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이슈] 국립공원 지정 5주년 무등산 무엇이 달라졌나

호남의 풍광과 정취…국내 넘어 세계로
유네스코 집행 국내 3번째 세계지질공원 인증
지질·생태·고고학·문화적 가치 등 높은 평가
인식증진·체계적 보전·경제 활성화는 과제로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18년 06월 05일(화) 18:33
광주와 전남 담양·화순군에 걸쳐 있는 무등산은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산이다. 무구한 역사를 지닌 진산으로 알려진 탓도 있지만 오래 전부터 지역에 뿌리 내린 조상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해서다.
특히 해발 1187m에 이르는 최고봉인 천왕봉 일대를 비롯해 서석대·입석대·규봉 등 기암괴석이 치마를 두른 듯한 독특한 풍광은 무등산만의 자랑이자 지역민들의 자부심으로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무려 1억 년 전 백악기 때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암석의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화순 적벽 등 풍부한 문화자원은 전 세계 어느 명산과 견줘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러한 무등산이 올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원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년 만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그간 무등산이 걸어온 일련의 과정 등 발자취를 살펴보고 세계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본다.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세계화 ‘시동’
무등산 주상절리대, 화순 서유리 공룡화석지, 적벽 등 무등산권지질공원이 최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지난 4월 12일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 제204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광주시와 전남도, 담양군, 화순군이 신청한 무등산권 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세계적으로는 137번째, 국내에서는 제주, 경북 청송군에 이어 불과 3번째다.
무등산권지질공원은 지난 2012년 ‘무등산 주상절리대 일대 학술조사 및 세계유산 등재 추진 방안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광주, 담양, 화순에 분포하고 있는 여러 지질유산의 가치 규명 및 신규 지질명소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학술조사를 추진해왔으며 이를 통한 연구 성과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위한 초석이 됐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시와 담양군 전역, 화순군 일부를 포함한 1051.36㎢의 면적에 해당한다.
지질명소는 무등산 정상 3봉(천·지·인왕봉), 서석대, 입석대, 화순 서유리 공룡화석지, 적벽 등 20개소, 역사문화명소로는 아시아문화전당, 죽녹원 등 42개소가 있다.
무등산권세계지질유산에 포함된 화순 적벽(화순군제공)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곳으로 보전, 교육, 관광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란 게 학계의 분석이다.
이로써 무등산권역이 세계화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담양과 화순, 아시아문화전당 및 5·18기념관 등과 연계된 관광 활성화에도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광주시는 무등산권 지질공원 인증을 계기로 세계화에 본격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대외지향성 전략, 기반시설 조성 및 운영프로그램 확대가 긴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는 무등산권 지질공원의 세계화를 위해 지질공원에 대한 인식 증진, 지질공원 명소에 대한 체계적 보전, 무등산권 지역경제 활성화 등 3대 목표로 세우고 △교육·홍보프로그램 개발 운영 △지오페스티벌·AR 및 VR 개발·스토리텔링 △세계지질공원 국제플렛폼센터 설치 △탐방기반 확충 △기관·단체 기능연계 및 협력 추진 등 5대 전략을 추진한다.
세부적으로 시는 오는 7월중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위원, 국내외 지질공원 전문가, 지질공원 해설사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세계지질공원 비전 선포식 및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 행사에서는 2023년 아시아·태평양지질공원 총회와 2030년 세계지질공원총회 유치 등을 포함한 무등산권의 종합적인 발전방안에 대한 비전을 선포하고, 유공자 표창 및 명예시민증 수여, 국제워크숍, 전국지질공원해설사 경연대회 등을 통해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을 널리 인식시킨다는 계획이다.
탐방 기반시설도 대폭 확충한다. 시는 먼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무등산 남도피아에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 플랫폼센터을 건립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국제플랫폼센터에는 세계지질공원의 정보와 무등산권 등 지질·문화를 복합 전시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관, 세계지질공원의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세계지질공원 아카이브, 세계지질공원 교육프로그램 운영 및 국제교류의 장인 지오파크 커뮤니티센터, 세계지질유산 및 무등산권역 지질명소를 모티브로 한 야외 지질 체험학습장을 둔 무등산 지오플레이랜드 등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담양과 화순에 권역별 탐방안내센터 신설도 함께 추진된다. 지역주민 협력사업을 개발하고 민간단체 운영 활성화를 위해 지오브랜드를 개발·운영한다. 광주·담양·화순지역 주민 및 지역업체를 대상으로 협력업체, 지역특산물 활용한 음식, 상품 개발 및 브랜드화를 하는 내용이다.
또 지오빌리지 청풍마을 프로그램 개발 및 시설을 보강하고 지질공원 해설사 50여명을 양성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무등산권의 체계적인 보전과 함께 지질유산을 관광과 연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질·문화·관광자원의 효율적인 관리, 유네스코의 권고사항 이행 및 재인증 등 평가시스템 대비를 위해서는 통합관리·운영조직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등산권 지질공원은 국립공원 구역이 포함되고 2개 광역·7개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하고 있어 자치단체 및 기관 간 통합관리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전담기구 설립 및 효율적인 관리·운영방안 검토를 위해 광주전남연구원에 수시과제를 의뢰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무등산과 이를 둘러싼 광주, 담양, 화순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쾌거이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회원으로써 국제 관광시장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상을 갖추게 됐다"면서 "이를 통해 창출한 경제적 이익이 지역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걸맞은 보전, 관광 및 지역경제 연계, 탐방편의, 홍보 등의 대책을 치밀하게 세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등산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축하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정상 개방 행사가 5월 12일 열렸다.
