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는 작지만 문화 영토는 훨씬 더 커 그동안의 편견 버려야 했다

문득 여행] 타이완의 풍경
일몰이 너무 아름다워 성지같은 고미습지에 감탄
101빌딩 국내 기업 시공 자부심…아트시설 ‘즐비’
다안삼림공원·동문외시장·융캉제 거리 등도 눈길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0년 01월 01일(수) 18:26
(2019년 12월호=고선주 기자)대만의 미술과 문화시설들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타이중과 타이페이를 다녀왔다. 이번 여정에서 수확은 결코 쉽게 갈 수 없을 타이중을 다녀왔다 는 것이다. 타이페이 방문은 두번째였다. 타이페이를 방문 하면 이 일대만 머무르다 돌아가기 때문에 대만의 다른 지 역은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리고 문화예술을 중심으 로 관람을 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광명소나 대만인 들의 소소한 삶 등을 접하기는 어려웠다.
필자에게 타이중을 방문한 것은 절호의 기회였다. 물론 타이중에는 둘러볼 곳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인지 하고 있기는 했다. 문제는 일정이었다. 늘 문화예술영역에 대한 탐구가 지나치다보니 다른 영역들에 대한 관찰은 좀 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번 방문 역시 불길한 징조는 현실이 됐다. 타이중에는 타이중 공원, 애니메이션벽화골목, 징밍이제, 이중제, 유 천수안경관보도, 펑지아 야시장, 보각선사, 토토로 버스정 류장, 무지개마을, 고미습지 등과 같은 많은 명소들이 즐 비하다. 270만 규모의 도시에 지하철이 없어 교통은 다소 불편하지만 볼거리만큼 차고 넘쳐나는 셈이다.
국립대만미술관을 집중적으로 관람했기 때문에 명소들 을 둘러보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겨우 그 인근에 있 는 타이중문학공원을 둘러본 것을 위안 삼아야 했다. 타이 중 시내에서 40∼50분을 달려 도달한 곳이 해안가에 자리 한 고미습지였다.
고미습지는 칭쉐이 따지아강 하구 남쪽에 위치해 있다. 바다를 향해 열려져 습지라기보다는 갯벌에 가까운 느낌 이었다. 10월의 태양이 작렬했다면 과장이겠지만 방문하 던 날 오후 햇볕은 강렬했다. 넓은 벌판처럼 펼쳐진 해안 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했다. 바다를 향해 닦여 진 산책로 데크가 놓여져 있었다. 그곳이 ‘핫한 관광지’라 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수많은 대만인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 연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데크를 따라 이동하는데 인파 에 밀려 갈 정도로 방문객들이 넘쳐났다. 넓은 습지와 거 대한 풍력 발전기, 붉은 노을이 더욱 더 운치를 더했다. 풍 력발전기를 뒤로 하고 몸을 돌리면 멀리 공장의 굴뚝이 보 인다. 자연과 인공구조물이 조화를 이룬 곳이라 하면 적절 할 듯 싶다.

사실 이곳 고미습지는 순천만을 떠올리면 되지만 한국 사람에게 순천만 습지만한 곳이 없듯 이곳 타이중 일대의 대만인들에게는 고미습지가 최고의 습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곳 고미습지가 많은 방문객들에게 회자되는데는 일몰 때문이다. 일몰이 너무 아름다워 성지같은 곳이 아닐 까. 1.5㎞가 넘을 데크를 빠른 걸음으로 이동해 끝나는 지 점까지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은 부지런을 떤 덕분이었다. 햇볕은 따가웠으나 바다 바람은 몸에 달라붙었다. 끈적끈 적하지 않아 좋았다. 타이페이 일정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둘 러본 뒤 고속도로를 타고 타이페이로 향했다. 어둠이 내려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타이페이와 타이중은 2시간 거리 로 국내로 치면 서울과 대전 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저녁을 간단하게 해결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은 늘 체력전이다. 겨우 씻고 방전된 저질 체력을 충전해야 했 다. 날이 밝자 4년전 방문해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타이 페이 101 빌딩(타이베이 세계금융센터)을 찾아갔다. 방문 한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대만하면 떠오르는 것이 101 빌딩과 단수이 등 두 가지 이미지로 정리되던 차에 재 방문한 타이페이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왔 다. 아시아 다른 나라의 문화예술을 너무 낮게 치부해온 착오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국토는 분명 우리보다 작은 데 문화예술의 영토는 우리 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크게 다가왔다. 이번에 찾 은 101빌딩은 높이 509m로 2010년 1월3일까지 세계의 고층 빌딩 중에서 제일 높은 고층 빌딩이었다고 한다. 타 이완의 마천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1빌딩은 중국 광둥 출신의 건축가 ‘리쭈위엔’의 리쭈위엔건축사사무소 가 1997년에 설계했지만 시공은 삼성물산이 진행해 국내 기술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다. 요일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이 점등돼 운치를 더한다. 이 무 지개색 점등으로 요일을 알 수도 있다. 101빌딩 인근에는 포털에 리뷰로 자주 등장하는 암바 타이페이 송산 등의 호텔과 당대문화실험장(C-Lab), 송 산문창원구 등 문화시설이 자리해 문화와 연계된 관광을 설계할 수 있다. 흔히 동남아 문화예술을 한 수 아래로 취 급하려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만의 진면목을 접하 게 되면 그런 시선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 101빌딩에 가면 누구나 인증샷 하나 남기지 않을 수 없 다. 필자 역시 여러 컷의 인증샷을 남겼다. 타이페이에 갔 다 왔다는 확실한 표식이 되어서다. 도심 건축물도 광주와는 달리 무질서하지 않았으며, 산 만하지 않고 조화로운 인상을 받았다. 여기다 도심 곳곳에 자리한 공원이 부러울 수 밖에 없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지에서 접한 친환경적이고 친화적 공간 개념을 확실히 구 축하고 있었다. 도시민들의 허파 역할과 힐링처로서의 공 간 구성이 돼 있어 지친 현대인들이 활력을 충전하는 데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간 공원은 다안삼림공 원이었다. 숙소인 비즈니스 호텔인 단디호텔 건너에 자리 해 자연스레 운동 겸 산책을 나설 수 있었다. 온갖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푸르름이 더해 마음 속 묵 은 때가 벗겨지는 듯 했다. 이 공원은 나중에 알고 봤더니 타이페이 한 복판에 자리한 최대 규모의 공원이었다. 일정 이 시작되기 전 동문외시장과 홍대거리 같은 융캉제 거리 를 둘러볼 수 있었고, 은은한 찻집에서 차향에 취해보는 여유도 만끽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대만인들의 소소한 일 상의 단면을 접한 것 역시 감동이었다. 이번 타이페이행은 대만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기회가 됐다. 한번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가족과 함께 다시 찾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조만간 다시 찾을 작정이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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