 힘을 싣는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을 위한 고품격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실정을 감안해 지역 육아 환경의 중심이 될만한 어린이박물관이 되도록 해야죠. 나주박물관이 어릴 적부터 애착을 갖는 공간이 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잊지 않고 종종 찾아와 지적 풍요와 마음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박물관은 영산경 유역 독널과 장례문화 브랜드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박물관 인근 반남고분군을 시작으로 영산강 유역에 분포하고 있는 독널 고분의 축조와 매장 방식, 그 배경을 이뤘던 고대 사회의 고고학적 정보들을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전시하기로 했다.
올해의 경우 독널의 3D 촬영 분석과 특별전 ‘흙으로 만든 안식처, 독널’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성과의 일부를 공개하는 학술총서 ‘아시아의 독널 문화’ 6호 발간을 앞두고 있다. 향후에도 국내외의 유관 기관들과 협력해 독널 고분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조사를 지속한다.
그간 해온 것처럼 전남지역 중심 박물관 기능의 강화를 위해 호남권 권역별 수장고의 운영을 활성화하고, 문화기관, 박물관 및 미술관과 공동으로 문화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연다. 뿐만 아니라 역사·예술·과학을 융합한 열린 복합문화관으로 기능하기 위해 실감형콘텐츠 체험 전시를 구축하고 세대별 다양한 요구를 반영, 반남고분군 역사 테마파크, 영산강유역 연계 문화벨트 조성에도 매진한다.
끝으로 그는 누구나 나주박물관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10년간 나주박물관을 찾고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전문적인 고고학 정보 역시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죠. 그 점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해 향후 쉽게 해석된 스토리 중심의 고고학 정보 전달로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친근하고 흥미로운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거듭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