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제77호=글·이산하 기자, 사진·최기남 기자)최근 한국 경제는 연일 계속되는 내수 부진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흔들리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위협 속에 광주·전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겹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8월 취임한 김문환 중소벤처기업부 광주·전남지방청장은 지역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놨다. 김 청장을 만나 지역 중소기업 활성화와 소상 공인 대책 등 구상을 들어봤다.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광주·전남지역은 문화적인 멋과 예술적인 향이 가득하 고, 역사와 아름다운 지형을 갖춘 관광자원, 음식문화 등 이 풍부한 지역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신산업들이 역동적으로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곳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기대 또한 크다.
최근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각국의 보호무역 주의로 수출과 내수 모두가 부진하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이런 경제 상황에 더 힘들어 하고 있다. 어려움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자리에 있어 어깨가 매우 무겁다.
공직 기간 25년의 대부분을 중소기업과 관 련된 업무를 해왔다. 기술, 금융, 공공구매, 수출 등 많은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어떠한 것들을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우문현답’ 즉,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취임 1개월이 지났는데, 현장에 기반한 정책 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지역을 살펴봤다. 중소기업, 전 통시장 등을 둘러보며 기업인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애로를 들었고, 지역 중소기업 지원기관, 대학, 언론인들 과도 만났다. 이 결과 이들이 현재의 상황을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 는 것을 느꼈다. 때문에 우리의 정책이 현장에 필요하고, 어떻게 보완해 나갈지 더욱 고민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 원정책과 중소기업의 연결자 역할, 지역 지원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광주·전남지역 중소기업의 위상과 현재 상황을 밝혀 달라.
광주·전남지역 중소기업 수는 23만개로 전국 367만개 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의 지역총생산(GRDP)이 전국대비 6.1% 수준이고, 인구도 전국 대비 6.4%인 점을 감안 할 때 지역 중소기업 비중은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중소기업 규모가 상당히 작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제조업 비중이 전국대비 4.8% 이며 50인 이상의 중기업 비중은 전국대비 4.6%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의 비중은 전국대비 6.7%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 가전, 조선 등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로 외부의 영향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 기업은 타 지역과 비교할 때 적은 편이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은 전국 대비 1.8%로 내수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지역 중소기업의 현 주소다.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이 쉽지 않다.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광주·전남 지역의 수출 중소기업은 1700여 개로 전국 대비 1.8%에 불과하다. 지역 경제가 내수에 의존하고 있 는 구조다. 지난해 수출액은 22억달러로 2017년의 24억 달러에 비해 6% 정도 감소하는 등 수출 상황도 좋지 않다. 지역 경제에서 수출은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수출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수출대책을 몇 차례 발표했고, 이번 추경을 통해서도 수출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확보된 예산으로는 지역 수출 촉진을 위해 우수 품질을 가지고도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을 적극 발굴해 수출 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 유관기관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때문에 중소기업진흥공단, 코트라, 무역협회 등으로 구성된 지역 ‘수출지원기관협의회’를 통해 시너지를 높이고 지역 수출 증대에 힘을 보탤 것이다.

수출에 있어 일본의 수출규제가 걸림돌이다.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 기업은 핵심소재 조달 애로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중간재·자본재 등은 수입 비중이 높아 일본으로부터 조달이 어려워지면 생산에도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부품소재장비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중기부에서도 부 품·소재 분야의 독립화와 자립화의 계기로 삼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만들어 부품·소재 분야 중소기업의 구매를 보장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 고 있다. 광주·전남지방청에서는 수출규제 품목을 수입 하는 지역 중소기업 13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현재 18개사를 중점 관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들 기업이 ICP 기업으로 수입하거나, 수입 대체선을 확보해 대응하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 배제에 따른 개별 허가로 영향을 받는 기업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지역 기관과 협업해 지원해 나가고, 지역 소재·부 품·장비 중소기업을 육성해 가겠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스마트공장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에서도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에 집중하고 있 는데,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가.
