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광주문화예술의 현주소 그리고 경쟁력은 <4> 영화 "정책적 뒷받침 시급…제작 여건 마련돼야" 문화도시 광주 ‘영화산업’ 빈곤…인프라·정책 부족 |
| 2017년 09월 28일(목) 1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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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국제영화도시’로 우뚝 설 수 있는데에도 영화인과 제작사들을 한 곳 에 모이게 한 국제영화제와 잘 갖춰진 기술적·인적 기반이 있었다.
그렇다면 ‘문화도시 광주’는 어떠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올해 60여 개의 문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영화 관련 사업은 단 한 건도 없다. 여기에다 지자체 차원의 영화정책도 전무, 불모지에 가깝다 보니 영화인들은 서울, 부산 등지로 떠나고 있다.
어느 문화도 소외되지 않는 예술의 통합적인 공간일 문화도시 광주가 영화산업을 홀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 영화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문화 생태계 구축을 위한 영화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짚어본다.
△ ‘영화 제작’ 어려운 광주…인프라 ‘불모지’
광주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는 게 지역 영화인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영화 제작여건부터 상영기회까지 이렇다 할 인프라가 ‘불모지’에 가깝기 때문이다. 영화 하려면 ‘서울로, 부산으로, 전주로 가라!’ 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광주시의 영화진흥 정책이 미비하다 보니 영화인들의 제작활동이 위축, 영화산업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영화 관련 지원정책과 관련, 상업성 영화·드라마 제작 지원(2억원)·여성영화제(3600만원)·다양성 영화 지원(5000만원) 등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영화 기획과 촬영·후반작업까지 할 수 있는 제작 시스템 관련 정책은 전무하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는 영상·영화 제작 교육프로그램과 간단한 제작 장비는 대여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영화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은 구축돼 있지 없다. 방송통신위의 시청자 미디어재단 소속으로 지자체의 영화 정책과는 별개로 운영된다는 한계점도 있다.
광주 남구의 3D 영상제작전문기관인 CGI 센터도 있지만 이곳은 3D 영상 장비뿐이어서 저예산 독립영화제작자가 대부분인 지역 영화인들에게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말한다.
대전의 경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영상 콘텐츠 제작소 ‘스튜디오 큐브(Studio Cube)’를 이달 말 개관할 예정이다. 엑스포과학공원 내에 위치한 스튜디오 큐브는 부지면적 6만6115㎡, 연면적 3만2040㎡,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총 사업비 797억원(국비 787억원, 시 비 10억원)이 투입된 영화제작시설이다. 중대형 스튜디오 4실을 비롯해 병원, 법정, 교도소, 공항 등의 촬영이 가능한 특수 스튜디오 1실, 특수효과 스튜디오와 야외촬영장, 미술센터 등이 갖춰져 이동이 필요없이 한 자리에서 영화촬영 및 제작 모든 과정이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이다.
또한 전주는 올해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전주영화제작소의 색 보정, 디지털 마스터링과 음향마스터링스튜디오 등 보유시설을 활용해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디지털 영화영상물의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광주는 제작 여건이 마련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영화 산업의 토양인 인프라가 갖춰져야 지역영화인들도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으며 영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다양성 영화 상영관 단 1곳…‘플랫폼’ 미비
현재 한국 영화산업은 문화예술의 근간인 자율성과 다원성이 보장되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CJ, 롯데, 쇼박스가 배급한 영화들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영화 제작은 물론 배우 캐스팅, 투자·배급·상영까지 대기업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고서는 감독이나 제작사가 관객들과 마주하기 힘들 정도다. 독립·단편영화 등 영화 ‘다양성 영화’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광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화진흥위원회 산업정책연구팀의 ‘2017년 한국 영화산업결산’ 자료에 따르면 광주에는 총 13개의 극장과 106개의 스크린이 운영 중이다. 인구 10만명 당 스크린 수로 보면 전국 평균 5.0개보다 높은 7.2개로 광역자치단체 기준 가장 높다.
