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생활 수준 끌어올리는 데 노력

[예술대담] 원광연 ㈔광주연극협회 회장
올해 ‘연극의 해’ 광주평화연극제 브랜드 축제 시동
일률적 공모제 문제…명맥있는 행사 사라질까 우려
지역 연극계 자생력 저하…축제평가 필요성 제기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0년 03월 24일(화) 18:27
(2020년 2월호 제81호=정채경 기자)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연극의 해’를 맞아 침체된 연극계가 이를 발판 삼아 도약할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광주 연극계 역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한동안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성적이 부진한 터여서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지난 1월16일 원광연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광주시지회(광주연극협회) 회장을 예총회관 사무실에서 만나 올해 계획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원광연 회장은 회장직을 맡기 전까지 협회 부회장으로 6년 간 활동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초 제12대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한 해를 바쁘게 보냈다. 회장에 선출된 뒤에는 ‘공유하는 연극협회’를 표방, 협회 활동과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원 회장이 공유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협회를 위한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소통 창구를 활성화해 공론화시키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협회에 소속돼 있더라도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주요 구성원을 만나지 못할 경우 협회소식과 유용한 정보를 접하기 힘든 구조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협회 밴드를 운영, 이사회의 중요 사안과 기타 정보들을 빠짐없이 업로드해 일반 회원들에게까지 정보가 고루 전달, 그때그때 피드백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주연극제 평가 시 점수제도를 도입했다. 작품의 우열을 평가할 때 주관적인 의견이 반영이 되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보다심사의 공정성 에 무게를 두고자해서다. 대한민국연극제 출연단체를 가리기 위해 광주 연극단체들이 경합을 벌일 때 심사위원들이 토의형으로 최종 단체를 선정해오다 지난해는 점수형으로 진행, 총 30항의 문항에 따라 점수를 내고, 그 점수의 평균으로 우승단체를 뽑았다.
올해부터는 기자 및 홍보단을 초청해 작품의 반응을 보겠다는 계획도 있다.
협회의 올해 주력 사업은 ‘대한민국연극제’와 ‘광주평화연극제’다. 대한민국연극제는 광주연극제와 함께 치러진다.
오는 3월 광주연극제로 예선을 진행해 대한민국연극제에 참여 할 팀을 선정, 우승팀이 6월 전국 단체들과 경합을 벌이게 된다.
광주 작품을 두고 전국 단위로 실력을 겨뤄 중요한 행사로 분류된다. 몇 년 사이 전국대회 수상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올해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거머쥘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그러나 대한민국연극제 예선 및 본선 참가에 대한 광주시 지원금은 6대 광역시 중 꼴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협회가 광주시로부터 연극제 지원 명목으로 20년간 2700만원을 지원받다 지난 2017년 800만원 증액된 3500만원(예선 지원액 2300, 본선 지원액 1200)을 받았다. 부산이 1억5500만원, 대구 8500만원, 인천 8600만원, 울산 5400만원, 대전 4600만원으로, 6대 광역시 평균이 852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전 지원금이 6대 광역시 평균의 41%에 불과합니다. 과거 연극 배우의 역량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과 달리 현대의 연극은 무대나 조명 등 비용대비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어 점점 수상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6대 광역시가 차이는 있지만 한국연극협회 소속 단체 수는 대체로 비슷한데 타 지역연극제에는 7~10단체가 참여해 예선을 치루는 데 비해 광주는 평균적으로 4팀이 참여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참여율이다. 실제로 연극제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극단들이 적은 지원금으로 인해 출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잇따라 사실상 소수의 경연으로 제대로 된 축제의 장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대회에 나가고 싶지만 예산이 부족하니 배우에게 노게런티를 요구하는 등 기형적인 현상을 낳기도 해 예술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도 했다.
01 원 회장이 청소년연극제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02 2019 광주연극인의 밤 참석자들과 함께 한 원 회장 03 청소년연극제에서 시상하고 있는 원 회장

원 회장은 "연극의 해를 맞은 올해 다양한 행사 준비를 위해 광주시 측에 예산증액을 요청했지만 최종적으로 수용되지 않았다"며 "담당부서에서 증액의 필요성에 일정 부분 공감하고 1500만원 증액해 5000만원 정도로 지원금 을 요청했지만 예산부처에서 수용되지 않아 본선 지원금을 시에 별도로 요청, 불발된 경우 협회가 20년 동안 모아 온 회비를 사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중요 행사로 손꼽히는 광주평화연극제는 지난 2003~2004년 ‘광주공연예술축제’로 진행돼왔으나 정체성의 문제로 2005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15년 동안 평화연극상이라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며 매년 참여를 희망하는 예술가와 단체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평화연극상을 놓고 경연을 펼치는 단막극제의 경우 지난해 전국 70여 단체 및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등 전국단위 대표연극축제로 자리매김 중이다.
원 회장은 "광주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로 알려진 만큼 ‘광주정신’을 바탕으로 한 광주평화연극제를 앞으로 쭉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광주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로 알려진 만큼 ‘광주 정신’을 바탕으로 한 ‘광주평화연극제’를 앞으로 쭉 키워 나갈 생각입니다. ‘평화 연극’하면 ‘광주’를 떠올릴 수 있도록요. 평화연극제가 민들레 홀씨가 돼 국내외로 퍼져나가 ‘광주 브랜드 축제’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사단법인 광주국제평화연극제추진위 원회를 출범시켜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국내 뿐 아니라 러시아를 비롯해 일본, 프랑스, 벨기에 등 우수한 해외공연 팀을 섭외하는 것이 중요해서 9월에 열릴 연극제의 준비가 최소 1년은 소요된다.
원 회장은 올 해부터 시가 축제 행사를 공모제로 전환하면서 오는 2월 공모를 진행, 3월 결과가 발표된 뒤 행사를 치르기에 일정 이 빡빡해졌다고 언급했다. 만에 하나 공모에서 탈락할 경우 해외 극단 초청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 서 걱정이라고도 했다.
"시의 이같은 결정에 아쉬움이 큽니다. 물론 연극협회가 시의 지원에만 의존하기 보다 자체적인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공모로 전환된 지금의 방식이 오랜 기간 지속돼온 축제여서 필요하다고 판단돼 협회 측도 공모 전환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그러나 15년간 지속된 축제에 대한 정확한 평가 없이 일률적인 공모제 전환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공모에서 떨어진다면 지금까지 이어온 명맥있는 축제가 사라지게 되 는 거니까요."
그러면서 축제 포화 상태인 광주를 지적하면서 넘쳐나는 축제와 행사들을 변별력 있게 걸러 줄 행사평가위원회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그는 소극장연극축제를 예로 들면서 지역 연극생태계가 지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연극의 3요소 중 하나인 관객이 연극 제작과정의 필연적 위치에서 벗어나게 돼 자생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고 했다.
전국적인 문제인 만큼 지역 극단의 순수창작활동을 장려하면서 지역 내 민간소극장의 활성화를 위해 관-민간-협회가 머리를 맞대고 이에 대한 방안을 심도있게 모색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기 동안 연극이란 예술장르로 창작자와 대중들이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회원들과 협회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단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며 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광주가 아시아문화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만큼 창작 환경이나 예술 활동 등 여 러 면에서 연극인들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임기 내에 타 시도와 비교해 최소한 평균 이상은 될 수 있도록 생활 수준을 끌어올려 놓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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