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은 우리음악이라 지켜야하는 것이 아니라 국악자체로 훌륭한 음악이므로 보존해나갈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음악 ‘국악’은 이렇다. 사람들은 국악을 어려워한다. 왜일까?
국악. 즉 우리음악은 말 그대로 우리조상들이 일상에서 함께하던 음악이다. 우리나라가 만들어져 선조들 대대로 내려온 음악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미신이 되고 천박한 음악이 되어버렸던 음악이다. 1987년 어느 날 가야금이란 악기가 나에게 들어왔다. 그 후로 잠깐의 외도가 있긴 했지만 나는 다시 가야금에게 돌아왔다. 2022년 현재 ‘가야금연주자 홍윤진’ ‘루트머지㈜ 대표 홍윤진’ 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우리음악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 국민과 세계인에게 음악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루트머지는 ‘뿌리’를 뜻하는 ‘루트’(root)와 ‘융합’을 의미하는 ‘멀즈’(merge)의 합성어이다.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적 결합을 통해 이 시대에 적합한 대중음악을 만들어 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음악이 너무 좋은데, 산조가 너무 좋은데, 정악이 너무 좋은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 좋은 음악으로 대중과 더 멋진 소통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맘이 맞는 친구들이 모여 만들어진 ‘이 시대의 산조를 꿈꾸는’ 이란 모토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그룹이다.
자, 이제 산조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해보자. 산조는 한국 전통음악의 정수가 담긴 기악 독주곡으로, 19세기말 김창조가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산조를 처음 만들었다. 궁중음악을 중심으로 연주됐던 기존음악과 달리 민간에서 시작된 인간의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감정을 다루는 예술이다. 기존 음악에서 벗어나 자생적으로 탄생한 혁명과 같은 장르이기도 하지만, 판소리의 음악어법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한국 전통음악의 응축된 결과물이기도 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파고드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현대화를 시도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어느덧 3개의 정규앨범과 2대의 디지털 싱글앨범이 태어났고, 2016년 루트머지가 아닌 가야금연주자 홍윤진이란 이름을 건 첫 번째 음반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첫 번째 앨범 ‘話-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 두 번째 앨범 태교음반 ‘Tick Tack’, 세 번째 앨범 ‘법고창신(法古創新)’ 그리고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 엄마가 되기 전과 엄마가 된 후의 음악변화가 이 네 장의 음반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막연히 엄마 뱃속에서부터 우리음악을 듣는다면 이란 생각으로 태교음반을 준비하던 중 첫째아이가 생기게 됐고, 아이가 태어난 후 우리들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담뿍 담은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는 영리법인으로 전환해 음악활동뿐 아니라 우리음악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기획, 문화예술교육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시작하는 또 하나의 작업(판소리5바탕, 5도민요의 변신과 국악교육브랜드 ‘새틀’ 출시)이 우리음악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나는 국악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한 작업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뿌리에 근거를 두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루트머지’, ‘가야금연주가 홍윤진’이, 한국형 월드뮤직으로 발전해 우리음악으로 한류열풍이 불 그날을 기대해 본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