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 곧 기본’ 꽃가람만의 色 입혀요

[예술기획] 광주간판예술단체를 찾아서 <30>전통국악그룹 꽃가람
2017년 젊은 소리꾼 5명 모여 전통국악그룹 창단
국악의 전통성 중시…‘민요’ 중심 레퍼토리 기획
"다양한 세대가 전통 국악 두루 즐길 수 있었으면"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19년 09월 10일(화) 17:51
(2019년 9월호 제76호=글·정채경 기자)이들의 무대는 ‘기본’에 충실하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민요를 전통 그대로 들려준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거나 고루하지 않다. 마디마디의 감정을 살려 판소리 본연의 구슬픈 감성으로 전달한다. 강한 음색과 화려한 기교로 무장하기 보다는 여름 밤 살랑이는 바람처럼 잔잔한 열기가 배인 바람이 밀려오듯 듣는 이의 마음을 천천히 감싼다. 젊으니까,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 중심이 흔들릴 법도 한데 판소리로 중심을 딱 잡고 섰다.
전통국악그룹 ‘꽃가람’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국악인 5명이 모여 만든 단체다. 소리꾼 김다은과 박다희, 고희성, 김다경, 정수연씨가 뭉쳐 2017년 창단했다.
이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 쯤, 국악이 대중화되면서 전공자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이전에 비해 넓어진 편이었다. TV를 틀면, 국악가요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젊은 예인들이 공중파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기도 부지기수다. 주변에서 퓨전 국악 무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가운데 꽃가람은 우리 고유의 ‘판소리’에 주목한다.
‘전통이 곧 기본’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전통 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판소리부터 북춤, 국악가요 등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전통 국악 안에서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
김다은 대표는 "전통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품고, 젊은 소리꾼들이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기 위해 대학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전통국악그룹 꽃가람을 시작했다.
순우리말로 ‘꽃이 있는 강’이라는 그룹명에는 꽃 같은 다섯 소리꾼이 강처럼 넓고 깊은 소리를 해내자는 열정의 의미가 담겼다.
대학에서 비슷한 생각을 지닌 이들과 함께 꽃가람을 창단할 당시 스승님들과 주변 지인들로 부터 "열심히 해보라"는 격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어 꽃가람은 아무리 국악이 대중화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지루한 옛 음악이라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전제한 뒤 전통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스승님들 세대에 비하면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국악은 낡은 것, 오래된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해요.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근간으로 판소리를 알리고 싶은거죠. 전통 음악이야말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니까요."(다은)
"국악가요와 퓨전 국악 등 전통국악과 서양음악 등을 결합한 음악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그렇다고 흥미 위주로만 무대가 꾸며지면 언젠가는 국악의 전통성이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요. 그럼 결국 국악과 서양음악은 다를 바 없어지겠죠. 이게 꽃가람이 전통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다희)
창단한 뒤 햇수로 3년째 꽃가람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각자 개인적인 활동을 병행하면서 공연이 없을 때는 일주일에 1~2회, 공연이 다가올 때는 고수 박시양 선생이 운영하는 은강국악원에 모여 매일 연습한다.
"2017년에 창단하고 나서 지금까지 처음 마음먹었던 것 그대로 실천하는 중이에요. 전통을 기반으로 한 꽃가람 만의 판소리 무대를 올리고 있는 거죠. 민요를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기획하고, 무대에서 옛 소리를 그대로 들려드리는데 거기에 흥을 돋우는 동작을 더하거나, 시대를 적절히 담으려 하죠."
이들의 주요 레퍼토리는 ‘민요’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민요 무(舞) 아리랑’을 비롯해 ‘남도민요 동백타령’, ‘새타령’, ‘신사철가’, ‘육자배기’ 등 알려진 민요부터 생소한 민요까지 다양하다.
특히 ‘민요 무(舞) 아리랑’의 경우 단순히 노래를 부르고, 이에 맞게 몸짓을 하는 발림을 할 뿐만 아니라 꽃가람 만의 색(色)을 입혀 소리에 무용을 곁들인 것이 특징이다.
어떻게 부르는 지, 어떤 가사에 어떤 발림을 추가하는 지에 따라 원래 알고 있던 곡도 새롭게 느낄 수 있다면서 전통은 멈춰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밝혔다.
"전통이라고 하면 시간이 그대로 멈춰있다고 생각하는 데, 누가 어떤 곡을 어떻게 부르는 지에 따라 또는 어떤 가사에 어떤 발림을 추가하는 지에 따라 원래 알던 곡이 색 다르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그게 바로 멈춰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죠. 이렇듯 꽃가람은 전통을 그대로 지키면서 새로움을 함께 더하고 싶습니다."(다희)
향후 국악 작곡가의 힘을 빌려 적절하게 각색해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소리를 할 때 가장 인기를 모으는 장르가 민요라고 입을 모았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게 무대에 서서 소리를 들려 드리면, 전통민요를 부를 때 관객석의 호응이 가장 높아요. 젊은 국악인들이 민요를 불러 기특해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사실 판소리, 그 중에서도 민요를 부른다고 하면 고리타분하다고 여길 수 있는데, 사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좋아해 주시는 건 ‘민요’예요. 한국적인 흥과 한이 서려 있어서랄까요. 그게 민요의 매력이죠."(다은, 다희, 희성)
꽃가람이 무대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 관객과의 호흡이다. 관객의 반응은 무대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연의 성적표이자 다시금 무대에 서게 하는 원동력이다.
"무대의 성패를 좌우하기에 관객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죠. 열창을 하다 어느새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꽃가람을 발견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소리로 관객-소리꾼-무대가 하나가 되는 것이죠. 연습에 연습을 거쳐 다시 무대에 서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해요."
끝으로 꽃가람은 포부를 밝히며, 앞으로 성장해나갈 모습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전통음악을 둘러싼 뒤집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세대가 전통 국악을 두루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2~30대는 많지 않은 나이잖아요.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해 광주, 나아가 전국을 대표하는 전통 판소리그룹이 될지 지켜봐주세요."(다은, 다희, 희성, 다경, 수연)
전라도인 admin@jldin.co.kr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회사연혁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광남일보 등록번호 : 광주 가-00052 등록일 : 2011. 05. 02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광주 아-00193 등록일 : 2015. 02. 02 |회장 : 양진석|발행인 : 차재진|편집인 : 이승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무등로 254 (중흥동 695-5)제보 및 문의 : 062)370-7000(代) 팩스 : 062)370-7005 문의메일 : design@gwangnam.co.kr

본사이트에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