무등산 정상은 지난 1966년 군부대가 주둔한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으며, 이번 개방은 2011년 5월 첫 개방 이후 21번째다. 탐방객들은 서석대에서 부대후문을 통과해 부대 내 지왕봉와 인왕봉을 관람하고 부대정문으로 나오는 0.9㎞ 구간에 활짝 핀 철쭉과 신록을 감상했다.
특히 이날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시·도민은 물론 전국에서 탐방객 50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국립공원 승격과 생태계 변화
세계지질공원 인증과 함께 올해 무등산은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지 5년째를 맞는 해이기도 하다.
짧지 않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무등산은 생태학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탐방객도 크게 증가하는 등 세계지질공원으로 도약하는 핵심 기반이 됐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광주 동·북구와 담양·화순에 걸쳐 있는 무등산은 지난 2013년 3월 4일 우리나라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나서 4012종 생물자원의 보금자리로 나타났다.
도립공원 당시 조사된 2296종보다 약 1.75배 늘어났다.
최근까지 시행한 자연자원 종합조사 결과 무등산에 서식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모두 25종이다.
1급 멸종위기종 수달과 상제나비, 2급 멸종위기종 담비·삵·하늘다람쥐·독수리·산작약 등이 무등산에 터를 잡았다.
천연기념물은 도립공원 당시 9종에서 현재 13종으로 늘었다.
자연경관인 주상절리(465호)는 팔색조(204호), 올빼미(324-1호), 수리부엉이(324-2호), 소쩍새(324-6호) 등 생물자원과 함께 무등산의 대표적인 천연기념물로 꼽힌다.
무등산 전체 면적은 국립공원 승격 이후 30㎢에서 75㎢로 약 2.5배 넓어졌다.
용도지구별로 공원자연환경지구 63㎢, 공원자연보존지구 10㎢, 공원마을지구 1㎢, 공원문화유산지구 0.7㎢, 공원집단시설지구 0.3㎢ 등이다.
광주 도심에서 지척인 무등산을 찾은 누적 탐방객 수는 국립공원 승격 이후 지난해 말까지 1848만 1777 명을 기록했다.
국립공원 승격 원년에는 396만8497명, 2014년 381만8275명, 2015년 360만9717명, 2016년 357만1712명, 지난해 351만3576명을 기록했다.
해마다 350만 명을 웃돈 탐방객 추세를 미뤄볼 때 2000만 명 돌파는 올해 이뤄질 전망이다.
국립공원 승격 이후 14차례 열린 정상개방행사에는 모두 5만8093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무등산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연경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정상부 방공포대 주둔지역 복원과 원효사 집단시설 이전 등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정상부 방공포대 주둔지역 복원과 원효사 집단시설 이전은 2020년 이후까지 내다보는 중장기 과제로 수립했다.
무등산 정상에는 1966년부터 군 방공포대가 주둔하고 있다. 탐방객 접근 제한과 환경훼손 문제 등으로 부대 이전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군부대 이전사업의 재원 방안을 담은 관련법 개정이 지난해 11월 이뤄져 광주시가 주민 의견을 수렴 중이지만, 이전 후보지로 언급된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1983년부터 원효사 계곡(해발 370m) 일원에 자리 잡은 집단시설지구는 낡은 상가와 오·폐수 등으로 무등산 경관과 환경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가와 식당 등 원효사 계곡 일대 집단시설을 북구 충효동 일대 약 25만㎡에 338억원을 들여 2020년 말까지 이전할 계획이다.
정장훈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무등산이 국립공원에 걸맞은 품격과 위상,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먹거리·콘텐츠 창출은 과제로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새로운 지질 명소 발견과 보완을 통해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등산이 다양한 중생대 지질 구조로 이뤄져서다. 최근 진행된 여러 연구에서는 원효사 및 의상봉 일대에 무등산 화구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무등산이 지름 약 8킬로미터 정도의 칼데라(caldera)를 형성시킨 화산으로써 백두산 천지를 형성한 칼데라보다 거대하다는 주장이다.
과거 광주함몰대로 알려진 광주시 일대를 중심으로 담양, 화순, 나주, 장성군 지역이 무등산을 포함한 초거대 칼데라였을 가능성이 나오는 데 이는 무등산 권역이 일본 아소 화산 칼데라처럼 세계적인 크기와 형태를 가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경관 및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의 가치는 인근의 지질 명소를 추가함으로써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또한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기대되는 남북 관계를 바탕으로 북한 강원도 통천군 소재 총석정 주상절리대와 같은 북한 지역의 지질 경관이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경험을 바탕으로 조사 및 인증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이후 광주시 등 관련 지자체에서 전담 기구 설치, 관광사업 활성화 등 세계지질공원 인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때문에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관광뿐만이 아닌 지오팜과 지오샵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등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으로 이어질 가능성 높다.
특히 4차 산업으로 대변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일 광주전남연구원 사회환경연구실장은 최근 정책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질공원의 인식 증진, 자원의 체계적 보전, 지질공원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 등 3대 목표를 갖고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을 지오투어리즘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 심포지엄, 지질 트래킹, 사진 공모전, 지오페스티벌 등을 열어 관심을 높이고 권역별 탐방안내소, 지질 트레일 등 탐방 기반시설을 확충해 탐방객을 분산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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