스마트공장은 제조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공장으로 제조혁신을 위해 정부는 2022년까지 스 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해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현재 우리 지역 108개 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제조생산에 활용하고 있고 올해에는 241개 기업이 지원받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에 대한 지원을 크게 확대해 신규 구축, 고도화 기업 지원금이 각각 5000만원이 증가했다. 우선 신규 또는 기초 수준의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며, 기존 구축된 스마트 공장을 고도화하는 기업은 1억5000만원까지 구축 비용을 지원한다.
이번 추경을 통해 신설된 ‘스마트공장 구축기업 청년체 험단 사업’을 통해 구직 청년과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을 매칭, 참여 기업에 참여자 당 월 60만원의 훈련수당을 지원 (기업당 최대 3명)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은 자신에게 맞는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은 인력 난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문환 청장이 최근 광주 월곡시장을 방문해 김치를 구매하며 시장 상인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이외에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가 있다. 이 제도는 규제자유특구로 일정한 면적·공간을 특구로 지정하고, 그 안에서 각종 규제를 유예·면제해 자유롭게 신기술에 기반한 사업을 추 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에 지정되며 지난 7월 전남 ‘e-모빌리티’를 비롯한 전국 7곳에서 출범 했다.
이번에 지정된 전남 e-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는 지자 체 추산으로 2025년까지 기업 수 7배(14개→100개), 고용 10배(200명→2000명), 매출 10배(400억원→4000억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진행된 제2차 규제자유특구 우선협의 대상에서는 광주(무인저속 특장차), 전남(에너지신산업)을 포함한 10개 지역이 선정됐다. 이후 관계부처 협의 결과 등을 종합해 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심의대상 특구를 10월 초에 선정하고 11월 초 국무 총리 주재 ‘특구위원회’에서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우리 지역 규제자유특구 선정을 통해 관련 혁신기업이 활발하게 창업하고, 자유롭게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 경을 조성해 제2의 벤처붐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당 자치단체와 긴밀한 협조를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

지역경제의 근간인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정책은 있나.
올해 전통시장 지원은 지속성장 가능한 상권 육성, 상인회의 자체역량과 자생력 강화, 전통시장 화재안전강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2022년까지 주차장 보급률을 100% 수준으로 확 대하기 위해 올해 광주·전남지역에 신규로 5곳에 100억 원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개별 사업별로 지원된 예산 칸막이를 제거하고 수요자의 필요에 따라 사업을 탄력적으로 수행하는 시장경영바우처지원사업도 도입했다. 우리 지역은 18개 시장에 약 7억원이 투입돼 추진 중이 며, 청년몰 활성화 지원사업에 1913송정역시장과 여수중앙시장이 참여하고 있다. 또 전통시장 화재안전 강화를 위해 무분별한 전기배선 과 노후화가 심한 장옥형, 상가주택 복합형 시장 중심의 노후 전기설비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중기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조 9500억원의 소상공인정책자금 편성과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소상공인의 홈쇼핑 입점 등 온라인 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을 신설했다.
소상공인 지원사업으로 신사업 아이템 창업지원을 위한 신사업 창업사관학교 운영, 소상공인 경영교육, 소상공인 협동조합 협업화, 백년 가게 육성 등 다양한 지원책들이 많다.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각종 정보는 소상공인지원센터 의 도움을 받으면 사업경영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에는 3곳, 전남에는 4곳의 센터가 설치돼 있으니 자금이나 경영 애로가 발생할 시 가까운 센터에 문의하거나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지역 중소기업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을 강행했다. 이러한 일본의 조치는 글 로벌 밸류 체인에 있는 가치사슬을 무너뜨리고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드는 행동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를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고 전략적 핵심품목의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 력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략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R&D 등에 오는 2022년까지 5조원 이상 투자해 글로벌 수준의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중기부 정책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연결자, 연 결의 힘’이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키워드이자 일본 수출규제를 이길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대-중소기업간 분업적 협력을 통해 일 본 수출규제 극복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자발적인 상생협 력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광주·전남중기청도 대-중소기업간 연결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지역 내 중소기업이 일본 수출규제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일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돕겠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