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전위예술가 지향 작가적 보폭 넓히겠다

[신문화탐색] 퍼포머·미디어아티스트 신도원
가수들 아트디렉팅 참여 경험 살려 조형작업 전개
‘생명력·자유로움’ 있어 구상 대신 추상작업 몰입
"상업예술에 전도되지 않고 개성적 예술 펼칠 것"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0년 08월 02일(일) 17:18
(2020년 8월호 제87호=고선주 기자)그는 초창기 광주 미디어아트의 내외연을 다진 예술가 중 한명이다. 광주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데 기본적 근거를 제공했다. 관련 활동이 부재했던 광주의 미디어아트가 하나의 구체적 결집체를 갖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초창기 활동 매개를 만들어냈다. 미디어아트 그룹이 전무했던 광주에서 2010년 솔라 이클립스를 결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2011년 대인시장 내 미디어엑스(MEDIA-X) 갤러리 오픈 등을 통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근거자료로 활용됐음은 물론이다. 여기다 2016년 광주미디어아트 페스티벌 감독을 역임한 것만 봐도 그가 지역 미디어아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처럼 가뜩이나 열악했던 광주 미디어아트의 활성화를 위해 온힘을 기울여온 퍼포머이자 미디어아티스트인 신도원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월17일 오후 작업실이 있는 예술의거리 궁동교당 건너 3층 작업공간에서 그를 만나 현재까지 펼쳐온 다양한 작업들과 광주미디어아트의 현주소에 이르기까지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진지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답변을 이어갔다.
신 작가는 대학시절 평면 회화를 전공하지 않은 대신 섬유디자인을 전공했다. 섬유를 전공하던 그에게 획기적 변화를 불러온 것은 홍익대 섬유미술과 3학년에 재학 중일 때였다. 1990학번인 그가 당시 한창 유행하던 전위예술에 매료된 것이다. 매스컴이나 학교 공부를 통해 전위예술을 하나 둘 깨쳐나가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도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전위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액자를 탈피해 진정한 예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전언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는 예술을 액자에 가둬놓았지만 1990년대부터는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게끔 예술적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길거리에서 초현실적 표현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죠. 전위예술이야말로 온 지구에 드로잉을 하는 느낌이었어요. 길거리가 캔버스화됐다고 보면 됩니다. 액자를 탈피해 전위예술을 하자고 마음을 먹은 뒤 전위예술에 빠져들었으며, 전위예술에 완전 매료돼 지금에까지 오게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전위예술은 지극히 리얼리즘에 기반한 것들이 아니라 추상의 것들로 읽혀졌다. 그는 추상작업과 퍼포먼스 행위예술에 몰입하며 젊은 날을 관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 한길을 가다보니 많은 행위예술가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01 2018년 프랑스 앙기엥레뱅에서 선보인‘문명’02 2019년 홀로그램 ‘덕령이’