하지만 문제는 광주극장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이다. 이는 106개 스크린 중 광주극장 단 한 개의 스크린만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독립예술영화 전용극장에 지원해 오던 ‘예술영화전용관사업’을 폐지, 사전 심사에서 선정된 영화를 의무 상영하는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예술영화유통배급 지원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는 ‘광주극장’은 이 사업이 관객의 영화선택 기회를 박탈하고 예술영화전용관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사전검열이라고 판단,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현재 극장 수입의 35%를 차지하던 보조금에 공백이 생겨 경영난을 피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지난해 영진위가 광주의 영상복합문화관이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적합하다고 판단, 1년에 1억 5000만원 씩 5년간 보조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영상복합문화관 측에서 국비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결국 이 예산은 포항시 아트홀이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사용되는 데 쓰였다.
결국 상영관 태부족에 시달리던 영화인들의 숙원이 또다시 무산, 독립영화전용관 설립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지역 영화인들은 다양성 영화에 한해서라도 지자체의 공적인 지원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화산업의 뿌리가 되는 다양성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은 "수익·상업성을 떠나 영화 문화 다양성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상영관에 한해서는 공공성을 인정, 지자체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관객들이 단편영화, 실험영화 같은 다양한 영화를 자주 접한다면, 영화에 대해 더욱 더 넓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것은 지역 영화산업이 확장되는 사회적 기반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는 2013년부터 ‘다양성 영화 배급 지원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지자체로 손꼽힌다.
민관이 협력해 독립영화 제작부터 개봉까지 원스톱 지원 시스템을 만들고, 롯데시네마와 협약해 36일 개봉상영관을 운영, 프라임 타임을 포함해 매일 2회씩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면서 스크린 독과점을 막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창작자들에게 최소한의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서 영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 ‘영화정책’ 마련해야…‘인큐베이팅 사업’도
영상문화의 다양성 및 영화제작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 관계자들은 현재 광주 영화산업의 문제점을 타파하려면 지자체 차원의 지원과 함께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주시는 다른 지지체와 비교해서 영화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조례가 없다.
부산 ‘영화의 전당’ 같은 경우 부산시가 매년 영화관 전체 예산 약 100억원 중 70∼80%를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시가 영화도시를 표방하며 예술영화극장을 일종의 공공문화시설로 보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이곳의 예술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 수도 매년 7만∼8만명을 웃돈다.
부산만큼은 아니더라도 광주도 영상 관련 조례를 제정해 영화산업을 지원할 정책이 있어야 한다.
명확한 정책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한 영화산업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흥행성 위주의 시나리오와 이를 만든 제작사와 배급사 간 농간에 작품성 예술성이 우수한 작품들은 영화산업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문화 생태계 불균형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국 지자체 중 영상 및 영상산업 관련 진흥조례가 지정된 곳은 광역단체의 경우 부산, 인천 등 6곳, 기초단체의 경우 고양, 전주 등 5곳에 불과하다.
서울은 영상산업 육성과 진흥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영화산업 지원과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는데 조례안은 영상산업 진흥에 관한 각종 사업을 추진할 민관협력체인 ‘서울영상포럼’을 설립하고, 영상물 제작·촬영 시 서울시가 행·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골자로 한 조례가 지역에도 필요한 실정이다.
더불어 영화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영화산업 정책과 함께 장기적인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창작자를 발굴하는 ‘영화인 인큐베이팅 사업’도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산업에 뛰어든 청년들이 그 꿈이나 재능을 실현 해보기도 전에 문화산업을 떠나 버릴까 하는 우려도 높다.
신인 영화인들의 시나리오 집필과 작업공간 제공 등 영화 개발·제작 과정에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는 영화 기획·개발 인큐베이팅 사업은 환경적으로 제작에 어려운 지역 영화 감독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물론, 지역 영화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인큐베이팅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전주’의 경우를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주영상위원회는 독립영화 제작 지원뿐 아니라 ‘시나리오 스쿨’과 ‘영화미술세트스쿨’ 등의 교육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편집·음향 등 영화 후반 제작과 관련한 교육에 집중하고 전북독립영화협회 등의 민간단체는 제작지원과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정우영 감독은 "지역영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지자체가 영화산업 관련 조례를 지정하는 등 정책적인 부분이 뒷받침돼야 하고 이에 따라 다양성 영화 상영관, 인큐베이팅 사업들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결과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고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좀더 멀리 내다보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사라 기자

2026.10.23 (금) 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