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의 보고 ‘남도 갯벌’의 가치 세계인이 인정했다

순천·보성·신안 1160㎢…철새 포함 다양한 생물군 서식
국내외 홍보·생태관광 자원화·국민 자긍심 고취 기대
전남도, 등재선포식 등 계획…세계적 관광명소로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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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06일(월) 16:54
(2021년 9월호 제100호=글 박정렬 기자)

최근 중국 복건성 푸저우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유산정부간위원회에서 신안과 순천·보성 갯벌이 포함된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전남지역 갯벌의 가치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모래 갯벌 육지부에 사구가 발달했고 방풍림이 분포돼 있으며, 자연 송림으로 경관도 뛰어나다. 연간 300여 종, 약 100만 마리가 넘는 철새 서식지로 다양한 생물종과 고둥, 게, 조개류 등 대형 저서동물 150여 종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신안과 순천·보성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지만 이것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향후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그 가치를 보존하고 가꿔나가야 하는 상황으로, 이번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갖는 의미, 등재과정, 효과, 향후 보존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본다.

△갯벌의 세계유산 가치
모래 갯벌 육지부의 사구 발달과 방품림 분포, 배후에 염전과 논이 있고 자연 송림 등으로 경관이 탁월하다.
고둥과 게 등 대형저서동물, 생물종 2150여 종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인 데다 연간 300여 종, 약 100만 마리의 철새 이동 경로이기도 하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와덴해, 미국 중국 갯벌과 다른 생태환경도 한 특징이다.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중요하고 의미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고,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순천·보성·신안과 함께 전북 고창, 충남 서천 등 3개 도 6개 시·군이 포함돼 있다.
면적이 1300㎢에 이르며, 이 가운데 신안 갯벌이 1100㎢로 가장 넓고 다음이 보성·순천 갯벌 59.85㎢에 달하다 보니 전남 갯벌만 해서 전체 등재 면적 대비 87%를 차지한다.
한국 갯벌은 지난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세계유산이란?
세계유산은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근거해 세계유산위원회가 보호할 가치를 인정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한 유산을 뜻한다.
세계유산의 종류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 등 3가지다. 문화유산은 기념물과 건조물, 고고 유적(부동산 문화재)이 포함돼 있고, 자연유산에는 지질학적 생성물, 위험에 처한 동식물 종의 서식지, 자연지역 등이다. 복합유산의 경우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이다.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하기 위해서는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예비 목록, 잠정목록 등재 1년 뒤 정식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형식요건 심사 후 등재되는 절차를 밟는다.
등재기준은 기준 항목별로 차이가 있다.
문화유산의 경우 △인간의 창조적 능력에 의한 대표적 걸작 △일정시대 건축술·기술·기념물적 예술, 도시계획이나 조경술의 발달에 대한 인간가치의 중요한 교류를 나타내는 유적 △현존, 소멸된 문명이 독특하거나 적어도 예외적으로 증명되는 유적 △중요한 역사단계를 밝히는 건물이나 건축군, 조경의 훌륭한 예 △하나 이상의 문화를 대표하며,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충격으로 손실을 입을 염려가 생긴 전통적 촌락의 훌륭한 예 △현저한 세계적 의의를 지닌 사건, 생활습관, 사상, 신앙, 예술적·문화적 업적 등과 직접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연관된 것을 등재한다.
자연유산의 경우 △지구의 주요한 진화단계를 대표하는 현저한 사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지질학적 과정, 생물학적 진화 및 자연환경의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현저한 사례 △독특하고 희귀하거나 최상급의 자연현상,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생태계, 자연적인 지형으로서 특별히 빼어난 자연미를 지닌 조성물이나 지형 혹은 지역, 대집단의 동물들에 의해 제공되는 장소, 자연식물로 뒤덮인 포괄적인 조망 △희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종이 아직 생존하고 있는 서식지 범주에 보편적인 관심과 중요성이 있는 동·식물이 집중돼 있는 생태계 등이다.
이와 함께 유산이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유산의 보존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보호와 관리 체계를 갖추고 효과적 시행도 보장해야 한다. 또 유산의 관리와 그 보존에 대한 적절한 행정적 체계의 증거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경과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이후 다양한 사업이 추진됐다. 문화재청, 해양수산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래 추진단 구성,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 도출, 비교연구, 보존관리계획 수립, 현지실사를 했다.
지난 5월 유네스코 자문기구(IUCN, 세계자연보존연맹)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유산구역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Defer) 의견을 내 등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후 갯벌 소재 지자체의 구역 확대 동의, IUCN 전문가 의견에 대한 실행계획 설명과 설득,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에 등재 지지 외교 교섭 활동을 펼쳐 결국 만장일치로 등재되는 쾌거를 올렸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는 준비과정부터 문화재청, 외교부, 해양수산부, 해당 지자체, 등재추진단, 지역주민 모두 한뜻으로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성과다.
세계유산협약국은 194개국이며, 위원국은 협약 가입국 중 선거를 통해 21개국을 선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3~2017년 위원국을 역임했고, 현재 중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 효과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유산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세계유산 소재 지역의 관광명소화, 국민적 자긍심 고취 등을 기대할 수 있으며, 국가적 책임감 형성 및 보존관리 강화에 나서야 하는 의무도 있다. 매 6년 마다 유산의 상태를 정기보고해야 하며, 유산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가 일어난 경우에도 보존현황 보고가 이뤄져야 한다.
또 훼손방지와 영구 보존을 위해 국제적 수준의 전문가 기술지원과 자문, 세계유산기금 재정지원 등 국제협력이 가능하다. 세계유산 등재 후에 소유권 변화는 없으며, 국내법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세계유산 보존 관리 예산은 국가지정문화재에 준해 지원을 받으며,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습지보전법에 근거해 관리한다.
문화재청과 해양수산부는 세계유산 보존, 관리를 위해 매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해 감독하고, 그 계획에 따라 해당 지자체에서 관리한다.

△향후 계획
한국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갯벌이 생태계 보고라는 점과 그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생태·자원을 활용할 경우 부가가치를 증대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미래세대에게 갯벌의 가치를 전승하기 위해서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해당 지역에 대한 국제적 보호체계를 갖추면서 이를 생태관광 자원화를 해야 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더불어 먹거리 산업화 등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마련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세계유산 등재 기념으로 문화재청, 외교부, 해양수산부, 순천시, 보성군, 신안군과 협의해 등재선포식, 강연회, 전시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역자연유산의 우수성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차별화한 활용사업을 적극 발굴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등재 발표 당시 환영성명을 통해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간절한 의지와 염원을 담아 응원한 도민들이 이룬 쾌거다"며 "갯벌은 300여 종 100만 마리가 넘는 철새를 비롯해 215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의 보고로, 전남이 대한민국 생태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갯벌의 생태·자원을 잘 보존해 미래가치를 높이겠다"며 "갯벌을 비롯한 해양관광 자원을 하나로 묶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들고,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주민 삶의 질 향상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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