그렇게 전위예술에 빠져지내던 그가 대학을 졸업한 후 ‘모션 그래픽’이란 신생 분야를 개척한 영상회사 모션팩토리에 입사했다.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뮤직비디오와 스테이션ID 방송디자인 등을 다루던 회사에 입사한 것이다. 퍼포먼스를 하다보면 반드시 영상이 필요한데 그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자 많은 영상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실제 그는 신효범과 신화, 강타 등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팅에 참여했고, 연출을 했었다.
그가 영위하는 장르의 폭은 넓다. 퍼포먼스와 미디어아트, 드로잉, 페인팅 등으로 분화돼 발전해 왔다. 이것들을 비디오아트나 미디어아트로 표현하는 것 역시 그의 몫이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건너가 영역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그가 드로잉에 만만치 않은 내공을 쌓을 수 있었던 데는 대학 내내 드로잉을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추상적 감흥을 느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며, 더 나아가 미학적 기분을 느끼는 것이 수월했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작가는 현재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에 걸쳐 변화를 거듭해왔다. 크게 퍼포먼스와 미디어아트로 꼽을 수 있다. 이 두 영역의 깊이를 더하면서 완성도를 더할 수 있게 한 것들은 따로 있다. 아트디렉팅이나 영상 제작, 프랑스 앙기엥레뱅(Enghien-Les-Bains)에서의 ‘미디어아트 클러스터’ 전시, 홀로그램 연출 등이다.
그 첫번째로 아트디렉팅은 2000년도에 집중된다. 모션팩토리 소속 직원으로 있을 당시 가수 신효범의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팅에 참가했다. 이어 프리랜서로 활동했던 음악방송 조연출 출신인 천혁진 감독으로부터 뮤직비디오를 배워 신화나 다나, 강타의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팅에 참여했다. 그는 니나노난다와 바가지바이펙스 및 3호선 버터플라이 뮤직비디오에서는 아트디렉팅이 아닌 직접 연출을 맡았다.
이중 광주처럼 유네스코 창의도시였던 앙기엥레뱅에서의 전시는 2017년 작품만 보냈으며, 2018년 현지를 방문해 공연 연출을 맡았었고, 지난해에는 ‘디지털비엔날레’에서 펑크파마(임순종) 작가와 함께 합동공연을 펼쳤다. 그는 이곳에서 연출자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늘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한다. 이에 앞서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감독을 역임한 것과 관련, 많이 배우고 공부했다는 점을 빠뜨리지 않고 귀뜸했다.
이와 함께 광주문화재단이 내부에 설치했던 홀로그램 극장에서 감독으로 연출을 맡기도 했다. 2018년과 2019년 2년간 미디어아트창의랩의 지원을 받아 김덕령 장군 이야기를 극화한 ‘덕령이’(2019년 作 25분 분량)를 제작했다. 올해 개봉이 예정돼 있으나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연기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단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곳 홀로그램 극장에서는 그가 직접 연출한 국악관현악 ‘덕령이’가 선보인다. 여기에는 K-POP 스타 시즌 5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2016년 데뷔한 안예은 이 출연하고 있어 관심이다.
직전 언급된 몇몇의 내용을 보더라도 그가 얼마만큼 깊이있는 작업에 임하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전위예술가로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실험을 통해 습득해가는 스타일인 듯하다. 그 실험의 끝에는 예술가로서의 자유로움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03 2010년 조선대미술관 전시에 출품한 인터랙티브아트 ‘티브이가 철학하다’ 04 2011년 조선대미술관 전시에 출품한 ‘물고기처럼 세상을 부유하다’

그는 힘들더라도 인내하면서 계속해 감동과 충격을 줘야 한다는 믿음이다. 자신은 끝까지 예술을 하는 한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면에는 IMF 이후 어려움을 겪은 뒤 광주로 돌아와 머물며 다시 10여년 동안 생계 등으로 많은 작업을 하지 못했을 당시의 어려움을 기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0년 들어 신도원이라는 이름이 서서히 각인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여년 쉼없이 달려온 그는 광주의 대표적 퍼포머이자 미디어아티스트 중 한명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상업예술에 전도되지 않은 채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을 향후 줄기차게 펼쳐나갈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요즘 ‘광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금남로와 남구 아시아다문화커뮤니티 공원 부지에 들어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플랫폼’(AMT), 그리고 광주천과 전일빌딩 구간에서 LED, 미디어 기둥(POLE), 미디어 폴리 작품, 파사드 등 미디어 관련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사업’에는 6명의 감독이 순차적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작가는 이중 1명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 사업과 관련해 그는 광주가 용역을 거쳐 디렉터를 뽑지 않고, 먼저 디렉터를 선정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표출했다. 이는 상업적으로 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그는 AMT 운영과 관련해 디렉터제를 가져가면서 도시를 캔버스화 시켜야 하고, 조명과 LED, 라이브 아트 등까지 모두 융화시킬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계적 작가로 나가면서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전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세계적인 전위예술가로 되고 싶죠. 세계로 진출해 작가적 보폭을 넓힌다고나 할까요. 또 전시만 할 수 있는 작가를 꿈꾸고 있어요. 전시를 매달 한차례씩 하고 있어요. 각종 전시를 하고 있지만 개인전을 1년에 한번은 지속적으로 열었으면 해요. 무엇보다 광주비엔날레 전시에 한번도 참여하지 못한 만큼,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를 희망합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회사연혁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광남일보 등록번호 : 광주 가-00052 등록일 : 2011. 5. 2.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광주 아-00193 등록일 : 2015. 2. 2. | 대표 ·발행인 : 전용준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54 (중흥동 695-5)제보 및 문의 : 062)370-7000(代) 팩스 : 062)370-7005 문의메일 : design@gwangnam.co.kr

본사이트에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