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겸용 공기순환기 개발…공조산업 ‘외길’ 뚝심 [기업특집] 광주 대표 공조냉동기기 전문기업 ㈜지구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2020년 06월 04일(목) 0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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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 뿐 아니라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 생활에서의 공기 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정부도 이에 대처하기 위해 공기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공기산업 중 공조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에 위치한 ㈜지구(대표 류명열)다.
지구는 광주의 대표 공조냉동기기 전문기업으로 류 대표를 필두로 20명의 직원이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친환경 가습겸용 공기 순환기, 공조냉동시스템, 특수 냉동설비를 주 제품으로 2016년 매출액 196억원, 2017년 280억원에 이어 2018년 320억원으로 매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버팀목은 지구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공조산업에 30여 년 몸담아 온 류 대표의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이 낳은 성과다.
순천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에서 전공을 살려 제조현장에 몸을 담다 광주로 오게 됐다. 당시 광주에 특별한 연고가 없었던 그는 고교 시절 담임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대우캐리어 그룹 공채에 지원, 다양한 생산경험을 쌓았다.
류 대표는 "10여년 업계에 몸을 담았고, 산업용 공조 냉동장치의 전문가가 되려고 누구보다 노력했다"며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았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슈퍼바이저로 기술지도와 유지·보수 작업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회사를 떠나 1997년 현재 지구의 모태인 ‘캐리어 냉열’을 설립한 지인들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사업 초기에는 다방면의 사업으로 확장했지만 2002년 류 대표가 중심이 된 산업용 냉동장치 유지·보수 분야만 남게 됐다. 법인 ‘캐리어 CH’를 만들어 독립한 류 대표는 3년 뒤 기업을 ‘아들 같이 키워 사회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으로 아들의 이름 ‘지구’를 따 상호를 변경했다.
하지만 2010년 말 수주가 불확실한 관급영업만 하다 보니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폐업을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정적인 매출이 필요했던 류 대표는 지인 소개로 지역의 중견건설업체를 무작정 찾아가 건설현장 기계설비 건을 따내는 등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한숨 돌린 류 대표는 주거공간과 산업현장 등 전문 분야인 실내의 공기 질을 개선하는 공조냉동기기 산업에 집중하게 됐다. 이후 기존 공기 순환기에서 기화식 가습과 전열 교환, 공기순환을 원리로 효율성과 성능을 높인 ‘친환경 가습겸용 공기 순환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류 대표가 개발한 친환경 가습겸용 공기순환기는 습윤된 가습 여재에 공기를 통과시켜 통과된 공기의 현열에 의해 물을 기화시키는 기화식 가습방식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물로 공기를 씻기 때문에 먼지 제거는 물론 탈취효과, 내구성, 백분현상 방지, 에너지 소비율 감소 등의 장점이 있다.
또 실내외 공기가 교차되는 통로 지점에 열교환기를 설치해 바깥 공기를 실내와 비슷한 온도로 바꿔 공급하는 방식을 차용, 차별화된 전열 교환과 공기순환 원리로 기존 공기정화 기술에서 냉·난방 효율성을 향상 시켰다. 이를 통해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와 함께 환기 없이도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효과까지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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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낮아 경제성을 갖춘 지구의 친환경 가습겸용 공기 순환기는 산소 발생 장치를 가동해 적정 산소량을 유지하는 학교·병원 등의 다중이용시설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국민의 건강 지킴이와 공기 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적 목표를 세운 류명열 대표는 ‘주거환경 성능의 향상을 위한 실내 공기 질 개선방안’ 연구로 지난해 8월 한양대학교 대학원 방재안전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주택용에 맞는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처럼 매출 규모가 커지고 기술 투자를 늘리는 등 지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사업 확장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 현재 실내 공기 질 관리법 제1조에 ‘환기를 하라’고만 명시돼 있는 막연한 조항 등으로 인해 공들여 개발한 제품이 보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85세대 이상 주택이나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할 때는 실내 공기의 질을 어느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태"라며 "때문에 건설사 등 수요처가 원하는 제품의 납품 단가를 현실적으로 맞추기가 어려워 고민이다"고 설명했다.
빠듯하게 돌아가는 건설현장의 공정 과정도 고민거리다. 통상 건설현장에는 배수, 전기, 공조 등 50개 이상의 공정이 들어가고, 선공정이 끝나면 후공정으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준공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공정 간 시공 일정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 어려움이 많다.
류 대표는 "선공정이 늦어지게 되면 이후 공정들은 1분 1초가 피가 마른다"며 "건설공사의 최초 준공일에 맞추기 위해 촉박하게 일을 진행해야 해 작업자들이 안전하지 않는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인건비 상승과 이후 사업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드시 바뀌어야 하며, 관행의 보완이나 정책적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류 대표는 올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사무실 곳곳에 ‘Detail’이라는 문구를 적어놓고 자신을 일깨운다는 그는 "사소한 것이 쌓이면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때문에 세부사항을 바탕으로 최선책, 차선책, 최후책을 나눠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기업의 성장은 전 직원의 동참과 협력이 필요하다. 사소한 것부터 직원들과 대화로 생각을 나누며 함께 회사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